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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뮤지컬 만덕’,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도 기대

[제주=아시아뉴스통신] 이재정기자 송고시간 2018-01-28 09:49

제주여성의 은광연세(恩光衍世),역경 이겨낸 '가믄장아기' 승화
역경을 이겨낸 제주여성의 도전정신이 훌륭하게 연출된 뮤지컬만덕. /아시아뉴스통신=이재정기자

"은광연세(恩光衍世), 은혜로운 빛이 세세토록 빛나라. 추사의 글씨와 만덕정신을 연결해 역경을 이겨낸 제주여성의 정신을 극명하게 표현한 경구이다. 비로서 저는 미천한 여인도, 비천한 기생도, 서얼도 상인도 아닌 사람이 되었습니다. 장사의 힘이 세상을 이롭게 하고 여성의 자립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18세기에 21세기를 산 여인이라는 뮤지컬 만덕의 부제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지난 26일부터 제주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창작뮤지컬 '만덕'은 제주 여인 김만덕의 일생을 극화한 작품이다. 특히 제주시가 주최로 나서 주도적으로 진행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뮤지컬을 보기 전 필자가 주목한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어렵게 축적한 자본을 지역사회의 궁휼을 위해 아낌없이 나눠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 또 하나는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주체적인 삶의 도전'이었다. 이 난해한 워딩을 제주사람이 아닌 뭇사람의 눈에는 어떻게 비춰질까를 생각했다.

그동안 만덕은 TV 드라마 등을 통해 선을 보였지만 소위 시청률은 허당이었다. 소위 뭇사람이 연출한 만덕의 결과였다.  

아무래도 극적 요소의 부족함 때문이지 않았을까? 역사적 인물의 삶을 뮤지컬이나 오페라 등의 예술장르로 표현하는 것은 그 인물에 대한 깊은 애정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작품 연출자의 무대적인 완성도 즉 작품성에 대한 만족도를 충족시켰을 때  완성되는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됐다.

하지만 문희경, 남경주의 브랜드를 너머 김덕남 연출가와 한아름 시나리오 작가의 해석은 빛을 발했다. 특히 연출요소 중 '등장 인물의 이해도'를 쉽게 풀어냈다는 점에서 현지인들, 즉 제주도민들은 연일 만석과 뜨거운 박수로 답했다.

설마 무료 티켓이나 배우 브랜드의 힘이었을까? 필자는 <웨스트사이드스토리:김덕남>, <뮤지컬 영웅:한아름>을 만들어 낸 두 공헌자와 다수의 출연진들이 만들어 낸 협력의 결과물이 관객들의 감동을 이끌어냈다고 확신한다.

금기를 깨고 꿈을 이룬 인물, 특히 제주여성을 상징하는 은유는 고답적이지 않아 좋았다. 사랑과 시기, 기근과 도전 등 대비를 통해 슬기롭게 시도한 점이 돋보였다. ‘극적인 요소’를 극적으로 승화한 점은 서울공연도 기대하게 만든다.

다만 식량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아이까지 내버리는 끔찍한 광경, 만덕의 구휼정신, 제주의 서사적 색체 등이 서울 관객들에게 어떻게 재해석되고 매칭 시켜 나갈지의 문제는 과제로 남는다.

손인영 제주도립무용단 상임 안무자도 "작사, 작곡이나 전반부의 스피디한 전개는 아주 매력적이었다"며 "무대영상, 의상 연출, 후반부의 리딩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금상첨화"라고 평했다.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가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해 나갈 것이냐의 문제는 상당 부분 무대영산, 의상 연출 등과 궤를 같이갈 수밖에 없다. 성공의 가능성을 위해 제주시와 제작진의 노력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결과라면 향후 제주시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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