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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노조 불법도청·사찰 의혹에 빛바랜 구본무 회장 ‘인화(人和)’ 경영철학

[서울=아시아뉴스통신] 박고은기자 송고시간 2017-07-26 19:06

LG화학노동조합 일원이 LG화학측에서 노동조합측 교섭위원 회의장소에 설치했다가 발각된 도청장치를 들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박고은 기자

사람 사이의 화합을 뜻하는 ‘인화’(人和)를 경영이념으로 내세우고 있는 LG그룹의 계열사 LG화학이 노동조합을 불법 도청하는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이로써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강조하던 ‘인화(人和)’와 ‘인간존중의 경영’이라는 경영철학은 빛이 바래졌다.
 
LG화학노동조합측에 따르면 임금 및 단체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LG화학이 노동조합측 교섭위원 회의장소에 도청 장치를 설치했다 노조 간부에 의해 발각됐다.
 
노동조합의 회의내용을 같은 층 다른 사무실에서 불법도청 및 녹음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5일 LG화학노동조합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알렸다.
 
구본무 LG 회장./아시아뉴스통신DB.

이날 기자회견을 주도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대기업 LG의 회사운영 원칙은 개인의 인격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인간 중시를 내세우는 ‘인간존중의 경영’임에도 LG화학의 불법형태가 개탄스럽다”며 “지난 정부가 기업프렌들리였다고 넘어가기조차 무색한 위중한 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LG화학노동조합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년동안 회사의 빠른 정보력과 노무관리의 핵심이 불법도청을 이용한 일상적인 노조사찰”이라며 “정도경영을 내세우는 LG의 노경문화가 노조 감시와 도청, 노조사찰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는 수단은 아니었는지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불법 도청·사찰이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LG는 이번 불법도청이 담당 실무직원이 업무에 참고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판단한 사안이라고 꼬리자르기에 나섰다”며 “대표이사가 이 사태에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LG화학노동조합은 사측에 ▲LG화학 조합원·화학섬유연맹 조합원 등에게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 ▲노조가 선정하는 보안업체를 통해 LG 산하 모든 노조들에 대한 도청 등 보안점검 실시할 것 ▲불법도청 사태에 대한 책임자 및 담당자를 엄중히 처벌하고 회사측 교섭위원 전원을 교체할 것 ▲비정상적 노사관계 관행의 적폐를 청산하고 노동존중 노사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적극적 조치를 취할 것 ▲자주적 노조활동을 상시 감시, 사찰해온 LG의 노경팀을 즉각 해체하고 현장 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LG화학 로고./아시아뉴스통신DB.

이에 대해 LG화학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LG화학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동안 LG화학을 응원하고 격려해 주신 분들과 특히 많은 실망감을 느끼셨을 노조원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LG화학은 상호신뢰를 기반으로 한 당사의 노경 철학에도 부합하지 않는 충격적인 사안으로 보고 있으며 객관적 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히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LG화학은 객관적 조사를 위해 자발적으로 제3자인 사법 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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