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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이 명품이라 부르는 부산의 대표 브랜드 ‘오돌수육’

[서울=아시아뉴스통신] 배준철기자 송고시간 2017-08-18 13:34

Special 부산광역시 - 돼지식품 ‘오돌수육’ 성백문 대표 인터뷰
모임음식의 대명사인 돼지수육에 옛 정성과 현대화된 기술을 접목시켜 대중에게 큰 인기를 끌고있는 돼지식품의 성백문 대표 ./아시아뉴스통신=배준철 기자

해마다 초겨울이 되면 동네 아낙들이 한둘씩 모여 산처럼 쌓인 배추에 투덜거리며 속칭 다라이(대야)와 돗자리를 펴놓고는 이내 둘러앉아 김장을 담그며 웃음꽃을 피운다.

배추를 다듬고, 소금에 절이고, 각종 채소와 젓갈로 김치 속을 만들고는 한데 어우러지게 버무리기의 과정을 지나다보면 어느덧 그 많던 배추들은 김치의 형태로 변해간다.

그러면 그 중 한 아낙은 얼른 집으로 들어가 미리 불 위에 올려두었던 적당히 익은 ‘돼지수육’을 가지고나와 접시에 썰어 담는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그래왔다.

김장이 됐던 잔치가 됐던 사람들이 모이는 곳엔 늘 ‘돼지수육’이 등장한다. 그런 모임음식의 대명사에 옛 정성과 현대화된 기술을 접목시켜 담아내는 곳이 멀지 않은 부산 영도구에 있다고 해 아시아뉴스통신이 한달음에 달려가 봤다.
 
 
 지난 4월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 위치한 돼지식품의 작업장, 공장, 판매점의 전경이다./아시아뉴스통신=배준철 기자


♦성실한 회사원이 식품업 대표가 되기까지

부산시 영도구 청학시장 내에 위치한 ‘돼지식품’을 탄생시킨 장본인인 성백문 대표는 원래 기계 제작회사의 직원이었다.

그때도 성실함이 몸에 배인 성 대표는 밝은 미래에 대한 부푼 꿈으로 ‘현재 하는 일이 천직’이라 여기며 근무했다.

그러던 중 크레인에 걸려있던 물건이 다리로 떨어지는 끔찍한 사고로 인해 오른쪽 무릎 파열이라는 장애를 얻었지만 당시엔 산업재해의 개념도 직원복지에 대한 개념도 거의 없던 시절이었기에 결국 자비로 1년간 재활 치료를 받다가 이렇다 할 보상도 받지 못한 체 퇴직을 했다.

살길이 막막했던 그는 어느 날 재래시장을 갔다가 우연히 장사가 잘 되던 한 정육점에 눈길이 멈춰 섰고 실직자였던 그는 돈을 벌고 싶다는 일념 하에 어떻게든 정육점에 입사해 기술을 배우고 싶어 했다.

그리해 기존 회사를 다니며 모았던 전 재산을 권리금으로 지급을 하고는 취직을 했다. 그 당시로서는 실로 어마어마한 금액이었다.

그 후 3년간 무보수로 기술을 배운 성 대표는 결국 지난 1990년 그의 이름을 내 건 정육점을 오픈한다.
 
♦끊임없는 노력과 개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다

지난 1990년 정육점을 오픈한 성백문 대표가 현재의 ‘돼지식품’만의 특별한 족발과 ‘오돌수육’을 개발하는 데에는 무려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지난 2000년 가공식품 업으로 업종을 변경한 초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흔히들 접하던 돼지고기 수육과 족발을 브랜드화 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처음엔 일반 종이박스 등으로 유통해보기도 했으나 내구성이 현저히 떨어져 여러 단계의 시행착오를 겪으며 현재의 유통용기나 돼지식품의 로고 등의 모습을 갖추게 됐고 이런 그만의 규격화, 고급화 전략으로 ‘오돌수육’을 알리기 시작했다.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재래시장의 돼지고기 가공식품들은 대부분 흔하게 볼 수 있는 비닐 포장으로 유통 및 판매가 돼 어느 업체의 제품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 점을 못마땅하게 여긴 성 대표는 그만의 로고와 포장용기 및 유통박스를 제조해 ‘돼지식품’ 고유의 ‘브랜드’화 하는데 주력했고 이 전략은 곧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또한 돼지식품의 자랑인 오돌수육은 다른 제품들이 일반 돼지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과는 차별화 하기위해 종자돼지를 주재료로 한다. 일반 수육이 보통 한시간정도 삶는 시간을 가진다면 종자돼지는 그의 세배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그 식감이나 목 넘김이 일반돼지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매력이 있다.

또한 일반 수육들은 따뜻한 상태로 유통되어야만 그 맛을 보존할 수 있기에 유통기한이 짧지만 돼지식품의 ‘오돌 수육’은 차가운 상태로 유통되면서도 그 특유의 맛은 높이고 유통기한은 늘리는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았다.
 
