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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두 형제가 이념과 우정 사이에서 겪는 심적 갈등 그려

[=아시아뉴스통신] 박연우기자 송고시간 2018-01-27 00:10

사진 : EBS

26일 EBS 금요극장에서는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원제: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을 방영한다.

2006년 제작된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켄 로치 감독이 연출하고 킬리언 머피, 패드레익 딜레이니, 리암 커닝엄, 올라 피츠제럴드 등이 출연했다. 

사회주의적 성향을 짙게 보여온 감독 켄 로치의 성향은 이번 작품에도 녹아 있다. 그는 단순히 아일랜드 역사의 내레이션을 바라고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제작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 즉 인류 역사상 독립전쟁이 일어났을 때 거의 반드시 제기되었던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이 시각은 ‘아이 위클리’지에 실린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식민지가 독립을 원할 때마다 항상 대두되는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a) 제국주의자들을 어떻게 축출하며, b)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 부르주아 민족주의자들은 ‘국기만 바꿔 달고 현 상태를 유지하자’고 한다. 반면 혁명가들은 ‘재산법을 바꾸자’고 주장한다. 이때는 언제나 중대한 기로다.” 

이러한 로치의 시각은 영화 속에서 재산법을 바꿔 더 평등한 국가를 세우자는 데미언의 주장을 통해 재연된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으로 인한 비극성은 주인공인 두 형제가 영화 중반과 마지막에 각기 실행한 처형 장면에서 극대화된다.

리얼리즘을 추구하기로 유명한 로치 감독의 작품답게 이 영화 역시 어느 한쪽을 미화시키려 노력하는 로맨티시스트의 시각을 버리고 그대로 냉철하게 전쟁의 현실을 담고 있다. 주인공들이 몸담은 공화국군의 공격도 적군인 영국군의 만행만큼이나 참혹한 것으로 묘사되며, 이러한 과정에서 두 형제가 이념과 우정 사이에서 겪는 심적 갈등도 과장되지 않은 형태로 담담하게 표현된다. 

여기에 로치와 오랫동안 함께한 촬영감독 배리 애크로이드의 촬영기법도 영화 전체의 느낌을 살리는 데 일조한다. 시종일관 회갈색을 띠는 실내 장면들은 차분하면서도 가라앉은 느낌을 주며, 지속적으로 스크린을 메우는 흐린 하늘과 넓고 푸른 들판, 적갈색 땅 등의 대자연은 주인공들이 싸우는 목적, 즉 땅과 자유에 대해 끊임없이 일깨워 주는 역할을 한다.

EBS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26일 밤 12시 25분에 방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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