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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이어 간호조무사 투신 자살...다시 떠오른 '태움 문화'에 분노↑ "무슨 군대도 아니고"

[=아시아뉴스통신] 임선령기자 송고시간 2019-01-14 09:59

한 간호조무사가 동료들의 괴로힘으로 투신했다(사진=ⓒGetty Images Bank)

간호조무사 실습생과 간호사가 연이어 생을 마감해 태움 문화에 대한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 태움이란 선배간호사가 후배간호사를 길들이기 위해 행하는 온갖 인격적ㆍ육체적 가혹행위등 악질적 행동을 일컫는다.


지난 13일 전북 익산경찰서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30분경 익산시 모 아파트 9층에서 A 씨(28·여)가 떨어져 숨졌다. 지나던 시민이 발견해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때 A 씨는 숨을 거둔 상태였다.

A 씨는 A4용지 절반 정도의 메모지에 동료들의 괴롭힘으로 힘들었다며 일부 동료의 실명도 적혀 있었다.

경찰은 A 씨 유서와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A 씨가 실습했던 병원에서 동료들이 괴롭혔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에는 서울의료원 소속 간호사 B 씨가 서울 성북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 씨는 유서에 “우리 병원 사람들은 조문도 안 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해당 병원에서 B 씨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 

서울의료원 측은 이미 부원장을 비롯해 병원 측 인사 8명으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유족 측과 의료연대는 “병원 측의 말은 거짓말이고 가짜뉴스다 사고 후 병원장이 유족을 한번 찾아온 이후 아무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와 별개로 서울의료원과 서울시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태움 등 집단 괴롭힘 여부에 대한 자체적인 조사에 들어갔다.

 
병원에서 간호사 간의 괴롭힘을 태움이라고 한다(사진=ⓒGetty Images Bank)

서울시는 감사위원회를 통해 위원 4명을 서울의료원에 급파한 상태며 병원 차원에서도 부원장을 위원장으로 자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서울의료원은 태움 등의 의혹이 이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지만 유가족들을 비롯해 노동조합 등은 그의 유서와 문자,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이미 태움을 수면 위로 올려놓고 있다. 이에 여론도 태움 문화에 대한 비판과 지적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결국 태움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태움문화는 군대보다 더 가혹하다는 주장도 있다(사진=ⓒGetty Images Bank)

또한 서울 강남의 한 대학병원에 근무 중인 C(36)씨는 "남자간호사가 여자간호사보다 오히려 더 심하게 태움을 당한다"고 호소했다. 남성을 겨냥한 태움은 '남자간호사부터 잡아야 다른 간호사들이 말을 잘 듣는다'는 인식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남자간호사들은 병원 내 태움이 "군대 폭력보다 심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군대는 육체적 고통이 큰 대신 정신적 스트레스가 병원보다 덜하고, 공동생활을 하는 만큼 관계가 틀어져도 회복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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