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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기자 송고시간 2019-06-05 13:20

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국장

오랜만 에 지인을 만나면 무엇보다 건강에 대한 인사를 가장 먼저 나눈다.

4절기 중 하절기(6∼8월)에 접어들면 특히 건강문제에 많은 신경이 쓰인다.

한때 술잔을 부딪치며 외쳤던 건배구호 “구구팔팔이삼사”, 말 그대로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일 앓고 3일째 죽는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업그레이드 된 새 버전으로 이삼일 앓는 것도 자식에게 부담주니 앓지도 말고 환락하게 죽자는 “구구팔팔복상사?”하거나, 아니면 아예 이삼일 앓다 일어나자는 “구구팔팔이삼일!”로 바뀌었다.
이게 바로 산전수전 다 겪은 흰머리 칼 한 올 한 올에서 묻어나는 세월이 총알 같아 나이 먹는 게 싫어진 60∼70대의 인생 부르짖음이다.

이처럼 99세까지 건강하게 살려면 반드시 ‘일십백천만’의 이론을 실천해야 한다.

하루 1가지 이상 좋은 일을 하고, 10번 이상 웃고, 100자 이상 쓰고, 1000자 이상 읽고, 1만보 이상 걸으면 된다.

장수비결이 있다면 누구나 솔깃하게 들리겠지만 그리 특별한 게 아니고 평범한 생활 속에서 잘 먹고 잘 자고 잘 소화하면 그만이지, 어떤 그 무엇을 먹고 행한다고 즉시 효과를 보는 비결은 없다.

돈을 잃은 것은 적게 잃은 것이고, 친구를 잃으면 크게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건강을 해치는 3가지 요인으로 해서는 안 되는 일, 해야 할 것을 안 하는 일, 하기는 하는데 제대로 안 하는 것들을 나름대로 설정해 지켜 나간다면 건강상 문제될게 없다고 본다.

그런데 여기 평상시 즐기는 음식 중 삶은 돼지고기와 두부가 최고라는 국내 100세 이상 노인 100명에게서 첫째 ‘욕을 해라’ 둘째 ‘운동을 삼가 해라’ 셋째 ‘사랑을 해라’는 아주 색다른 장수비결이 나왔다.

얼핏 이해가 안가는 얘기 같지만 이 노인들은 대부분 화가 나면 속에 담아두지 않고 큰소리로 욕을 해 즉시 풀고 웃는다는 버릇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에 욕 잘하는 노인들을 보면 건강이 넘쳐나 보인다.

다음은 특별하게 하는 운동은 없지만 새벽에 일어나 온 동네방네, 논.밭두렁을 종일 돌아다니는 데 몰래 측정기로 확인해 보니 만보가 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노인들 90세가 넘는 아내와 늘 손잡고 뽀뽀하며 산단다.

이처럼 금실 좋은 부부가 스킨십으로 함께 살다 어느 한쪽이 세상을 뜨면 거 이 1년 내 따라간다는 속설이 그냥 지어진 말은 아닌 듯싶다.

이렇게 사는 것이 2003년 후반부터 붐으로 일기 시작한 ‘웰빙’ 인생이라면, 2005년 국내 처음으로 한국죽음학회가 창립되면서 부터 사회적으로 죽음에 대한 진지한 담론이 되고 있는 ‘웰다잉’이 생겨나 2016년 1월 8일 법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건강하게 살기위해 노력하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죽음을 이해하고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니 개인의 삶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를 갖자는 것이다.

언젠가는 가족도 친구도 자신도 죽음을 맞이하지만 대부분 애써 이를 외면하거나 먼 훗날의 일로 생각하고 남의 일처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아직 살아있을 때, 갖가지 체험을 통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시간을 가져 좀 더 아름다운 생을 매듭짓자는 죽음에 대한 미학이 주목받고 있다.

죽음준비학교 지침서에는 노년의 어른들이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지, 남은 가족들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나야 할지, 무엇을 정리하고 남겨야 할지 등 제대로 된 이별을 돕는 프로그램이 담겨있다.

다시 말해 우리말 ‘참살이’로 번역되는 웰빙에 반대나 대립이 아닌 기여하는 의미로서 웰다잉에 대한 연구가 진지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웰빙이 유기농 음식, 규칙적 운동, 좋은 환경 등 다소 물질적인 부분을 강조했다면 웰다잉은 하나뿐인 생의 가치와 같은 정신적 의미의 행복한 죽음에 초점을 두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일간지 부음기사에서 직업별로 평균수명을 조사했더니 규칙적인 생활과 욕심 없이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산 종교인이 가장 오래 살았고 정치인, 연예인, 문학인, 예술인, 체육인 순으로 언론인이 가장 수명이 짧았다는데…

하지만 다 같이 마음만이라도 ‘구구팔팔이삼일’을 지향하며, 건강한 삶 웰빙으로 살아간다면 웰다잉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그야말로 멋진 인생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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