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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탐방기]④캐나다 퀘벡을 영국에 빼앗긴 프랑스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기자 송고시간 2018-05-18 11:50

리틀 프랑스 퀘벡, 불어(90%)와 영어(10%) 공용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살면서 국경을 사이에 놓고 사이좋게 공생하는 미국과 캐나다의 현장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가슴 아픔으로 다가온다. 4월 27일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날이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과 북이 평화롭게 지내며 북한 거쳐 유럽으로 가는 철로길이 열린다면 어떨까하는 소망을 갖는다. 최근 미국 뉴저지주 펠팍시 이종철 부시장(충남 예산출신)의 초청으로 15일간의 미국탐방기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록키산맥 4500km 구간을 87시간(3박4일) 운행하는 캐나다 횡단열차./아시아뉴스통신 DB

-퀘벡 잃은 프랑스

‘강이 좁아지는 곳’으로 일컫는 캐나다 퀘벡을 처음 발견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건설했던 프랑스는 강대국인 영국에 빼앗긴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10개주 3개의 영토로 구성된 캐나다의 퀘벡주는 ‘리틀 프랑스’로 불릴 만큼 불어의 영향력이 영어를 훨씬 앞서는 지역이다. 현재 53만2000여명이 거주하는 퀘벡시티는 80%이상이 프랑스인이고 90%가 불어를 사용하고 있다.
 

퀘벡시의 상징으로 프랑스 총독의 작위 명을 따서 이름 지은 샤토 프롱트낙 호텔./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기자

1985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퀘벡시티의 명소며 북미 유일의 성곽인 샤토 프롱트낙 호텔은 세인트로렌스 강이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우뚝 서 있어 퀘벡시티 어디에서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청동지붕과 붉은 벽돌로 지어진 중세 프랑스풍의 건물로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결정한 연합국 회의가 이곳에서 열렸고, 지금은 700여개의 객실로 꾸며진 고풍스런 호텔로 성업 중이다.

캐나다는 앵글로 색슨족(영국.미국.호주 등)들이 주류를 이루나, 퀘벡만은 프랑스계가 주 인구의 82%를 차지하고 프랑스어를 사용하고 있어 캐나다내의 프랑스다.

그리고 퀘백시티는 프랑스 문화가 가장 풍부하면서 역사가 깊고 볼거리가 많아 옛 시가지의 다운타운은 유네스코가 세계 보전지구로 지정할 만큼 거리 자체가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1534년 쟈끄 까르티에(Jacques Cartier)가 프랑스 왕의 명령으로 동양 가는 길을 찾아 나섰다가 우연히 퀘벡에 첫 발을 디디고 영토를 점령했음에도 이곳에 정착치 않고 프랑스로 되돌아간다.

당시 그는 1년에 6개월 이상의 혹독한 캐나다의 겨울 추위를 감당할 수 없어 퀘벡을 버렸으나, 그 후 평민출신 프랑스 탐험가 사뮈엘 드 샹플랭이 신대륙 최초의 프랑스 식민지 아카디아(Acadia)와 퀘벡을 건설해 뉴 프랑스의 기초를 다졌다.

이런 프랑스의 진출을 영국이 그냥 놔둘 일 없었다. 이때 영국은 대서양 연안을 중심으로 식민지를 넓혀가고, 점점 커가고 있는 프랑스와 영유권을 두고 맞붙는다.

하지만 프랑스가 식민지 전쟁에 지원을 안했던 반면, 식민지 쟁탈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영국은 이 전쟁에서 승리하고 1759년 퀘벡시에 이어 이듬해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이 개척해 일궈 논 몬트리올도 손에 넣었다.

이윽고 퀘벡은 영국의 한 주가 되었고, 이를 빼앗긴 프랑스는 막강한 세력을 확장해 가고 있는 영국이 미웠다.

그래서 미국 독립전쟁 때 영국을 땅에서 몰아내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인연으로 프랑스는 1884년 미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물로 ‘자유의 여신상’을 기증했다. (에펠탑을 설계한 에펠이 친구 어머니를 모델로 만들어 현지에선 여신이 아닌 여인상으로 불리고 있다)

퀘벡의 영토는 스페인, 포르투갈, 프랑스, 벨기에, 스위스, 독일을 모두 합한 면적과 맞먹는다.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광활한 삼림, 해양.광산.산업지대,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북극지방의 풍성한 자원 외에도 수많은 호수와 강들이 전 세계 담수 자원의 16%를 보유하고 있다.

젊은 연인들이 샤토 프롱트낙호텔과 세인트로렌스강을 바라보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기자

그리고 캐나다에서 가장 큰 이곳을 탐험가 샹플랭이 1608년 7월 첫발을 내 디딘지 올해가 410년, 여기를 영국이 점령하고 잽싸게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성벽(샤토 프롱트낙)이 오늘날 전 세계 관광객에게 인기 높은 명소가 돼 도시탄생 축제기간 매년 100만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그러나 프랑스는 이처럼 거대한 퀘벡을 잃었어도 천년동안 일궈 논 조상 덕에 관광수입으로 온 갓 부를 누리고 있어 오천년의 긴 역사를 가진 우리는 프랑스가 그저 부러울 뿐이다.

파리시청을 방문했을때 한 관계자의 입에서 “먼 동양국가와 자매결연이나 공식방문은 별로 환영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레 귀띔했다.

1912년부터 부차드부부가 빅토리아 섬의 황폐한 채석강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었다./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기자

인구는 6700만명인데 해마다 늘고 있는 외국 관광객들은 지난해 8500만명이 에펠탑과 베르사이유궁전, 루브르박물관에 줄을 섰는데 더는 아쉬울 게 없다는 얘기다.

세느강변이 한강과 비교됐다.

한강 폭(900~1200m)의 10분의 1 정도로 좁고 수질상태나 유람선 시설도 우리만 못한데, 우리말 안내 방송에 놀랐지만 한강 유람선에서 불어가 흘러 나왔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

63빌딩, 국회의사당 빼고는 굳이 설명할 것도 없지만 프랑스는 관광대국답게 승객수를 헤아려 많이 승선한 나라의 언어부터 꼼꼼히 안내하는 선심을 베푼다.

한반도는 캐나다의 45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나라지만 이제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를 부러워만 하지말고 관광 한국을 빛내려면 달라져야 한다.

지금 매스컴에서 잇슈가 되고있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과 북이 통일을 이뤄 핵 없는 평화 공존시대를 열어 간다면, 세계의 시선이 우리에게 모아지며 작지만 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세계만방에 떨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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