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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T 승무원의 근무 실태-③] SRT 승무원들 고충 토로...“차별대우 심해”

[서울=아시아뉴스통신] 김한나기자 송고시간 2018-08-17 15:28

숙소 화장실엔 악취와 곰팡이가…열악한 환경에 ‘몸살’
SRT 승무원들 모습./사진제공=제보자

최근 국내 유명 항공사들이 갑질 논란과 기내식 대란 등 각종 이슈들을 쏟아내며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갑질의 중심엔 회장님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있었다. 사내 직원들을 막 대하는 '회장님'의 자녀들부터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황제 대접을 받는 '회장님'까지. 총수들의 이같은 횡포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이는 양대 항공사 직원들의 거리 집회로 이어졌고, 직원들은 총수 일가의 갑질을 규탄하는 서로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갑질 사태의 이면에는 항공사 직원, 특히 승무원들의 감정노동 문제가 크다. 이는 항공업계 뿐만 아니라 철도업계도 마찬가지다. 얼마 전까지 KTX 승무원들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고용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이렇듯 승무원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개통 2주년을 맞은 SRT 승무원들의 근무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SRT 승무원들이 묵는 숙소./사진제공=제보자

턱없이 부족한 승무원 인력에 무리한 스케줄 강행
 
SRT 승무원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다. 열차 내 휴식 공간, 숙소 부족 등 승무원들을 위한 제대로된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근무로 인한 차별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국토교통 안전강화 원년의 해 ’취지에 맞게 철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도안전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기관사와 열차승무원이 함께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철도공사가 임의로 열차승무원을 안전담당 승무원과 안내 담당승무원으로 나누는 것은 철도안전법 체계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승무원들이 열차 안에서 하는 업무는 방송기기 및 영상 수신장치 점검, 열차 안 방송, 특실 음료 서비스, 정차역 및 종착역 승강문 개폐 및 발판 확인, 유실물 인계, 환자 구호, 테러 발생에 대비한 물품 점검 등이다.
 
현재 근무하는 SRT 승무원은 수서베이스 83명, 부산베이스 37명이다. 열차 한 대에는 기장과 객실장, 승무원 각각 한명씩 탑승해 열차 운행을 책임지고 있지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SRT의 승무원 A씨는 "끝없는 노동의 연속이다. 휴게시간만 짧아지고 있다"며 "'이번 달만 참고 고생하자' 했던 게 2년이 지났다. 부족한 인력에 승무원들만 죽어난다"고 털어놨다.
 
이어 "휴게 시간이 보장이 안될 뿐더러 무조건 밤 11시까지 스케줄을 잡아놓는다. 그럼 1~4시간 자고 승무 준비를 하러 나온다. 일정하게 쉬질 못한다"며 "하지만 객실장은 무조건 3시간 이상 쉬는 시간을 준다. 수서↔부산을 두번 왕복하면 하루에 열차를 네번 탄다. 한달에 6~7번, 많을 땐 8~9번을 이 스케줄로 근무한다. 때문에 동료들이 많이 그만 뒀다"고 강조했다.
 
또 A씨는 "KTX는 운행 중간에 청소하시는 아주머니가 타셔서 청소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승무원이 순회할 때마다 열차 안 모든 화장실을 청소한다. 바닥과 세면대는 물론 변기도 더러우면 닦는다"고 말했다.
 
다른 승무원 B씨는 매니저들이 먹었던 컵 닦기나 신문 접어놓기 등의 잡무도 휴게 시간에 시킨다고 주장했다. 대기 근무를 해도 결원이 발생하면 바로 승무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 있고, 그럼 쉬지도 못하고 바로 투입된다는 것이다.
 
그는 "동료가 한번은 허리 디스크로 병가를 낸다고 했더니 2주 이상은 안된다고 하면서 그 동료에게 ‘그만두라’고 했다. 승무원들의 건강 상태는 고려치 않는다"며 "출무 시간에 매일 휴게 시간과 수면시간을 적는데 일정하게 12시간으로 맞추라고 강요한다. 수면시간은 무조건 7시간으로 적으라고 시킨다"고 주장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승무를 한 승무원들은 서울로 돌아오기 전 부산에 마련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한다. 하지만 숙소의 사정도 열악하다. 숙소 안의 이불과 배개에서는 악취가 나며 방 천장은 뜯어져 있고, 화장실에는 곰팡이가 서려 있다. 이마저도 숙소가 부족해 안에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B씨는 "스케줄이 다 다른데 방이 부족하다 보니 승무원들 3~4명이 한방을 쓰기도 한다. 이마저도 객실장은 혼자 숙소를 사용한다"며 "숙소가 없으면 외부에서 쉬다가 다시 승무를 뛴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승객 케어가 안되면 안전적으로도 위험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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