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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예비창업자가 알아두면 좋을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역설

[인천=아시아뉴스통신] 김선근기자 송고시간 2017-10-31 17:23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박선국
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박선국.(사진제공=인천지방중소벤처기업청)

어느덧 11월. 무더위를 건너 빠르게 무르익어가는 가을이다.

불경기라는 말이 점차 익숙하게 느껴지는 요즘, 중소기업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만큼 기업들의 가을 곳간도 두둑해지면 좋겠지만, 오히려 최근에는 폐업을 고려하는 기업들을 자주 만나게 되어, 속이 타들어가는 느낌이다.

우리부는 올해 중소기업청에서 중소벤처기업부로 확대?개편되었으며,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창업?벤처기업 육성에 무게추를 싣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어려운 경제상황 하에서 선뜻 창업을 권유하기란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부는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창업을 독려해야 할까?

많은 기업인들을 만나 고민해본 결과, 그 해답은 결국 정부지원사업의 인지도와 활용률을 높이는 데에 있었다.

창업진흥원이 수행한 ‘2016년 창업지원기업 이력?성과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국내 창업기업의 연도별 생존율은 1년차 62.4%, 2년차 47.5%, 3년차 38.8%, 4년차 31.9%, 5년차 27.3%에 그쳤다.

반면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사업을 활용한 창업기업의 생존율은 1년차 88.5%, 2년차 76.1%, 3년차 68.4%, 4년차 62.5%, 5년차 50.9%를 기록했다.

정부지원사업 참여여부에 따라 약 20~30%의 현격한 생존율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에 정부에서 추진하는 창업지원사업은 과거와 같은 단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이 아니다.

창업아이템의 설정부터 교육, 자문, 투자유치, 마케팅, 시제품제작 등 창업 전(全)과정을 맞춤형으로 도와주는 사업이 즐비하다.

정부지원금을 활용해서 각계각층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준비된 창업자’들은 입소문과 주변 지인의 조언에 의지하여 창업에 나선 초보자에 비해 성공확률이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예비창업자들이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산은 언제나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별로 경쟁률이 치열해지곤 한다.

그렇다면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해서 성공의 길을 찾으려는 예비창업자들은 어떻게 기회를 잡아야 할까?

여기서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역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국시대 송(宋)나라 저공(狙公)이 원숭이들에게 ‘아침에 도토리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라고 했더니, 원숭이들이 아침에 배가 고프다며 아우성을 쳤다.

그러자 저공은 ‘그러면 아침에 도토리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라고 말했고, 원숭이들은 받게 될 도토리의 총량이 결국 일곱 개로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매우 좋아했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는 ‘조삼모사의 유래’이다.

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음을 모르는 원숭이들의 어리석음을 조롱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원숭이들은 정말 어리석을까? 단언코 그렇지 않다.

원숭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아침에 도토리 네 개를 받는 쪽을 택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결과론적으로 이 원숭이들은 매우 현명했다.

아침에 도토리 네 개를 받은 원숭이들은 그 도토리를 모두 먹어도 되지만, 배가 덜 고프면 세 개만 먹고 도토리 한 개를 여유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즉 아침과 저녁 사이의 시간 동안 이 도토리를 가지고 물물교환을 하거나, 도토리를 다른 원숭이에게 빌려주고 저녁에 도토리 두 개로 돌려받는 등의 거래활동으로 편익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재무관리의 측면에서 볼 때, 아침에 받는 도토리 네 개가 저녁에 받는 도토리 네 개보다 현재가치(Present Value)가 크다는 것은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것이다.

어쩌면 그 원숭이들은 한 개의 도토리라도 일찍 받음으로써 보유자산의 현재가치를 높이고 수익을 창출하고자 했던 천재 원숭이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위와 같은 ‘조삼모사의 역설’을 예비창업자들은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매년 1월이 되면 우리부를 비롯해 정부 전 부처에서 시책설명회에 나선다.

특히 우리부는 창업?벤처기업 지원에 역점을 두고 2018년 지원시책을 구성하게 될 것이다.

예비창업자들은 바로 이때를 노려서 시책정보를 빠르게 선별하고, 자신에게 맞는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

근 몇 년간 우리부는 각종 지원시책의 신청접수 시기를 최대한 분산하고, 지원사업이 상반기에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예산의 특성상 연말로 갈수록 대규모 사업 추진이 어려우므로, 상반기에 주요 지원사업이 몰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예비창업자들은 연초에, 그리고 상반기에 최대한 많은 기회를 잡아내야 한다.

혹자는 ‘하반기에도 지원사업을 하는데, 굳이 바쁜 상반기부터 정부지원시책을 찾아다녀야 하느냐’라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하반기에 움직이기 시작하면 상반기 사업에는 참여할 수 없고, 해를 넘기면 사업이 폐지되거나 변동될 수 있으므로 좋은 기회를 놓쳐 버리게 된다.

반면 연초부터 열심히 발품을 팔면 하반기 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고, 같은 정부지원사업에 참여하더라도 그 결실을 더 빨리 거둘 수 있다.

2018년 1월,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창업자 여러분을 우리부 시책설명회장에서 만나뵙기를 고대한다.

여러분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다양한 지원시책 꾸러미를 들고 찾아뵐 것을 약속드리며, 패기 넘치는 창업자분들의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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