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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울진 올 자연산 미역 생산량 저조 예상...해녀 구하기도 어려워 "이중고"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9-03-20 13:18

미역채취 적기에 해녀 등 전문인력 구하기 "전쟁"
"미역 생장기 겨울가뭄으로 강우량 부족이 원인"
지난 17일 전국의 대표적 해산물 브랜드인 ‘자연산 미역’의 주산지인 경북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 곡해마을에서 어촌계원들이 채취한 햇 미역을 계원별로 분배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경북 울진지역의 대표적 해산물 브랜드인 '울진자연산 미역' 채취철이 돌아오면서 울진 연안 해촌은 햇 미역 채취로 부산하다.

울진읍 온양리 '군발'마을은 지난달 28일 첫 햇 미역을 채취한데 이어 지난 7일과 16일 올들어 세 번째로 햇 미역을 채취했다.

울진군 내 31곳의 어촌계도 자신들이 관리하는 '미역짬'의 특성에 맞춰 미역채취를 위한 '잠녀(潛女;해녀)'의 작업 일정을 맞추는 등 햇미역 채취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올해 햇 미역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어촌계원들의 실망도 깊어지고 있다.

더구나 햇미역 채취 시기에 해녀 등 전문채취 인력 구하기도 만만치 않아 마을어장 어업인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올해 미역 작황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건조과정을 거친 지연산 미역의 소비자 가격이 일정부분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역 작황이 저조한데는 겨울가뭄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수산 전문가들은 자연산 미역의 생장 조건으로 해류의 성질을 결정하는 ‘바람’과 미역 등 해초의 생장을 돕는 영양류의 유입을 든다.
영양류의 유입은 특히 눈과 비 등 강수량에 의해 좌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 첫 햇미역을 채취한 '군발(곡해)' 마을의 김경종 어촌계장은 지난달 28일 첫 채취 이후 17일까지 3회에 걸쳐 햇미역을 채취했다며 지난해보다 작황이 훨씬 떨어진다고 말했다.

3회에 걸쳐 현재까지 ‘군발’어촌계가 채취한 햇미역 량은 약 3톤가량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상당히 저조한 생산량이다.

김 어촌계장은 "미역생장에는 강수량, 특히 눈이 많이 와야 한다며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 초 울진지역에 눈이 거의 오지 않아 작황이 저조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해 11월 이후 3월 현재까지 울진지역의 평균 강우량은 78.98mm로 집계됐다.

특히 이 기간 미역생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눈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지난해 울진지역의 고포, 나곡, 양정, 골장, 곡해, 산포, 덕신, 사동, 기성, 직산, 거일, 금음어촌계 등  31개소의 어촌계를 통해 생산된 자연산 미역은 총 647톤으로 집계됐다.

또 어획고는 26억1800여만원에 달한다.
 
자연산 미역 채취철을 맞아 지난달 28일 경북 울진군 울진읍 온양리 '군발' 어촌계가 올들어 첫 햇미역 채취에 나서면서 31곳의 지역 어촌계가 자연산 미역 채취에 분주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 '울진미역' 브랜드 육성위해 전문채취 인력 양성 등 실질적 대책 마련 절실

한편 미역 작황 저조 현상과 함께 햇미역 채취 철 해녀 등 전문채취 인력 수급 문제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해마다 미역철을 앞두고 울진지역 어촌계는 자연산 미역채취를 위한 '해녀' 작업 일정짜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햇미역 채취 기간에 해녀 등 전문 채취 작업원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햇미역의 생태적 특성 상 미역 채취는 2월 말부터 4월 초에 이르는 1개월 간 31곳의 어촌계별로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까닭에 이 기간 적기에 투입해야하는 해녀를 구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게 어촌계원의 고충이다.

현재 울진군에는 나잠어업권 허가를 득해 나잠어업에 종사하는 어업인은 63명이다.

그러나 이 중 대부분은 고령 등의 사유로 실제 작업에는 임하지 않는 어업인도 상당하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얘기이다.

이 때문에 각 어촌계별로 미역 채취 기간 해녀를 구하기 위해 흡사 경쟁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미역 채취 철 해녀 작업 일정 짜기 어려움 등 사정이 이렇다보니 1개월이라는 한정된 시간의 적기에 미역 채취 작업을 마쳐야 하는 어촌계에서는 궁여지책으로 ‘해녀복(슈트)’ 물갈퀴 등 장비를 어촌계별로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적기에 미역을 채취하기 위해서는 어촌계원들이 직접 해녀복을 입고 채취에 나서야 할 지경이라는 게 마을어장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울진군 수산과 관계자는 전문 나잠어업인이 아닌 일반 어촌계원에게 해녀복 등 안전장비를 지원하는 것은 안전사고 등의 사유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수산과 관계자는 "적기에 햇 미역 채취를 하지 못하는 마을어장 어촌계원들의 입장은 이해하나 전문 자격을 득하지 않은 어업인에게 장비를 지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같은 현실을 반영해 올해부터 관내 어촌계별로 '마을어장 미역채취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역 채취 철 해녀 인건비 지원 등의 방안은 항구적 해법이 아니라는 게 어업인들의 지적이다.

'자연산 미역'이 울진군의 중요 특산 브랜드로 육성되려면 전문채취 인력 등의 양성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제언한다.

지역사회 일각에서 해녀 등 전문 나잠어업인 육성을 위해 관내 전 어촌계가 참여하는 통합적인 사회적 기업 육성 등 울진군이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해법을 제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이다.

울진군은 어촌인구의 감소와 노령화로 미역채취 전문 인력부족과 어촌계의 해녀 인건비 부담  등을 해소해 사장되는 자연산 미역을 줄여 어촌계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사업비 7100만원(군비 5000, 자부담 2100)을 들여 올해부터 첫 시행에 들어갔다.

또 현재 울진군은 죽변수협과 후포수협을 통해 매 3년 마다 '마을어장 안전장비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울진군은 지난 2010년 나잠어업인 50명을 대상으로 151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안전장비를 지원한데 이어 2014년에 38명의 나잠어업인에게 1520만원을 지원했다.

또 2017년도에는 27명의 나잠어업인을 대상으로 1012만5000원을 지원했다.

예산 규모는 보조 70%와 자부담 3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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