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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콘크리트파일 업계 압수수색… 삼부건설공업, M&A에 드리우는 '승자의 저주'

[부산=아시아뉴스통신] 도남선기자 송고시간 2016-05-25 17:41

지난 4월, 법원 최저매각가에 미달하며 한차례 유찰된 삼부건설공업. 지난 18일 (주)동양, (주)산하, 키스톤PE 외 1곳까지 총 4곳이 삼부건설공업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아시아뉴스통신 DB

콘크리트 기둥을 제조하는 파일업계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원심 성형법으로 만든 PHC파일을 납품 담합 혐의를 배경으로 총 11곳 파일업체들의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해 국내 레미콘 업계는 사상 유래없는 호황기를 보냈다. 건설과 주택경기 호황으로 레미콘 출하량이 급증한 것이 배경이다. 파일업계도 덩달아 성장세였다. 시멘트를 원료로 하는 고강도 콘크리트 기둥으로 아파트 등을 건설할 때 지반에 박는 구조물인 PHC파일 시장 규모는 연간 5000억 원에 이르렀다.

업계에선 올 해까지 무난한 시장형성을 점치면서도, 당장 내년부터 부정적인 시선이 앞서고 있는 부동산 경기 대비에 한창이다. 담합 혐의로 때아닌 압수수색이 들이닥친 파일업계 입장에선 여간 부담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당장 타격을 받고 있는 곳은 M&A가 진행 중인 삼부건설공업이다. 지난 4월, 법원 최저매각가에 미달하며 한차례 유찰된 삼부건설공업에, 지난 18일 (주)동양(001520), (주)산하,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 외 1곳까지 총 4곳이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삼부건설공업 매각의 최대 관전포인트는 역시 가격이다. 삼부토건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사는 삼부건설공업 매각을 통해 총 743억 원의 채무를 변제할 계획이다. 지난 달 유찰과정에서 참여기업들은 743억 원을 웃도는 금액을 제시했지만, 법원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삼부건설공업은 법정관리 중인 삼부토건의 자회사다. 건설 공사를 시작할 때 지반이 약한 곳의 침하를 막고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기초 보강재 고강도 콘크리트 PHC파일을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67억원, 150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1.8%, 120% 증가한 수치다. 매각 측은 삼부건설공업의 지난 해 실적 등을 감안해 800억원 이상의 가격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적자기업들도 무리수… 고개드는 '승자의 저주'

800억원 이상의 가격부담은 이번 인수합병에서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승자의 저주는 인수합병 경쟁에선 이겼지만, 과도한 비용 투자로 오히려 위험에 빠지거나 후유증에 시달리는 상황을 말한다.

업계에서는 삼부건설공업의 매각가가 지난 해 호실적을 기준으로 평가됐다고 바라보는 시선이다. 업친데 덮친격으로 최근엔 업계 전반에 걸쳐 압수수색까지 진행됐다. 유진 등 국내 주요 레미콘 업체들은 이미 지난 1차 매각 예비입찰 단계에서 인수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강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주)동양의 경우, 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로 돌아선 실적감소세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업부문 수익성 개선과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강력한 인수의지를 피력해왔다. 올 해 1분기 기준 동양은 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했다.

올 해 1월 법정관리를 졸업한 동양은 지난 해 동양시멘트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약 4000여 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16영업일 만에 1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데 이어 246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시행해 현재 2700여 억원의 현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분기에만 공식적으로 1246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소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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