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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10원의 가치를 모르는 세대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기자 송고시간 2019-04-13 11:48

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국장

휴대폰 필수, 신용카드 생활화, 화폐가치 하락 등으로 천덕꾸러기가 돼버린 10원짜리 동전이 이미 왕따 된 지 오래다.

한때는 공중전화 이용시 요긴하게 쓰였으나 이제는 거스름돈으로 받아 휴대하기 거추장스럽고 쓸데도 마땅치 않아 집 한 켠에 사장돼 잠자고 있다.
대형할인매장이나 운수업계, 금융기관에서는 없어서 알 될 화폐로 여전히 통화량은 줄어도 제조량은 늘고 있다.

농협의 한 여직원은 “고객들이 공공요금 납부 시 절상절사 할 수 없는 실정으로 들어오는 잔돈은 드물고 지출만 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집안에서 잠자고 있는 동전을 찾아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이웃 일본 1엔과 우리의 10원짜리 동전 크기와 가치는 비슷하나 쓰임새는 크게 다르다.
그들은 상거래 되는 모든 품목에 소비세 10%가 붙어 활발히 통용되며 검약정신이 강한 그들은 우리와 달리 1엔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

물건사고 동전으로 계산하는 소비자은 드물어도 거스름돈은 안 써도 챙기게 된다.(요즘은 유통현장에서 동전을 성금으로 내는 경우가 많다)
즉 다시 말해 주기는 어렵고 받기는 쉬운 10원짜리 동전에 울고 웃는 이야기를 해보자.

미국 스프릿항공사에서 뉴욕∼디트로이트간 항공료를 우리 돈으로 처 10원을 받아 전 세계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엄청난 광고비를 감안하면 광고비 안들이고 10원짜리 여행상품으로 몇십배의 자사 홍보효과를 얻었다니 기발한 착상이다.
승객입장에서 10원이 가져다주는 감격과 기쁨은 더할 나위 없었을 것이다.

국내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옥션에서 66년도 제조된 10원짜리 동전을 놀래 나자빠질 정도로 1억원에 내놔 한때 혹시나 이 동전 찾기에 난리도 아니었다.

과거 탁구공만한 눈깔사탕 1개가 10원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1963년 9월 15일 국내 최초로 출시된 삼양라면과 그때 시내버스 요금이 각각 10원이었다.

동전은 고가의 구리와 니켈 소재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화폐가치 보다 ‘돈 만드는 돈’이 더 든다.
한국은행이 ‘동전 없는 사회’를 2016년부터 추진하고 있으나 2017년 기준 주화 122억원 발행하는데 제조비용은 521억원이 투입됐다.

1966년부터 제조된 10원짜리 동전으로 현 세대가 할 수 있는 일은 컴퓨터 정전기 방지용, 석유난로 위에, 냉장고 냄새 제거용, 비뚤어진 농다리 받침 등에 쓰고 있다.
냄새 잡는 탈취제로 냉장고와 신발밑창에 깔고, 전자파 차단효과로 TV.모니터 옆에 두면 정전기 발생억제. 꽃병에 넣으면 구리와 물이 만나 음이온이 발생해 물이 빨리 썩는 것을 막아 꽃 시드는 시기가 늦춰진다고 한다.
또 장롱.책상 높낮이 다를 때 다리받침, 편지봉투 1장과 노란고무줄 2개 값, 스타킹 흘러내릴 때, 꼬막 쉽게 까기, 즉석복권 긁기, 스티커 떼고 남은 자국 긁어내기, 여행가서 분수대에 동전던지기 등등 갖가지 다른 용도에도 쓰이지만 10원을 업신여기다 큰 낭패를 당하기도 한다.

실제로 10원 때문에 2년형을 살게 된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있었다.
과거 예산군 대술∼신양간 버스요금이 110원할 때 한 40대 농군이 신양시장을 가기위해 대술면에서 차에 오르며 100원만 냈는데 차장은 아무 말 없이 그대로 받았다.

시장에서 볼일을 보고 왕대포로 거나해진 이 사람, 돌아오는 길에도 똑같은 100원을 주자 차장이 10원을 더 내라고 짜증을 부렸다.
그러자 “갈 때도 100원에 왔는데 무슨 10원을 더 내라고 해!” 목소리를 높였다. 차장이 돌아서며 혼잣말로 퉁명스럽게 “10원도 없는 주제에 버스는 왜 타”라고 했다.
이 소리를 듣고 화가 난 그는 떠밀리다 시피 차에서 내리며 길바닥에 있던 돌멩이를 집어 들었다. 곱지 않은 시선으로 노려보며 ‘오라이’하고 버스를 탕탕 치고 떠나려는 순간 차장 어깨를 내리쳐 결국 무임승차에 상해죄가 적용됐다. 10원 때문에….

‘절약이 최대의 수입이다’라는 외국 속담이 말해주듯 전 세계 부자들의 공통점은 10원도 아끼며 철저하게 소득보다 밑도는 소비수준으로 낭비 없는 절약을 실천한다.

일본 도쿄에 5층짜리 전자상가를 가지고 있는 사장의 일과는 화장실 청소와 건물주변 쓰레기 줍기다. 자신도 할 수 있는 힘들지 않은 일에 불필요한 노임을 아끼겠다는 심사다.
자수성가한 재벌들은 돈을 버는 것보다 최대한 아끼는데 머리를 쓰고 휴지 하나, 전구 한등, 물 한바가지 아끼며 그 많은 돈을 가지고 은행금리 0.01% 더 주는 곳을 찾아 매정하게 주거래 은행을 떠난다.

일본은 지난해 최저임금 1엔(10원) 인상을 놓고 노.사.정간 10시간 공방으로 밤샘진통 끝에 25엔에서 26엔으로 역대 최대 인상폭인 874엔(8850원)으로 시급을 올렸다.
우리는 노.사 충분한 협의 없이 뚝딱 시간급 8350원으로 결정했다.
미국은 7.25달러(8090원)로 2010년 이후 9년째 동결 상태다.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동원된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에서 받아야 할 보상금을 1엔당 2000원으로 계산한 우리 정부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졌다. 이는 국회가 2007년 12월 ‘태평양전쟁 전후 국외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피해자들이 일본에게서 받을 수 있었던 돈을 정부가 지급키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당시 일본 화폐 1엔을 2000원으로 따져 주겠다고 했지만, 유족은 1945년과 2005년 금의 가치가 14만배 차이나는 점을 볼 때 비현실적인 계산법이라고 거부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딸기의 90%가 일본품종이었으나 지금은 95%가 국산품종으로, 일본이 2005년부터 요구한 1묘당 10원씩 연간 30억원이 넘는 로열티를 챙겼지만 일부 재배농가는 “남의 나라 국권까지 훔친 나라의 씨앗 좀 무단 유포한 게 무슨 죄냐?”고 버티고 있다.

이처럼 작은 것도 그 수가 많으면 상상을 초월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지금부터라도 집안 구석구석 동전을 찾아내 새 통장에 예금해 보자. 세월이 흐르는 동안 어느덧 티끌처럼 모아져 큰 자산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1원 단위로 세금 금액이 정해지지만, 만약 이것을 반올림해 50원.100원 단위로 계산하면 그 액수는 상상이 안갈 것이다. 
이처럼 10원은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화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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