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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가을운동회에서 바라본 국교생과 초등생이 다른 점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기자 송고시간 2018-10-20 10:22

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국장

가을하면 단풍, 낙엽, 파란 하늘 아래 펄럭이는 만국기와 운동회가 연상된다.
할머니도 손자 운동회에 김밥은 기본, 삶은 달걀에 줄줄이 실로 꿰맨 찐 밤 등 바리바리 싸들고 버스타고 갔던 그야말로 동네잔치였다.
바람도 좋고 햇살도 눈부시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즐거움이 묻어난다.

요즘은 가을운동회도 하나의 놀이문화로 사회자를 초청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재미있는 게임 위주로 교육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로 진행된다.
과거 가을운동회를 준비 하기위해 몇날 며칠을 방과 후에 연습하느라 힘들어 했던 베이비붐 세대들, 많이 달라진 어릴 적 운동회를 회상하며 추억 속으로 빠져보자.
지난 1996년 3월 1일, 국민학교에서 초등학교로 바뀌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국교생과 초등생을 비교해 본다.

그때 국교생은 장래희망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존경하는 인물은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을 꼽았으며, 선생님께 야단맞으면 교실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자 훌쩍거리며 울었다.

부모님의 가장 무서운 벌은 회초리 몇 대 맞고 달랑 팬티만 입은 채 밖으로 쫓겨나 동네 놀이터나 공터에서 온종일 놀다 해질 무렵 집에 들어와 시침 떼고 어머니의 가사 일을 돕는 척 여수 떨며 멋쩍어 했던 게 다였다.
그때는 채식을 주로 했으니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 짜장면이고 인형이나 플라스틱 로봇 장난감 선물이면 최고였다.
동무들과 모이면 땅따먹기, 자치기, 찜뽕, 딱지.구슬.팽이치기, 공기.고무줄 놀이가 전부였다.
그리고 어쩌다 놀던 동무들과 말다툼이 시작되면 주먹 쥐고 닭싸움하듯 한참을 서로 노려보다 어느 한쪽이 코피가 터지게 되면 싸움은 금방 끝난다. 그리고 다시 전보다 더 친해진다.

또 성교육 받을 기회가 없어 출생에 관한 궁금증을 풀지 못한 채, 다리 밑에서 주워 왔거나 아니면 엄마 배꼽에서 나온 줄로 알고는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 당시 선생님이 6.25를 주제로 표어를 하나씩 작성해 오라고 숙제를 내면 ‘무찌르자 공산당’, ‘간첩신고는 113’ 등이 고작이었으나, 지금 아이들은 ‘6.25는 무효다, 다 시 한번 붙어보자’라고 쓴단다.

국교생과 달리 초등생은 장래희망이 첫번째 공무원이고 건물주나 연예인이 되기를 희망한다.

치킨, 햄버거, 피자 등 주로 육식을 좋아하며 영어.암산.태권도.피아노학원 다니는데 지쳐있고 엄마 말 안 들으면 “너 오늘부터 컴퓨터 하지마!” 이 소리가 가장 무섭다.
휴대폰 들고 게임방에 드나들며, 트랜스포머(변신로봇. 영화)와 고딩. 왕따 놀이에 날 새는 줄 모른다.
또 슬라임(끈끈이)에 각종 비즈(구슬로 만든 공예품)들을 섞어 자신만의 모양과 스타일로 액괴(액체괴물)를 만들며 논다.

학교에선 선생(님자 빼고)말에 토 달고, 수업시간 선생 얼굴 그려 집에 가져가 벽에 붙인 뒤 표창 던지기 하고, 친구들과 싸울 때 ‘쨔샤’.‘씹새’를 거침없이 내뱉으며 코피 터져도 완전 KO 될 때까지 싸운단다.

집에서는 “엄마 나 제대로 낳은 거야, 아니면 제왕절개 했어” 성에 대해 알 꺼 다 안다.
불과 10년전 한 초등학교에서 포르노 따라하기 놀이가 유행처럼 번져 결국은 교내 집단 성폭력 사태로 큰 충격을 안겼다.
인터넷과 케이블TV 등에서 음란물을 접한 남학생들이 내용을 모방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 시점에 한 교사가 학생들이 성행위 흉내를 내는 것을 보고 놀라 상담에 나서면서 6학년생이 3∼5학년 남녀 학생들에게 성기를 만지게 하거나 동성 간 변태적 성행위를 강요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성폭행 피해 어린이가 후에 재미를 붙여 가해자가 된다는 점이다.
또 지하철 입구 가파른 계단에서 핸드폰으로 여성 치마 속을 찍으려다 들킨 사례도 있다.

하지만 더 큰 사회문제는 과거에 상상도 못했던 자살이다.
학교 공부도 싫은데 학원 다니느라 스트레스 받고 집단 따돌림, 성폭력, 구박, 편애, 신체장애 등의 이유로 꽃다운 목숨을 버리고 있다.
이처럼 겁 없고 대담하고 무서워지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이런 초등생들도 있다.
대구의 한 초교 5학년 어린이 3명이 하굣길 주택화재를 목격하고 불을 끄다 신발을 태워, 이 용감한 어린이들에게 교육감이 운동화를 선물한 일이 있다.
또 엘리베이터 안에서 건장한 청년 성 추행범을 태권도 실력으로 실컷 두둘겨 패 쫓아버린 여자 어린이는 정말 대단했다.

초등생 여러분!
부모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 보세요. 언젠가는 나도 부모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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