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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문을 열어 자폐 아동과 소통하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미현기자 송고시간 2017-04-19 10:41

김태연 기자가 만난 사람-한국특수요육원 김승언 원감/터치아이발달센터 대표
자료사진. (사진제공=이코노미뷰)

자폐(自閉)란 대인관계형성이 어렵고,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는 발달 장애다. 자폐증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이 형성되지 않고 정서적인 유대감 역시 일어나지 않는 아동기 증후군으로 사회적 교류 및 의사소통의 어려움, 언어발달지연, 저하된 활동 및 제한적인 관심 등이 특징인데, 이러한 자폐증으로 진단 받은 아이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자폐증 환자 수는 1만 7,444명으로 2012년 대비 약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형 발달 장애로 잘 알려진 자폐증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외 없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특수요육원은 ‘신체접촉요법’을 중심으로 자폐증을 비롯한 발달 장애아동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발달 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특수요육원은 발달 장애 아동 상담과 치료교육을 약 30년간 실행하면서 수많은 치료 성공사례를 가지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에 위치한 한국특수요육원은 영유아의 뇌 발달을 연구하기 위해 세워진 한국뇌발달연구소를 설립하였고, 이를 비롯해 숲속 환경을 중심으로 감각적 체험이 중점적인 자연요육원이 있다. 그리고 엄마와 아이가 함께 수업하는 터치모아, 사회성발달프로그램이 특화된 터치아이놀이학교, 이 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터치아이발달센터와 협력하여 더욱 체계적이고 통합적인 치료를 하고 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자폐증 아동의 완치를 돕고 있다. 자폐증은 유전 요인 못지않게 환경적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한 김승언 원감은 장애아동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거듭한 끝에 한국특수요육원을 발달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상담과 효과적인 치료교육을 실행하는 전문치료교육기관으로 발돋움시켰다.

가족을 통해 먼저 깨달은 발달 장애

“저의 아버지가 한국뇌발달연구소의 김일권 소장입니다. 저보다 한 살 많은 친언니가 생후 3일 만에 뇌성마비 판정을 받게 되면서 발달 장애아동을 치료하는 일을 시작하셨습니다. 저는 초등학교는 물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같은반에서 언니와 함께 다녔습니다. 부모님이 일하시는 곳에 가면 발달장애아동들이 항상 있었고, 그러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늘 발달 장애아동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발달 장애아동들을 위한 일을 하게 된 것은 대학교 진학 후로, 오전에는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오후에는 보조교사로 활동한 것이 시작점이 되어 지금까지 15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발달 장애 아동을 치료교육 하고 있습니다.”

뇌성마비 판정을 받은 언니를 위해 발달 장애아동들을 위해 목사 일을 그만두고 발달 장애치료와 연구에 전념한 아버지를 둔 특수한 환경 속에서 김승언 원감은 올바른 가치관과 신념을 가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전문치료교육기관은 많지 않았고,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는 나라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발달장애아동을 향한 사회적 인식은 터무니없을 만큼 낮았다. 김승언 원감은 이처럼 척박한 환경을 조금이나마 개선하고 발달장애아동 및 부모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 중앙대학교 아동복지학과를 졸업한 후 한국특수요육원을 맡았다. 김승언 원감은 아이들의 발달을 저해하거나 정상적 성장을 돕는 모든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한국뇌발달연구소 소장인 아버지와 함께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열정을 이곳에 쏟아내며 굳게 닫힌 자폐의 문을 조금씩 열어가고 있다.
 
자료사진. (사진제공=이코노미뷰)

‘하루 몸 놀이 30분’의 중요성

한국특수요육원은 자폐성장애를 비롯해 발달장애, 언어장애, ADHD 등을 가진 아이들을 조기에 상담한 뒤 가장 적합한 종합적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뇌발달의 깊은 연구를 토대로 세계적으로도 앞서가는 요육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한국특수요육원이 가장 중요시하는 요법은 바로 신체접촉이다.

“한국특수요육원은 철저히 뇌 과학에 근거하여 어떤 자극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효과가 있는지 검증이 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중 저희는 신체접촉에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신체접촉을 통한 자극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것은 저희만의 노하우로써, 지금도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스킨십을 하고 함께 뒹굴며 마사지도 하면서 아이들을 치료교육하고 있습니다.”
김승언 원감이 교육 중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하루 몸 놀이 30분’이다. 즉, 하루에 몸 놀이를 30분만 잘해줘도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질 수 있다는 것. 이를 실천하면 아이들의 뇌와 감각발달에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사회성 발달에도 효과적이다. 자폐증 아이들이 대부분 사람에 관심이 적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몸 놀이가 굉장히 중요하며, 이를 명심한 상태에서 아이들을 친자연적으로 뛰놀게 하고 사람 중심으로 보고 듣고 소통하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김 원감은 역설하였다.

발달장애 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개선 필요

한국특수요육원 김승언 원감은 어렸을 적부터 언니 옆에서 함께 하며 장애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따갑다는 걸 느꼈다. 또한 센터를 운영하면서 장애아동이 사용하는 시설이라는 이유로 이웃들로부터 불필요한 민원도 자주 들어왔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립기관 중에는 저희 기관이 가장 큰 규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특수요육원도 그동안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습니다. 국가에서 지원받는 복지관이나 병원 내 센터 등은 기반이 있으므로 유지하기 수월하겠지만 사립기관은 지원받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사회적 인식이 전환돼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 발달장애아동 부모들을 위한 정서적, 재정적 지원이 실질적으로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특수요육원 김승언 원감은 치료를 받는 아이와 건강한 아이가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을 꿈꾼다. 발달이 느린 아이들도 치료가 되는 과정 중에서 일반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고, 일반 아이들도 발달이 느린 아이들을 도우면서 좋은 성품을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들이 자라 사회에 진출하면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가는 문화로 자리 잡도록 하기 위해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한 한국특수요육원은 국내 분원과 해외진출 계획도 세우고 있다. 김승언 원감은 『오픈도어』라는 책을 출간했다. 오픈도어라는 말에는 자폐아동의 닫힌 문을 열어, 아이들을 치료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스스로 문을 닫은 자폐아동의 마음을 열어 아이들이 보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기를 한국특수요육원 김승언 원감은 소망하고 있다. 그녀는 사랑스런 아이들과 함께 자신의 삶의 의미를 깨달아가고 있다며 자폐증과 아이들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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