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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기름유출사건, 금강유역환경청 ‘미온적 대처’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홍근진기자 송고시간 2016-07-18 00:29

사고 이후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유압유라는 발표와 달리 발암물질이 발견된 것으로 조사
지난 10일 유압실린더 파손으로 기름이 유출된 세종보 3번 수문 근처에서 대형 크레인이 보수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세종시 기자협의회)

대전, 세종, 충남을 통과하는 금강의 수계정비와 주변 환경 보호 및 감시를 목적으로 설립된 ‘금강유역환경청’이 지난 10일 세종시 세종보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본지 11일 보도)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세종시를 동서로 흐르는 금강의 ‘세종보’에서 지난 10일 원인 미상의 수문 개폐용 유압 실린더 내부가 파손돼 다량의 기름이 금강으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1일 수자원공사는 “유출된 기름은 해바라기씨 등에서 추출한 친환경 제품으로 자연 분해율이 28일 후 96.3%에 이르며, 사고 당일 하류 수질검사 결과 유류가 검출되지 않았고 어류폐사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었다.

그러나 본지 등에서 이 문제에 대해 거론하자 뒤늦게 수자원공사는 사고 당일을 포함해 총 4차례에 걸친 성분 검사 중 일부 결과에서 1급 발암 물질에 해당하는 유해 성분인 벤조(a)피렌과 피렌, 총석유계탄화수소(TPH)이 검출됐다고 발표해 논란이 된 상황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발암물질의 금강 유입에 주도적으로 대처해야 할 ‘금강유역한경청’은 현장 인력부족 등의 이유로 사고 당시 기본 수질검사는 물론, 주변 환경 조사와 같은 기본 업무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자원공사와 세종시의 취수 과정과 결과만 바라볼 뿐 환경부 산하기관으로의 권위와 주도적인 대처는 그 어디에도 없었으며 사고 당시 역할에 대해 방제작업을 도왔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음이 ‘세종시 기자협의회’ 공동취재 결과 밝혀졌다.

대전 유성구 대학로에 위치하고 있는 금강유역환경청 건물에 붙어 있는 간판 모습.(사진제공=세종시 기자협의회)

세종시 기자협의회 공동취재단은 지난 15일 사고 발생 일주일여가 지난 시점에 ‘금강유역환경청’의 대응과 향후 계획에 관한 사항에 대해 질의 했지만, 사건 자체가 별일 아니라는 듯한 태도로 일관했다.
 
기자들의 질문에 돌아오는 대답은 해당 업무 담당자가 ‘한 명’이라 사고가 발생하면 일일이 대응키 어렵고, 유출 당일 방제에 참여했다며 소임을 다한 듯 답변하는 어처구니 없는 태도로 일관하는 등 한심한 작태를 보였다.

이런 금강유역환경청의 이해할 수 없는 업무 행태에 대해 세종보 주변에 거주하는 A씨는 “평소에도 금강유역환경청이 대체 무엇을 하는 기관인지에 궁금했다. 그런데 이번 대처를 보며, 궁금증이 더욱 증폭됐다”고 말했다.

A씨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가기관이 유명무실해져 자신의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존립의미가 없으며, 그런 기관은 당장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며 금강유역환경청을 강하게 비난했다.

또 시민과 환경단체는 조사결과 원본 검사서를 공개하지 않고 수자원공사의 기록을 보도자료로 발표하는 등 “은폐.축소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강한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지난 10일 유압실린더 파손으로 기름이 유출된 세종보 3번 수문을 보수하고 있는 작업자들.(사진제공=세종시 기자협의회)

한편 수자원공사는 이번에 파손된 3번 실린더에서 실린더 내부에 충진된 오일 중 일부가 유출된 지점에 1급발암물질인 벤조(a)피렌과 피렌과 총석유계탄화수소(TPH)가 검출 됐고 11일 펌핑 후 위탁처리 했다고 뒤늦게 발표했다.

그러나 차후 1번, 2번 실린더가 또 파손될 경우 제2, 제3의 발암물질 유출사건이 발생할 수 있어서 3번실린더 보수와 나머지 유압실린더 점검등 재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나 주무부서인 국토부나 수자원공사 그 어디에도 실효성 있는 대책은 없고 수리와 형식적인 간섭만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많은 비가 원인이라고 하지만 앞으로 이보다 더 많은 비가 안 내린다는 보장을 할 수 없고 제2, 제3의 발암물질 유출사건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세종보 인근 주민들의 공포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원인 분석 및 발암물질 존재여부 등을 파악해 발암물질 제거, 전수교체 등을 통해 제2, 제3의 발암물질 유출사고를 사전에 차단해야 함에도 관습처럼 몸에 벤 행태를 취하는 관계기관의 처사에 국민들의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보는 지난 2011년 4대강 정비 사업 목적으로 세종시 한솔동 첫마을 옆 ‘금강’에 조성된 총 348m 소형급 보(洑)로 수문의 개폐가 조작되는 가동보 223m와 125m의 고정보로 이뤄졌으며, 한글 자음과 측우기를 형상화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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