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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가정의 달, 장밋빛 인생은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기자 송고시간 2019-05-15 11:11

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국장

계절의 여왕, 5월은 푸르구나∼.

넓은 꽃밭에 수 만송이 장미보다는 내 손안에 한 송이의 장미가 더 소중한 계절이다.

전국 어딜 가나 빨간색 덩굴장미가 주택가 주변 담장이나 울타리에 흐드러지게 그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다.

올해도 싱그러운 꽃 내음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들었건만 우리네 인생살이는 어떠한가?

20세기 인류의 가장 무서운 적은 에이즈였다.

그런데 어느새 무뎌지면서 포항 지진에 둔해지고 조류독감.구제역을 겨우 비켜서니 대형 산불이 세상을 놀래 키며 이재민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게다가 3고(유가,물가,환율)·3저(성장,고용,소비)로 경제의 앞날에 어둠을 드리우고 있어 민심을 상심케 한다.

하지만 이처럼 고단한 삶속에서도 누구나 장밋빛 인생을 꿈꾸며 산다.

인생의 황금기나 전성기를 구가하고, 가장 기억되는 멋진 순간들을 만들고 싶기 때문이다.

장미(薔薇)는 중국어로 담에 기대어 자라는 식물로 덩굴장미를 말하며 지구상에 200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비너스 신이 만들었다는 꽃 중에 꽃 장미는 외형상 자태뿐 아니라 향기 또한 으뜸으로 흔히 여성에 비유한다.

그리고 아름다움 이면에 순수한 마음을 상하게 하는 그 무엇이 장미의 가시에 숨어있다.

페르시아 전설에 옛날 연꽃이 화왕(花王)이었던 시절, 연꽃이 밤에 잠만 자고 다른 꽃들을 지켜주지 않아 꽃들이 신에게 호소했다.

그러자 신은 흰 장미를 만들어 가시를 무기로 주었다. 그런데 흰 장미의 아름다움에 끌린 나이팅게일 새가 가시에 찔려 죽으며 흘린 피로 붉은 장미가 생겨났다고 한다.

반면, 그리스 신화에서는 큐피드가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입맞춤을 하려는 순간 벌이 나와 큐피드의 입술을 쏘아 화가 난 어머니인 비너스가 벌들의 침을 장미 줄기에 붙여 이것이 가시가 됐다고 전한다.

서양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미는 아름다움의 상징이요, 그 유혹에 가까이 하려면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에도 빠져들게 하는 매혹을 가지고 있다.

이는 문학적인 표현방식이고 실제 건강에도 이로워 장미향은 밝고 유쾌한 기분을 갖게 해주는 신경안정의 효과가 있어 심신의 피로를 해소하고 활력을 주며 꽃잎을 차로 쓰거나 술을 담그면 술에 취하지 않아 숙취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꽃말은 ‘애정’ 또는 ‘행복한 사랑’으로 표현돼 동서양을 막론하고 결혼식용 부케로 장미는 여성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다.

또 ‘밀회(密會)의 비밀’도 담겨져 있어 로마신화에서 사랑의 신 쥬피터가 어머니의 로맨스를 누설치 말아 달라고 침묵의 신 히포크라테스에게 부탁하니 그 응답으로 장미를 보내왔다.

그 후 장미는 비밀을 지켜주는 꽃이 돼 로마시대 연회석 천장에 말조심하라는 표시로 장미를 조각했으며, 16세기 중엽 교회의 참회 실에는 장미를 걸었다고 한다.

장미는 대체로 잘 자라지만 바이러스병이나 해충.벌레가 많이 생겨 좋은 꽃을 피우려면 햇빛과 비료를 충분히 주어야 하고 특히 여름과 겨울에는 땅 표면을 비닐이나 짚으로 덮어 더위와 추위를 막아줘야 하는 까다로움이 있다.

그럼에도 아름다움의 극치로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아 예산군 예당국민관광지내 출렁다리 길목 산책로에 깔린 덩굴장미는 해를 거듭할수록 그 화려함을 더한다.

5월을 사랑하다 꽃이 된 장미가 만발한 지금, 통계상 부부싸움에다 이혼이 가장 많다는 6월에 부부사랑 행복 넘치는 장밋빛 인생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영국에서 1455년에 일어났던 장미전쟁은 흰 장미를 문장으로 하는 요크 왕가와 붉은 장미를 문장으로 한 랭커스터 왕가 사이에 30년 동안 벌어진 왕위 쟁탈전이다.

런던 수도 기사단이 신전에서 장미를 꺾은 것에서부터 시작된 전쟁으로 현재도 영국 왕실의 문장이고 국화(國花)다.

세기의 미인 클레오파트라는 장미향수, 장미목욕을 즐겼으며 연인인 안토니우스를 위해 연회 때 마룻바닥에 약 1m높이의 장미를 깔았다고 한다.

그런데 과연 장미는 예로부터 서양인들만 즐겨했을까?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아름다운 꽃으로 우선 떠올리는 것이 장미로 사랑을 고백할 때도 생일 선물에도 장미꽃이라면 항상 여심(女心)은 쉽게 녹아든다.

삼국사기에 홀연히 한 가인(佳人)이 붉은 얼굴과 옥 같은 이에 곱게 화장을 하고, 왕한테 “눈같이 흰 모래밭을 밟고, 거울같이 맑은 바다를 마주보며 유유자적하는 이름은 장미라고 합니다”라며 유혹했다고 쓰여 있다.

동유럽 조지아출신 화가 니코 프로스마니는 짝사랑한 프랑스 출신 배우 마가리타를 위해 전 재산을 털어 장미 100만 송이를 수레에 실어 보냈다는 일화도 있다.

장미를 받으면 기분이 좋은 이유는 장미 꽃 향기에는 여성 호르몬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향을 맡으면 자신이 섹시해 보이고 스트레스가 해소 된다고 한다.

따라서 남성들이 프로포즈할 때 다른 꽃보다는 장미꽃을 선물할 때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사랑의 명약으로 통한다.

이처럼 화려하고 향기 나는 인생의 전성기에 가장 기억하고 싶고 가장 추억하고 싶은 순간들을 되 뇌이며 자기스스로 만족하는 삶, 일상 속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사는 삶이 장밋빛 인생이 아닐까 여겨진다.

잠시 장미 한 송이 입에 물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 탱고 춤을 추는 상상을 해보자. 그러면 아름다움과 행복감이 나직이 스며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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