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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칼럼 - 제주야담 400042] 거스톤 손딩 큉, 춤으로 '현대미술과 민속'을 외치다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7-05-12 00:05

역시 안혜경, 아트스페이스씨 24일까지 '안무 스크립트의 재구성' 열어
빠른 복원을 통해 관객들과 유기적 관계를 유지한 거스톤(맨 오른쪽).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오늘 공간 아트스페이스씨에서 만나 건 제주예술의 자화상이다. 빗대어 표현하면 '현대미술과 민속'이랄까?

이사도라 덩컨과 마사 그레이엄의 댄스 운동에 빠졌던 엘프리데 말러의 조카 거스톤 손딩 큉의 작품 'Time Dead Time Alive' 는 예술가들에게 '사회적 양심'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아트스페이스씨 안혜경 관장은 그런면에서 늘 지역의 예술가들을 독려하고 채찍질 한다. 지켜야 할것에 대해 몸을 던지는 예술가, 그 예술가에 늘 주목하는 그녀가 존경스럽고 부럽다.

미국서 나고 1960년 쿠바로 망명한 뒤 국립현대무용단을 설립하고 관타나모의 예술학교와 무용단체 단자 리브레(Danza Libre)를 설립하며 쿠바 무용 예술의 기반을 닦았던 엘프리데 말러. 쿠바 출신이 아니지만 죽을때까지 쿠바에서 활동한 그녀의 투쟁심이 안헤경 관장의 삶과 닮아있다.
 
전시 관련 에피소드를 통역을 통해 전하는 거스톤 손딩 큉(가운데).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정치적이거나 역사적인' 엘프리데 말러의 춤은 그러하다. 하지만 팔리는 예술의 대부분, 상위 1%는 정치적이거나 역사적이지 않다. 다만 패턴과 복제를 기반으로 대중적일 뿐이다.

제주 예술이 자기 독자성을 지니면서도 세상과 통교하게 하는 법, 늘 고민하던 부분이다. 마침 전시장을 찾아 영상을 끝까지 지켜 본 윤봉택(제주대 철학과) 교수님께 물었다.

소감이 궁금하다고, 그는 '예술가의 존재이유 혹은 사명'이라고 애둘러 표현했다.

그는 또 '나는 존재한다'를 외치는 사람, 민속(혹은 지켜야 할 자기존재)을 설명하고 표현하는 사람, 그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덧붙힌다.
 
사라진 작가의 작품, 헤프닝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어색한 순간이었다.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영상 중 일부에 주목하다보면 만나는 접점, 적막한 가벽으로 향해야 할 시선이 일제히 무용수들에게로 향하는 부분이다. 현란한 색체와 동선, 이것이 콤포지션(composition)이 되어줄지 방해물이 될지를 누가 계산할 수 있을까?

그것이 예술의 경지라면 오늘 전시장 헤프닝도 안혜경 아트스페이스씨 관장이 지고가야 할 몫이라 생각된다.

미국에서 온 예술가 거스톤 손딘-퀑(Guston Sondin-Kung) 개인전 '안무 스크립트의 재구성'은 오는 24일까지 아트스페이스씨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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