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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박승규 페랩 대표] ‘문화예술의 섬’ 추진하는 원희룡 제주도정, ‘축제육성위원회 평가’ 부터 손질 나서야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1-10 02:01

들불축제와 탐라문화제, '북아시아 최고 인센티브투어 목적지 제주도'에 걸맞는 축제 평가 절실
제주도 대표 축제로 질적 성장이 필요한 탐라문화제 현장 사진.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지난 12월 개최된 도내 축제평가회가 규칙과 절차가 무시된 형식적이고 비전문적 평가회의란 지적을 받으면서 평가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에도 의문을 받기 시작했다. 심지어 도내 축제를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줄 세우기 하는 게 아니냐는 불평”

제주도에서 현재 지자체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공식축제이자 도 축제육성위원회 평가대상에 포함되는 축제는 현재 29개다. 여기에 지역단체나 민간이 독립적으로 주최하는 크고 작은 축제를 포함하면 그 수는 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축제의 수에 비해 축제의 질적 성장은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다는 평이다. 또한 수년간 제주도는 대표축제 육성이라는 화두를 던져놓고 들불축제나 탐라문화제에 지속적인 사업비 증액을 통해 투자하고 있지만 그에 반해 뚜렷한 성과를 가져 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다수의 여론이다.

더군다나 축제육성을 위한 사업 중 하나인 도내지정축제를 선정해 포상하는 축제평가에 있어 축제육성위원회의 부실 평가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도내 축제평가 결과에 대한 공신력이 약화되고 축제 관계자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잡음이 나오는 실정이다.
 
도민들과 스킨십이 필요한 것은 탐라문화제가 아닌 육성 위원회.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축제육성위원회에서는 도내 29개 축제를 대상으로 대내외적으로 경쟁력 있는 축제를 육성하기 위해 매해마다 축제평가를 통해 최우수, 우수, 유망축제 총 9개 의 지정 축제를 선정하고 1,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축제 주최자들에게 축제발전의지를 북돋으려는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2월 개최된 도내 축제평가회는 규칙도 절차도 무시된 형식적이고 비전문적 평가회의란 지적을 받으면서 동시에 평가에 대한 공정성과 형평성에도 의문을 받기 시작했다. 심지어 도내 축제를 여러 이해관계에 따라 줄 세우기 하는 게 아니냐는 불평도 들리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평가위원의 각자의 자질은 논의 하지 않더라도 평가회 자체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는 평가위원들의 자세에 문제가 있다.

평가에 참석해야 할 14명의 평가위원들이 평가 발표가 이미 시작된 시점에도 반밖에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평가위원 중 한 명은 다른 일정을 핑계로 1개의 발표만을 듣고 곧바로 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평가위원 스스로가 평가회의 자체의 위상을 가볍게 여기는 처신이다. 또 평가 중간에 1시간 이상 자리를 비웠다 재입장하는 위원, 평가회의 시작 후 1시간 늦게 참석한 위원 등 총 14명의 평가위원 중 11명이 참석했지만 정상적으로 모든 심사 과정을 참여한 평가위원은 5~6명에 불과했다.

심지어 이 모든 과정이 비공개도 아닌 여러 축제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이루어진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문제제기 하지 않고, 평가회를 주관하는 관계 공무원 역시 문제 삼거나 제제하지 않은 분위기는 평가에 대한 행정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준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평가 위원들의 비상식적 운영이 지역의 도마 위에 오른 탐라문화제.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문제는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평가위원 중 한명은 특정 평가대상 축제의 발표가 끝난 직후 방금 발표한 축제가 본인이 직접 컨설팅을 한 축제임을 밝히며 타 축제에 비해 눈에 뛰게 호의적인 반응과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 특정축제를 치켜세우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는 타 평가위원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을만한 행동이라 공정성에 의심을 가질만한 불필요한 행동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특정축제는 작년 유망축제에도 오르지 못하다가 올해 평가에서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지역에서 축제발전을 위해 작지만 조금이라도 재정적 지원을 통해 좀 더 한 단계 성장하는 마을 축제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축제 관계자들에게는 허탈함과 자괴감을 유발한다. 공정성을 상실한 비상식적인 행동이고  축제 관계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못한 태도다.

도축제육성위원회의 위상 자체에 큰 흠집을 낸 이들이 축제를 평가할만한 자격과 자질이 있는지 묻고 싶다.

이처럼 공신력을 잃은 축제육성위원회의 축제평가는 축제 사업비 수립과정에서서도 엇박자를 내며 평가결과 자체가 무의미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콘텐츠의 정체성을 필요한 탐라문화제는 제주 대표 축제 중 하나.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2015년 축제육성위원회의 축제평가를 통해 최우수 축제에 선정된 탐라입춘굿의 경우 오히려 도 축제예산 배정에서 해당 축제에 대한 사업비가 축소되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최우수축제의 두 단계 아래인 유망축제였던 탐라문화제의 경우 축제 공간의 문제, 축제 콘텐츠의 정체성 부재, 행사운영의 부실 등 매년 반복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사유 없이 큰 폭의 사업비 증액이 매년 반복되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탐라문화제 사업비 증액 추이를 보면 2010년 4억 3천만 원에서 해마다 증가, 2016년 12억으로 7년 사이에 사업비가 3배 증액된 결과를 보여준다.

다시 말해 도축제육성위원회의 축제평가와 도 축제 사업예산 책정이 맞물리지 못하고 따로 노는 형국이다. 축제평가를 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비는 제자리걸음이거나 감액되고 반면 평가가 안 좋은 축제가 축제 예산이 큰 폭 상승 되며 평가와 지원이 따로 노는 유명무실한 축제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러한 축제평가와 축제예산지원의 결과는 도민의 여론과도 거리감이 있다. 도민의 여론, 축제육성위원회의 평가, 도 축제 사업예산이 모두 따로 노는 현실은 문제다.  축제발전을 위한 몇 안 되는 지원 사업이라면 조금이라도 도내 축제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축제의 현장을 방문조차 하지 않고 축제를 평가하는 방식은 배제하고 도 지정축제로 선정된 축제만큼은 축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는 검증된 축제로서 검증되어야 도민과 관광객들이 믿고 찾아 갈 수 있는 브랜드 파워를 가질 것으로 확신한다.
 
제주축제 연구모임 '페랩 '운영자이며 성산일출축제 실무위원인 박승규 페랩 대표. (사진제공=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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