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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여름 바다가 풀어놓는 "황홀"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7-05-26 21:56

에메랄드빛 바다와 갯바위 그리고 갯바위에 뿌리내린 소나무가 선사하는 기성면 망양리 해변의 황홀한 풍광./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조선조 최고의 문사이자 정치가였던 송강(松江) 정철(鄭澈)은 울진 망양정에 올라 생선비늘처럼 반짝이는 은빛 바다와 흰 구슬을 쏟듯 쏴아 쏟아지는 맑은 햇살을 보며 "하늘 끝을 끝내 보지 못해 망양정에 오른 말이/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고/가득 노한 고래 누가 놀래기에/불거니 뿜거니 어지러이 구는지고/ 온 산을 깎아내어 천지 사방에 내리는 듯/ 오월 장천에 백설은 무슨 일인고" 라며 감탄했다.

6월 울진은 푸름의 세상이다.

산천은 녹음으로 짙은 녹색의 세상을 만들고 바다는 투명한 속살을 오롯이 드러낸 에메랄드빛이다.

일찍이 송강 정철이 망양정에 올라 노래했듯 울진의 바다는 "파도가 백설처럼 부서지고 너울거리는" 쪽빛이다.

울진의 여름은 바다로부터 온다.
 
명사20리의 울진 기성면 망양해수욕장./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단연코 여름 바다의 압권은 서해보다는 동해, 그 중에서도 송림과 은빛 모래와 바다의 푸른 갈기가 어우러진 남북 117Km의 울진바다이다.

바다를 끼고 가없이 펼쳐진 울진 해안길 117Km를 따라 걷다보면 아무데서나 송강 정철이 "오월 장천에 내리는 백설"로 묘사한 은빛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경북 울진군 기성면 7번국도 망양터널에서 바라본 망양리 해변의 풍경./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백설처럼 빛나는 쪽빛바다 망양(望洋)

바다는 어머니의 품이다. 여름은 청춘이다.

여름 바다를 만나는 일은 꿈과 사랑으로 버무린 설렘이다.

조선조 숙종 임금이 어제시(御製詩)를 내려 '관동제일루(關東第一樓)'로 칭한 울진 망양정에 오르면 울진의 젖줄 왕피천과 동해 푸른 바다가 서로 나들며 가슴을 섞는 황홀을 만날 수 있다.

근남 망양정 앞 바다를 끼고 파도가 빚은 해안도로를 따라 기성 망양 갯바위에 서면 은빛바다만큼 상큼한 추억이 한 아름 밀려온다.
 
오징어풍물거리로 지정된 경북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 마을 앞 백사장에 조성된 울진대게 조형물. 일출의 명소이자 푸른 동해를 담는 포토존으로 이름난 명소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사진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지정된 곳이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조선조 송강 정철선생이 올라 "하늘의 뿌리"를 노래한 옛 망양정 터. 울진군은 지난해 망양정 옛 터에 당시 망양정을 본뜬 정자를 세웠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울진군은 울진바다가 안겨주는 설렘을 누구나 한 아름씩 가슴에 담아가도록 기성 망양리에 바다를 향해 ‘확 트인’ 포토죤을 조성해 놓았다.

포토죤은 푸른 바다를 기어나와 뭍으로 오르는 '울진대게'의 잘생긴 조형물이다.

이곳은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사진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지정된 곳이다.
 
에메랄드빛 속살을 오롯이 드러낸 경북 울진군 기성면 망양리 앞바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경북 울진의 117Km 해안선은 바다낚시 마니아들의 천국이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특히 동해의 부상을 박차고 떠오르는 일출의 명소로, 사계절 내내 전국의 바다낚시 마니아들이 몰려오는 명소로 이름 높다.

여기에 망양리는 '오징어풍물거리'로 지정된 울진군의 특화 먹거리 명소이다.

싱그런 여름,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에게는 햇살보다 더 빛나는 여름 바다가 맑고 투명한 서로의 이야기를 가슴 가득 안겨줄 것이다.
 
경북 울진군 죽변항의 죽변등대에서 바라본 물안개 피어올리는 하트해변./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죽변항 대가실 대숲길은 천상으로 오르는 길

울진대게와 울진문어, 가자미의 주산지인 죽변항을 에워싸고 있는 '죽변대가실 대숲'과 죽변등대는 일상에 찌든 가슴 속 멍울을 단번에 씻어주는 청량제 같은 곳이다.

죽전(竹箭; 화살촉 만드는 대나무)숲이 제 스스로 몸을 흔들어 들려주는 댓잎 서걱이는 소리에는 한반도와 울릉.독도를 온전히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목숨을 바친 선조들의 웅울한 혼이 묻어 나온다.

선조들은 죽변곶 절벽에 죽전을 심어 왜구의 침탈을 막았다.

고려조 당시 왜구의 침탈을 막기 위해 가꾼 '죽변 대가실 대숲 오솔길'은 국토수호의 역사적 현장에서 시리도록 눈부신 쪽빛 바다를 한눈에 조망하는 "에코힐링로드"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에 울진군이 대숲 오솔길에 조명등을 설치해 해질녘 대숲 오솔길은 댓잎과 여름 바다가 한데 어울려 만드는 "천상의 소리 길"로 변신한다.
 
경북 울진군 죽변항의 생태관광 명소로 각광받는 드라마세트장./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드라마 '폭풍속으로'의 촬영장인 세트장 주변에 조성해 놓은 포토죤은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한 폭의 파스텔화이다.

또 최근 드라마세트장과 하트해변으로 오르는 죽변등대 초입에 '독도 표지석 공원'을 조성했다.

독도 표지석 공원은 동도와 서도의 모형섬을 갖추고 태극 조형물을 후광으로 조성했다.

또 울진 죽변항이 독도에 이르는 내륙의 최단거리임을 밝히고 그 거리인 216.8Km를 표현하고 양 편에 '울진과 울릉.독도와 역사적 관계'를 담은 설명판과 "생태문화관광도시" 울진군의 관광명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울진 관광지도'판을 조성했다.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의 대가실 마을에 조성된 드라마세트장과 하트해변으로 오르는 초입인 죽변등대공원에 설치된 '독도표지석'./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특히 이 곳 독도표지석 공원에 죽변항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데크길을 조성해 죽변항의 속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지난 2010년 이곳 죽변등대 일원에서는 8000년 전 유적인 조기 신석기유적이 발굴됐다.

죽변리 유적은 현재까지 한반도에서 발견된 신석기 유적 중 가장 오래된 조기 신석기 유적으로 확인되면서 학계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 수협위판장의 작업 모습./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조금 더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른 아침 죽변항에서 바다가 풀어놓은 싱싱한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평생 바다와 함께 자식을 키우고 가족을 건사해 온 울진 죽변사람들이 풀어놓는 은빛 바다처럼 투명하고 싱싱한 노동의 가치는 가히 울진 죽변항에서만 볼 수 있는 삶의 성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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