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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혹세무민 가렴주구 충북도민체전

[충북=아시아뉴스통신] 정홍철기자 송고시간 2017-06-18 12:46

“교육지원청 ‘학생동원지원청’ 누명 벗어야”
15일 충북 제천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개막식에 동원된 학생들이 오후 4시부터 입장해 나눠준 빵으로 저녁을 떼우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정홍철 기자

혹세무민(惑世誣民)은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속인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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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가렴주구(苛斂誅求)는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 백성의 재물을 억지로 빼앗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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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자성어로 충북 제천시에서 치러진 이번 제56회 충북도민체육대회를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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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개막식을 앞두고 오후 4시부터 동원된 5000여명의 지역 중·고등학생들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종합운동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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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손에는 빵 한 봉과 생수 등이 들어 있는 선물보따리를 들고 있으며 콘크리트 스텐드에 먼저 자리 잡은 학생들은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저녁’을 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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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6시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충북도민체육대회 환영만찬이 열리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정홍철 기자

2시간 후인 오후 6시부터는 종합운동장 바로 옆 제천체육관에서 환영만찬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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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군 기관단체장들과 체육회 임원, 정치인들로 만찬장은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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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과 학생, 개막식 입장을 준비해야할 선수단들은 오후 4시쯤부터 입장 준비를 하고 내빈과 단체장들은 오후 6시부터 환영만찬을 하고 7시쯤 입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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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시민이 주인’이란 말을 하지나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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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충북 제천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충북도민체육대회 개막식 입장식이 끝나고 축하공연이 열리고 있다. 운동장 안의 선수단들은 모두 자리를 비웠고 시민들은 서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정홍철 기자

?도민체전 개막식 ‘발상전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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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민체전이 해마다 각 시·군을 돌아가면서 개최한다고 하지만 매번 똑같은 패턴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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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시·군민들이 주인이 되고 스포츠인들의 잔치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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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정치행사로 변질된 지 오래고 이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차기 개최지도 결정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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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식을 마친 선수단들은 식후 축하공연이 열리기 시작하자 자리를 떴고 준비된 자리는 텅 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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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기수단을 맡았던 5탄약창 군인들이 젊음의 열정을 발산하기 위해 운동장에 마련된 좌석에서 식후공연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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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오래지 않아 진행요원들의 제지로 운동을 떠야만 했고, 스텐드의 시민들과 학생들은 비좁은 자리에서 축하공연을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열린 경호를 주문하며 국민들과 가까이 서겠다는데 시대의 흐름에 부응치 못한?행사준비란 지적이 나온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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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계속 이어지는 ‘축사잔치’와 개막식 몇 시간을 위한 ‘돈잔치’가 과연 도민을 위한 행사인지 되짚어야 한다.

진정으로 도민과 함께 하겠다는?충북의 잔치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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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 의전행사는 간소화하고 정치인들의 축사는 ‘누구도 오셨고…’를 빼고 간략한 축하인사만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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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교육지원청은 더 이상 행사가 열릴 때 마다 ‘학생동원지원청’이란 누명을 벗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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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막식 면면을 지켜본 한 시민은 기자에게 보낸 문자로 “시민들은 빵 두 조각에 배고파 자리를 뜨고 내빈은 저녁 먹고 들어와 자리를 지키고 있네. 시민들은 4시부터 입장케하고 지들은 6시에 와서 밥 먹고 구경하고… 7시 넘으니 배고픈 시민들 자리를 뜨네 선수들은 다 빠져 나가 식당에 꽉 차고 시민들 경품미끼로 배고픈 배 움켜쥐고 버티고 있네”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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