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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화제]‘난민복서’ 길태산, 코리안 드림의 종착지는 ‘세계챔피언’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최영민기자 송고시간 2018-06-22 14:51

카메룬 군부대서 탈출… 어렵사리 난민 지위 얻어 복싱 세계챔피언 꿈
카메룬 출신 '난민복서' 길태산./아시아뉴스통신=최영민 기자

카메룬 출신의 ‘난민복서’ 길태산(본명 장 두란델 에뚜빌?31)이 제2의 삶을 찾아 온 대한민국에서 세계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길태산은 카메룬 군인 출신이다. 그가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15년 경북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 참가했을 때였다. 당시 길태산은 함께 한국을 찾은 이흑산(압둘레이 아싼)과 함께 당시 카메룬 군부대의 가혹행위를 견디기 어려워 선수단을 탈출,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하기에 이른다.

천안에서 길태산을 지도하고 있는 최준규 관장(돌주먹체육관)은 “난민 신청을 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체류허가 시기를 놓쳐 외국인보호소에 수감되는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고 힘들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복잡한 사정 때문에 길태산은 운동선수에게는 치명적인 ‘강제적 휴식’을 경험하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11월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길태산은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됐다. 이후 본격적으로 최 관장과 함께 ‘세계챔피언’을 목표로 하드 트레이닝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 20일, 아직 한국말이 서툰 길태산을 대신해 최 관장은 “외국인보호소도 다녀오고, 여러 사정이 있어 운동을 1년 넘게 쉬다보니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이 시급했다”며 “이 과정에도 지도자나 선수 모두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비교적 만족스러운 단계에 까지 올라왔다”고 말했다.
 
카메룬 출신의 복싱선수 길태산(아래)이 같은 나라 출신 복싱선수 이흑산과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최영민 기자

타국에서 외로운 생활을 하는 길태산에게 친구이자 동료인 이흑산의 존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춘천에서 운동을 하는 이흑산이 종종 천안을 찾을 때면 이들 둘은 서로의 훈련 파트너가 돼 굵은 땀방울을 흘리기도 한다. 길태산도 “‘아싼’이 곁에 없으면 심심하고 운동도 열심히 안된다”고 말할 정도로 둘의 관계는 각별했다.

길태산이 최근 복싱 신인왕전 격인 ‘배틀로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이흑산은 어김없이 함께 해 기쁨을 나눴다.

신인왕전 우승으로 자신감이 가득한 길태산의 다음 목표는 한국 타이틀.
최준규 관장은 “다음 달 서울에서 한국 타이틀전을 가질 예정”이라면서 “이것을 시작으로 최종 목표인 세계챔피언을 향해 조금씩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태산 역시 “Champ is my final goal(챔피언이 나의 최종 목표)”라면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는 귀화한 외국인 스포츠선수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농구의 리카르도 라틀리프(미국), 귀화를 적극 추진 중인 육상의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케냐)가 대표적이다. 이들과 함께 길태산이 제2의 조국 대한민국에서 복싱선수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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