식품업은 양심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성백문 대표와 돼지식품의 대표 메뉴들 사진이다./아시아뉴스통신=배준철 기자


♦착한 경영은 대중의 밝은 환영으로 이어진다

이런 ‘돼지식품’만의 장점들이 대중에게 어필돼 현재 부산 본점에서의 방문 고객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오는 택배 신청이 너무 많아 전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하지만 밀려드는 주문에도 불구하고 성백문 대표는 ‘1일 택배 30박스’를 철칙으로 정했다.

사실 매출액만을 따지자면 더한 물량도 소화해 낼 수 있지만 그 이상을 소화하려면 아무래도 맛과 정성이 고루 담길 수 없다고 여긴 성 대표만의 고집이다.

“돈 욕심을 내자면 한도 끝도 없다. 하지만 난 돈보다 나를, 돼지식품을 찾아주는 손님들이 더 고맙다. 그렇기에 모든 공정의 마지막인 포장부분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내가 담당하고 있다. 음식의 형태나 색깔 및 중량은 올바른지, 빠진 것은 없는지를 일일이 검토한다. 그런 이유로 하루에 30박스 이상은 소화하기가 어렵다. 고객들이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건지 예약순서 때문에 며칠씩 차례를 기다리면서도 크게 불평하는 사람이 없다.”

식품업은 양심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성 대표는 그간 공급에 비해 수요가 넘쳐 제품 품귀현상으로 인해 소비자의 불만이 표출되자 ‘돼지식품’ 매장이 입점돼 있던 롯데백화점에 지난 3월에 매장을 잠시 철수하겠다고 의사를 밝히며 본격적인 재정비에 임했다.

그 일환으로써 조금 더 효율적인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 여긴 성 대표는 지난 4월 19일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 위치한 한 빌딩에 작업장, 공장, 판매점을 확장 오픈하기에 이른다.

그 이유는 기존 작업장, 공장, 판매점이 모두 따로 위치해 있어 각 공정 간의 이동 거리 때문에 직원들이 불편해 해 ‘직원들이 편한 마음을 가져야 회사가 잘된다.’라는 마음에 있었다.

돼지식품의 재정비로 인해 어느 정도의 시스템을 갖추게 되자 백화점 측 관계자들은 재입점 요청을 하기 시작했고 오는 6월에 다시 재입점하기로 약속했지만 성 대표는 “사실 직원들 교육이 급선무이다.

백화점엔 미안하지만 전문화된 직원의 모습이 갖추어졌다고 판단되어야만 입점할 생각이다.

또한 서울이나 타 대도시의 백화점들에서도 돼지식품의 입점을 요청한 적은 많지만 나는 계획에 두고 있지 않다.

‘돼지식품’은 종자돼지만을 사용한다고 말해왔고 그것을 지키고 있는데 전국의 종자돼지가 얼마나 되겠는가?

현재 청학동 본점 및 앞으로 입점할 롯데백화점 매장에 공급할 물량도 빠듯하기만 하다.”라고 말하며 그 만의 경영철학을 전했다.
 
 
숙련된 기술로써 30년에 가까운 전통을 이어오고있는 성백문 대표(우)와 열심히 비법을 전수받고 있는 조카 성수제(좌)가 카메라를 향해 미소짓고있다./아시아뉴스통신=배준철 기자


♦부산의 자존심은 내가 지킨다

숙련된 기술로써 30년에 가까운 전통을 이어오며 오돌수육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 성백문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일반 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족발이나 수육과는 다르게 ‘돼지식품’의 오돌수육은 앞으로도 꾸준히 더 고급화, 더 규격화 할 생각인데 대중들의 취향 변화에 발 빠른 반영을 하기 위해서이다. 과거 우리나라가 고도의 성장을 하기 전까지는 그저 값싸고 배불리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인기를 얻었다면 지금은 같은 값이면 청결함과 고급함이 묻어있는 음식들이어야 대중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돼지식품’은 양심적인 부산 토종브랜드로써 계속 자리매김 할 생각이다”

예로부터 우리는 어른들께 ‘먹을 것으론 장난치면 아니 된다.’라는 말을 자주 들으며 커왔다.

조선시대, 일부종사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전쟁이나 과거를 위해 집을 비운 낭군을 기다리며 정조를 지킨 여성들에게 ‘열녀문’을 세워줬던 것처럼 본디 사람의 입에 들어가는 음식을 다루는 일이 양심에 기인해야함도 당연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TV프로그램이나 각종 매체로부터 비양심적인 식당과 식품업체들을 너무나 많이 봐왔고 양심을 지킨 이들에겐 ‘착한’이라는 ‘감투’를 씌우고 있다.

이에 “숨 쉬는 시간 내내 오로지 내 음식을 맛보고 기뻐할 손님들만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성백문 대표의 마음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식품관련 업체들이 ‘착한’이라는 감투를 받을 날을 기대해 본다.
 
취재 : 배준철 기자(teen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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