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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넘은 동대표 갑질 ‘의혹’...경비실은 고장 난 선풍기 ‘설움’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전철세기자 송고시간 2017-08-13 15:23

계룡 파라디아APT, 경비실 선풍기 4대 임의 구매는 공금유용(?) 논란
아파트 관리비 부담 줄인다며 경비원·환경미화원 4명 일방 해고 요구도...
13일 낮 계룡 파라디아 신축 임대아파트 경비실에서 한 경비원이 스위치가 고장 난 선풍기를 틀고 근무에 임하고 있다. /아시아뉴스통신=전철세 기자

충남 계룡시 한 신축 임대아파트 경비원과 환경미화원 등 4명은 동 대표들이 주도가 돼 강제 해고 할 움직임을 보이자 이는 도 넘는 갑질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나섰다.
 
13일 이들 경비원들과 환경미화원에 따르면 동 대표들이 관리비를 줄인다는 이유로 아파트 경비실 두 곳에 대한 에어컨 설치건을 부결하고 고장난 선풍기를 수리해 사용토록 방관한 것은 물론,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경비원과 환경미화원 등 4명을 강제 해고토록 유도하고 있다는 것.
 
▲ 고장 난 선풍기로 여름나는 경비원들의 설움

갑질 의혹 논란이 일고 있는 이 아파트는 충남 계룡시 엄사면 소재 938세대 규모의 파라디아 임대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7월 준공 및 9월 입주가 예정돼 있었으나 시행사와 시공사간 공사금액 마찰로 인해 법정다툼을 벌이며 한겨울 입주대란을 초래한 바 있다.

이에 충남도와 계룡시가 나서 임대아파트로는 전국 최초로 준공검사가 나지 않은 상태로 동별사용검사를 승인해 주며 입주민들의 입주여건을 보장해 숱한 화제를 뿌린 바 있다.

이 신축 임대아파트가 이번에는 고장 난 선풍기로 한 여름을 보내고 있는 경비원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도넘은 갑질 의혹이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이 아파트 한 입주민이 관리소장에게 여름철 경비원들의 근무여건 향상을 위해 경비실 두 곳에 에어컨 설치를 제안하면서 비롯된다.

이에 동대표들은 임차인대표회의를 열고 안건을 심의한 결과 아파트 관리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부결처리했고, 대안으로 관리소장은 동대표와 협의 없이 재활용품 매각 비용을 이용해 선풍기 4대를 구매한다. 이를 안 한 동대표는 소장에게 공금유용이라고 주장하며 마찰을 빚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구매한 선풍기 4대는 경비실이 아닌 에어컨이 설치된 관리실 등에 배치됐고, 정작 아파트 경비실은 경비원들이 고장 난 선풍기를 주어와 자체 수리한 후 사용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동대표는 “임대아파트 관리는 일반 분양아파트와는 달리 주택관리 책임이 임대사업자 및 관리업체에게 있는데 주민들이 내는 관리비로 에어컨을 구매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관리업체가 직접 구매해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 아파트는 근무자들의 휴식을 위해 설치토록 규정돼 있는 휴게실도 경비원 해고 등으로 문제가 불거진 지난 7일에야 지하주차장 통로 옆 휀룸 및 유수검지장치실내에 임시방편으로 설치해 각종 안전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으로 드러났다.
 
계룡파라디아 임대아파트 지하주차장내 통로 옆 휀룸 및 유수검지장치실안에 설치된 근무자 휴게실./아시아뉴스통신=전철세 기자

근무자 휴게실 내부는 판넬로 만든 침대와 함께 주어온 선풍기, 냉장고, 밥솥 등이 전기 콘센트에 연결돼 각종 안전 위험에 노출됐을 뿐만 아니라 이동 차량과 각종 휀룸 작동 소음으로 인해 휴게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악한 상태였다.

한 경비원은 “축사도 에어컨을 설치하는 곳이 있는데 한마디로 해도 너무한다. 어떻게 이곳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겠느냐”며 “살기 좋은 명품 아파트의 또다른 이면은 아닌지 서글픈 생각이 든다”며 설움을 표했다.

▲관리비 절감위해 경비·환경미화원 4명 해고와 임금 축소 논란

계룡파라디아 아파트 동대표들은 인근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많이 지불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당초 연말까지 근로 계약을 체결한 경비원 3명과 환경미화원 1명에 대한 해고를 관리업체에 요구했다.

한 동대표는 “아파트 관리비 내역을 자체 분석해 본 결과 경비원들은 인근 아파트보다 20여만원을 더 많이 받고 있고, 인원도 많은 것으로 확인돼 관리비 절감 차원에서 관리업체에 임금 축소와 해고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관리업체는 오는 8월 31일자로 경비원 3명과 환경미화원 1명 등 4명을 해고토록 조치하고 임금 삭감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아파트 한 입주민은 “관리비를 줄이는 것도 좋지만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집단 이기주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만 같아 못내 씁쓸하다”며 “해줄 것은 해주고 요구할 것은 당당히 요구했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외에도 그는 “현재 11개 동으로 구성된 아파트에 4명만이 동대표로 활동하고 있어 주민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듯하다”며 “적어도 각 동에 1명씩은 동대표가 있어야 정식적인 주민의 대표회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동대표의 대표성에도 의구심을 표했다.

경비업체 관계자는 “동대표회의 협의에 따라 부득불 근로자 4명을 해고토록 위한 절차를 진행했고, 회사차원의 위로금 지원과 인근 아파트 취업도 도와줄 예정이었지만 현재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입장”임을 밝혔다.

한편 이 업체는 계약기간이 상당기간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는 8월말일부로 아파트와의 모든 계약을 종결하겠다고 통보했고, 동대표들은 임시회의를 통해 업체 교체를 위한 재입찰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을 두고도 각종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충남 계룡시 소재 계룡 파라디아 임대아파트 전경./아시아뉴스통신=전철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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