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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군, 비전 없는 해수탕 건립에 군비 120억 투입 ‘논란’

[광주전남=아시아뉴스통신] 조용호기자 송고시간 2019-04-24 12:50

고흥군청 전경./아시아뉴스통신 DB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고흥군이 다른 지자체에서 실패한 사업 등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흥군에 따르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양읍 녹동휴게소 마리안느ㆍ마가렛 봉사학교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대규모의 해수탕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비는 군비 120억원 가량이다.

해수탕은 녹동항 바닷물을 끌어와 남녀 목욕탕과 24시간 머물 수 있는 찜질방 등을 갖춘다. 군은 기본설계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착공해 2022년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주민들은 해수탕 관광은 사양산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관내에 이미 대기업에서 호텔과 놀이시설, 해수탕을 갖춘 대규모 리조트 공사를 하고 있어 민간업체와 경쟁하다 자칫 사업비만 날리고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전남 영광군이 2010년 197억원을 들여 만든 해수온천랜드가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고, 2014년 충남 금산군이 200억원으로 조성한 한방스파가 4년 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한 때 인기를 끌었던 구례군 산동온천지구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국내 온천관광 명소인 경남 창녕 부곡하와이는 운영 38년 만에 문을 닫았다.

군민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목욕탕 시설이 아닌 수영장 시설을 겸한 대형 다목적 스포츠 시설 건립을 제안하고 있다.

겨울철 동계 훈련에 학생들만 2000여명 찾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만큼 광양·하동군 처럼 운동부 방문 시 수영장과 체육관 무료 사용 등을 내걸고 지역 경제에 연결시키는 효과를 거둬야한다는 입장이다.

도양읍 주민들은 “재정자립도 최하위인 고흥군이 몇 년 안에 문을 닫게 될게 뻔한 목욕탕 사업에 거액의 혈세를 퍼붓는 것은 예산낭비 전형”이라며 “전국적으로 실패한 해수탕 사업 대신 다목적 스포츠센터나 노인운동 치유센터 등을 짓는 게 주민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재홍 도양읍번영회 지역개발위원장은 “산 밑에 해수탕을 만든다는 일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관광 환경에 전혀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며 “수영장이 갖춰진 스포츠센터로 보강해주라는 의견이 많은 만큼 번영회에서도 공식적으로 건의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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