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5일 목요일
뉴스홈 종교
(칼럼) 왜곡된 진보, 제대로 알고 정치하자

[울산=아시아뉴스통신] 이수동기자 송고시간 2018-01-02 09:54

아시아뉴스통신 울산본부 논설주간./독일사회학박사

보수와 진보는 이론적으로 구조기능주의와 갈등론에 기초하고 있다. 사회학에서는 1960년대부터 상반된 사회발전 이론으로 대두되었다. 이 두 이론은 미국의 사회학자인 파슨즈(T. Parsons)의 구조기능주의와 독일의 사회학자인 다렌도르프(R. Dahrendorf)의 갈등론으로 각각 대변된다. 
 
구조기능주의는 보수를 대변하는 이론으로서 무엇보다도 사회의 균형과 안정성을 강조한다. 사회가 해체되지 않고 균형을 이루며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구조와 시스템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라고 보는 관점이다. 사회구조적으로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갈등은 하나의 병리적 현상으로 바라본다. 역사적으로 보수주의는 1789년의 프랑스시민혁명을 계기로 대두되었으며, 급격한 변화를 반대하고 현재상태(status quo)를 유지하기 위하여 전통의 옹호나 점진적 변화를 추구하는 이념이다. 오랜 시간을 통해 구축된 시스템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전통적인 제도와 관습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이다.
 
진보를 대변하는 갈등론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구조기능주의와는 다르다. 사회는 균형과 안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 그리고 구성원 간에는 항상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는 갈등의 편재성을 중시한다. 갈등은 단순히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는 오히려 갈등과 변화를 통해서 발전한다고 본다. 즉, 갈등의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을 강조한다.
 
진보의 배경이론은 마르크스(K. Marx)의 계급투쟁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회는 계급투쟁의 갈등과 혁명 그리고 변화를 통해서 발전해왔다고 본다.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계층과 기득권층의 지위를 유지해주는 기존의 구조와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피지배의 지위를 변화시키고자 한다. 마르크시즘의 궁극적 사회상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인 자본가에 의한 착취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노동자혁명을 통해서 무계급의 공산주의, 사회주의의 건설에 있다. 이 사회만이 지배와 피지배가 없는, 평등이 담보되는 이상사회라고 본다. 
 
송복 전 연세대학교 교수에 의하면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가 결합한 것으로, 산업사회의 획기적인 진보사상이었다. 그 후 자본주의와 자유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등장했다. 이 역시 진보사상으로 본다. 그는 보수주의의 4大원칙으로 경험주의, 현실적 점진주의, 실용주의를 중시한다. 마지막으로 규범적 가치를 내면화하고 사고와 행동으로 표출하는 도덕적 내재(內在)주의를 강조한다. 
 
진보주의는 기존의 정치·경제·사회 질서체제에 저항하고 변화와 개혁을 지향하는 정치사상이다. 진보주의의 원칙은 선험(先險)주의를 신봉하여 경험보다는 이념, 이상을 강조한다. 기존의 지배체제를 강화하는 역사와 과거의 전통을 부정하는 방법론적 이상주의를 지향한다. 변화를 추구하는 급진주의와 형식과 대의명분에 의한 명분주의를 중시한다. 진보주의자들은 현실보다는 미래에 실현될 세계의 가치를 중시한다. 현존의 모순을 극복하고 평등의 미래사회를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탈법, 불법까지도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는 도덕적 수단주의를 신봉한다. 
 
오늘날 한국의 진보는 역사적, 이론적 이념성보다는 북한과 대립된 특수상황에서 왜곡된 논리에 사로잡혀 있다. 앞서 언급한 보수와 진보의 이념이나 정책 보다는 안보와 북한관에 따라  선명한 특성을 보여준다. 보수는 대북 안보에서 반공, 한미동맹관계, 사드배치 등을 주장한다. 반대로 진보는 보수의 대북관과 상반되는 관점을 대변한다. 보수층에서 바라보는 진보는 친북, 종북, 주사파, 좌파 등으로 지칭되고 있다. 그들은 80년대와 90년대 전대협과 한총련으로 대변되는 학생운동권의 이념적 배경이었던 주체사상, NLPDR의 신봉자였다. 
 
소위 진보라고 자칭하는 정파는 북한 김정은 체제를 정확하게 직시해야 한다. 북한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이념을 실현하고자하는 것이 아니라, 김씨세습왕조를 지키려는데 있다. 북한은 체제유지를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숙청과 폭정으로 인권을 유린하고, 주민을 굶주림에 허덕이게 하며, 목숨을 건 탈북과 사살을 일삼는 체제이다. 이러한 북한체제는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함에도 좌시하고 두둔하는 '종북은 결코 진보라 할 수 없다'. 진정한 진보는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가운데 서민과 약자를 대변하고 사회적 평등을 지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변북(북한의 변화)을 위한 정책과 노력이 진보의 중심가치가 되어야 한다. 이제 왜곡된 보수와 진보뿐만 아니라, 반대기계나 다름없이 투쟁과 싸움이나 하는 왜곡된 여·야관에서 벗어나 정치다운 정치를 하자.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실시간 급상승 정보

포토뉴스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