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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장미화가' 최광선의 독창적인 조형세계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정혜미기자 송고시간 2017-12-13 16:32

자연을 향한 깊은 사유와 삶의 근원적 탐색
최광선 화백./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한국 서양화단의 거목 최광선 화백은 ‘장미’를 소재로 창조적 예술을 펼치는 ‘장미화가’다.

지난 50여 년간 예술 외길을 걸으며, 자연과 삶이 공존하는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실존에 대한 끝없는 열병을 앓으며, 자유와 실험의 미학을 펼치는 최광선 화백은 “세상에 던져진 빛의 아름다움을 그리며, 내 삶의 한 컷 한 컷을 캔버스 위에 투영한다”고 전했다.

본지는 송년호를 맞아 자연을 향한 깊은 사유와 존재론적 탐색으로 독창적 화풍을 구축한 최광선 화백을 주목하고, 그의 삶과 예술을 조명했다.
 
늘 푸른 생각 90.9X65.1cm Aqyla on Canvas 2013.(사진제공=최광선화백)

◆시적 감성과 자유로운 붓질이 담긴 화폭의 아름다움

가을빛이 물들어가는 11월의 오후,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최광선 화백의 아틀리에를 찾았다. 작업실에 들어서자, 벽면 가득 채워진 자연의 풍경들이 시선을 사로잡으며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적 감성과 자유로운 붓질로 화면 가득 꽃을 채워 넣은 캔버스에서 강한 에너지가 분출되는 듯 했다. 그렇게 장미화가의 혼이 담긴 작업실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저는 오랫동안 장미를 그려왔습니다. 신선하고 밝은 그러면서 정감이 가는 장미를 끊임없이 연구해왔죠. 그렇게 붓질을 한 지 50여년, 원로화가 최광선 이름 앞에는 '장미화가'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붙게 됐습니다. 요즘에는 푸른 인생을 꿈꾸며 푸른 하늘, 푸른 바다, 넓은 초록빛 들녘을 바라보고 자연과 인간관계를 깊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정지된 시간 65.1x90.9cm Oil on Canvas 2013.(사진제공=최광선화백)

최광선 화백의 작품세계는 1960~1970년대 사실주의를 기점으로 추상주의 요소가 도입됐다. 이후 구상과 추상의 혼합이 화면에 두드러졌고, 파리 유학생활과 개인전을 치르면서 과감한 색채와 화면분할을 비롯한 인상주의 화풍도 함께 지속했다.

1970~1980년대 자연을 화폭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면서 2000년부터 자연과 심상을 접목했다. 이후 2007년에는 색채대비를 통한 실험들이 이뤄졌다.

근작에서는 비정형의 왜곡과 화면의 분할, 물상의 배치, 형태미의 변주 등 표현방법론과 예술양식을 무한대로 펼치고 있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은 “순수한 회화적인 가치로서의 새로운 조형성 모색을 거듭함으로써 창작의 윤리성에 충실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이지적이면서 힘을 내포한 간결한 구성을 통해 일반적인 조형어법에 안주하지 않고 작가만의 조형세계를 표출해내려는 의지를 감지할 수 있다”고 평한 바 있다.
 
백색 장미의 꿈 72.7X53cm Aquyla on Canvas 2014.(사진제공=최광선화백)

◆형태와 색깔이 자유로운 장미의 매력

그는 장미를 다채롭게 그리면서도 화려한 기교를 뽐내지 않는다. 단순하면서도 소박하게 붓질을 하면서 누구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비움과 여백의 예술을 펼친다.

최광선 화백은 그의 삶과 예술을 대표하는 장미의 매력에 대해 “사랑과 열정, 순수성 등으로 표현되는 장미는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꽃의 대명사입니다. 형태와 색이 자유로워 조형적으로 창조하기에 더없이 아름답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붉은 장미에 더한 빨간색이 특별한 감흥으로 와 닿는다. 붉은색은 강하고 정열적이며 힘이 난다. 또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색의 대조로서 아름다운 조화가 있는데, 녹색과 어울릴 때 특히 더 매혹적이다. 붉은색은 너무 오래 보다 보면 눈부심을 느끼게 해 눈의 피로함을 느끼게 하는데 이때 녹색을 적절히 배치하면 붉은색의 강함을 덜해 준다”고 덧붙였다.
 
푸른 소리 53X72.7cm Watercolor on Paper 2013.(사진제공=최광선화백)

그는 지금도 1주일에 한 번씩 사생을 나가 현장스케치를 한다. 국제화우회, 토요화가회, 야외수채화가회, 현대사생회 등의 단체 활동으로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창작의지를 다진다.

“자연 속에서 받은 감흥은 화실에 들어와서 다시 재구성되고 재조명됩니다. 외형적 화려함을 추구하기보다 편안하고, 안정감을 주는 힘 있고 싱싱한 자연을 추구합니다. 제 열정과 감성을 오롯이 담아낸 내면의 풍경들을 관객들도 느끼길 바랍니다.”
 
환희의 아침 60.6X72.7cm Oil on Canvas 2013.(사진제공=최광선화백)

◆“작가는 늘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최광선 화백은 최근 조영남 대작 사건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참석해 전업 작가로서 미술계 현실적 관행을 설파했다.

당시 동양대학교 진중권 교수와 대작 의혹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한 그는 "만약 조영남이 그리지 않은 것을 구매자들이 알았다면 그 높은 가격을 주고 그림을 사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가수로서 대작을 하고 고가에 판매한 사기 행위를 벌인 것이다. 관행을 주장하는 것은 미술계를 매도하는 것이며 미술계 일반적 관행은 작가가 아이디어도 스스로 창출하고 작업까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광선 화백은 "예술가는 늘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아울러 그는 “작가는 늘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 남들과 똑같이 작업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작가는 예술가이고 예술가란 곧 창작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시대적 조류에 영합하지 말고,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자기 세계로 파고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광선 화백은 반복적이고 획일적인 매너리즘을 스스로 경계하고 배척하면서 창조적 예술세계를 추구한다. 자연을 재해석해내는 상상력과 창작의 아이디어가 샘솟는 그이기에 언제나 새로운 작품들로 관객과 소통한다.

앞으로 작업실 리모델링을 통해 갤러리 운영을 계획 중이라는 최광선 화백은 국내 전시 활성화를 도모하며,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자연을 테마로 독자적인 조형어법을 구축한 최광선 화백은 창조적으로 발전할 국가의 미래를 위해 큰 몫을 담당할 것이라 확신한다. 그의 예술여로에 환한 빛이 비추기를 바란다.
 
최광선 화백./아시아뉴스통신=정혜미기자

최광선 화백은 서울예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학부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간 52회의 개인전을 비롯해 700여회의 단체전과 초대전, 국제교류전 등에 참여했으며 주요 미술대전의 심사위원과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장 및 (사)한국미술협회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수채화협회, 대한민국 회화제 , 한국야외수채화가회, 서울아카데미회, 한국토요화가회 고문 등 각종 미술단체의 중추역할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혜미기자 celina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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