한해 동안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국가나 사회단체 등이 보호한 아이는 4503명으로 하루에 12.3명 꼴로 아이들이 버림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아시아뉴스통신 DB |
[5월 가정의달 특집] 무너지는 가족사회
<글 싣는 순서>
1. 가정의 해체… 이혼율 해마다 증가
2. 버려지는 아이들
3. 위기의 학교 밖 아이들
4. 갈 곳 없는 노인들: 현대판 고려장
5. 건강한 가족사회를 위한 대안
대전시 동구에 사는 최모군(13)은 지난해 2월 A 복지시설에 맡겨졌다. 일용직 근로자인 아버지의 벌이가 나빠지면서 부양 여건이 안됐기 때문이다.
생활고에 찌들어있던 최군 어머니는 5년 전 아버지와 이혼하고 집을 나갔다. 아버지는 "돈 많이 벌면 꼭 데리러 오겠다"고 해놓고 지금까지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도 최군은 언젠가는 아버지가 자신을 다시 찾으러 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대전시 중구 B복지시설에 있는 김모군(10)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김군은 3년 전 B복지시설에 맡겨졌다.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던 김군의 아버지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김군을 버리고 떠났다. 어머니는 김군이 5살 때 이혼하고 집을 떠났다고 한다.
김군은 부모님이 돌아올 거라 믿고 있지만 연락이 두절돼 그들의 행방을 알 수 없다는 게 복지시설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경기불황으로 인한 부모의 이혼 등으로 최군과 김군처럼 가정에서 버려지는 아이들이 늘고 있다.
2015년 보건복지부 요보호아동 통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가정의 보살핌을 받지 못해 국가나 사회단체 등이 보호한 아이는 4503명이다. 하루에 12.3명꼴로 아이들이 버림받고 있다.
특히 부모의 이혼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1070명으로 전체 23% 이상 된다. 지난 2014년도와 비교해보면 요보호아동이 4994명에 비해 491명 줄었지만 부모의 이혼으로 버려지는 아이들이 1037명에 비해 33명이 늘었다.
이혼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10만 9200건으로 전년 대비 5.5%(6400건) 줄었지만 이같이 이혼으로 인해 버려지는 아이들이 느는 것은 사회 전반적으로 도덕의 타락과 사회적 가치붕괴에서 온 부작용이라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충남대학교 오정수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양육시설을 살펴보면 99% 아이들은 고아가 아닌 부모들이 있는 상태에서 이혼 등의 이유로 버려지는 아이들” 이라며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부모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도덕의 타락과 사회적 가치붕괴에서 온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개선키 위해서는 부모뿐 아니라 국가공동체 모두가 물질적인 가치만을 중시하는 의식을 지양하고 도덕적, 사회적 가치의 재무장을 위한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