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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감동을 주는 남자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김명주기자 송고시간 2017-02-23 11:52

이만수 감독의 재능기부 이야기


야구부 아이를 품에 감싸 안은 이만수 감독.(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야구를 통해 아이들에게 인성과 예절을 가르치는 김무구 감독의 지도철학에 감동을 받다'

야구인 이만수 전 SK감독은 경기도 여주 송삼초등학교에서 재능기부를 통해 야구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참된 인생을 가르치는 김무구 감독과 아이들의 사례를 듣고 감동을 받아 느낀 점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김무구‘ 여주 송삼초등학교 야구부 감독…


내가 김 감독을 만난 건 지난 2월 7일 KBO 의 “ 2017 유소년지도자 순회간담회 “로 일선 지도자들의 고충과 어려움을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는 육성위원회 모임에서였다.


김 감독은 여주에서도 끝자락에 위치한 송삼초등학교에 4년 전부터 야구부를 맡아 지도하고 있는데 여주시민들 조차 송삼초등학교를 잘 모를 정도로 작은 학교다.


전교생 58명, 야구선수 16명


야구선수 중에 여주시 인근 이천에서 오는 야구부원 7명은 매일 김 감독이 왕복 200km를 운전하여 일일이 태워오는 형편이었다. 폐교위기에도 불구하고 야구부를 운영하여 유 , 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김 감독 이야기를 듣고 재능기부를 가겠다고 약속했다. 


16일 17일 비록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인천에서 여주 송삼초등학교로 달려갔다. 짧은 시간이라 아이들에게 기술적인 것을 가르치기 보다는 외진 곳에서 야구를 가르치며 고군분투하는 후배를 격려하는 마음이 컸다. 

김무구 송삼초등학교 감독과 이만수 감독(오른쪽).(사진제공=헐크파운데이션)

도착해 보니 환경은 열악했지만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오른쪽 눈을 실명한 준혁이를 야구부원으로 데려와 1년 동안 가르쳐 이제는 공을 잘 잡고 치기도 해서 외톨이였던 아이가 친구들과 활발하게 어울리는가 하면, 2년 전에는 자폐증이 있는 학생을 야구부에 받아서 지도하다가 졸업시킨 적도 있다고 한다. 


성적 때문에 몸살을 앓는 많은 엘리트 야구부들의 현실을 생각할 때 송삼초등학교 야구부는 야구를 통해 인성과 예절을 잘 가르치겠다는 김 감독의 지도철학이 돋보이는 학교였다.


전적인 후원을 하는 대도시 학교 학부형들과 달리 맞벌이나 농사일로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부모역할까지 해야 하는 김 감독이지만 야구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것을 보니 참으로 고마웠다.


나도 평생을 야구 한길로 달려왔지만 이런 알려지지 않은 그리고 훌륭한 야구인을 만날 때면 고개가 숙여진다.


KBO 육성위원회에서 이런 유 , 소년 야구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겠고 야구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설립된 헐크파운데이션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이틀간의 재능기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학부형이 유정란이라며 손에 쥐어준 계란 한판이 왜 그렇게 무거웠던지… 반대급부를 위해 준 몇 백억보다 더 소중하고 무거운 의미의 계란한판이기 때문이리라~~~~ 


내가 재능기부를 한 게 아니라 그들이 나를 감동시킨 이틀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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