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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박남춘 인천시장,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

[인천=아시아뉴스통신] 조은애기자 송고시간 2019-08-15 23:21

박남춘 인천광역시장./아시아뉴스통신DB

[전문] 박남춘 인천시장,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사

존경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를 빛내주신 독립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은 일흔 네 번째 광복절입니다.
74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패망한 일본의 왕 히로히토가
라디오를 통해 떨리는 목소리로 읊조렸던 항복 선언을 들었습니다.

‘일찍이 교전을 계속했으나, 마침내 우리 민족의 멸망을 초래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문명마저도 위험에 놓이게 하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때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전쟁 책임’에 대한 언급이나 진정한 사과는 빠졌지만,
나라를 빼앗긴 36년 동안, 우리 민족이 꼭 듣고 싶던 말이었습니다.
가슴 졸이며 오매불망 기다리던 순간이었습니다.

온 겨레가 외치는 대한독립 만세의 함성이
전국 방방곡곡을 뒤덮었습니다.
우리가 이긴 것입니다.

조국의 승리와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 싸웠던
수많은 애국지사와 독립운동가 분들께
깊은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해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뜻깊은 해에 맞이하는 의미 있는 광복절입니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 일본이 자행하고 있는 비상식적인 경제 침략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을 빌미로
반도체 소재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행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를 수출심사 우대 대상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하며
부당한 경제 보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법적 판결을 정치·경제와 연결시킨 일본 정부의 행태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인 삼권분립에 어긋납니다.
국제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자유무역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일본 내부에서조차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명분도 부족해서 국제사회로부터 외면 받을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74년 전 오늘을 기억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무모하고 위태로운 행보를 멈춰야 합니다.
그간의 만행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와 배상을 해야 합니다.
상생과 공존의 길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위기를 이겨내면 기회가 됩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설 것이고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일본이 파고들었던 우리의 약점인
소재와 부품, 장비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일본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산업 저변을 넓히고,
제조업을 새롭게 일으킬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기술 독립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일본을 넘어서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이길 것입니다.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 3백만 인천시민과 5천만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돼 광복의 그 순간처럼 다시 이길 수 있습니다.

존경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인천시는 지난 1년 동안
차별이나 격차 없이 시민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넘어 동북아 평화협력의 중심 도시,
소통과 협치를 바탕으로 시민이 주인 되는 인천을 만들기 위해
300만 시민 여러분과 함께 한 걸음씩 걸어 왔습니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습니다.
크고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일어섰습니다.
다시 바른 길을 찾았습니다.

위기에 굴하지 않고
혁신을 거듭하며 더 새로워지고 더 강해졌습니다.
시민들에게 더 신뢰받는 인천시가 되기 위해
분골쇄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이 겪은 위기 속에서
시민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역량은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여러 어려움 속에서 함께 인내해주시고 동참해주셨습니다.
인천의 가능성을 더 밝게 열어주셨습니다.

75만명이 넘는 시민께서 인천e음 전자상품권을 이용해
인천 소상공인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도록 해주셨습니다.
시민들이 주요 예산 사업을 선정하는 ‘시민참여예산’ 사업을 비롯해
시민정책네트워크와 여러 협의회, 위원회를 통해
더 좋은 인천을 함께 열어 가는데 힘을 보태주시고 계십니다.
시민들께서 함께 해주시고, 지혜를 모아주신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인천시는 ‘인천을 살리고 시민공동체를 이어가는 일’에도 매진하겠습니다.
경제를 살려 민생 증진으로 이어가고
지역과 지역, 시민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가면서
‘살고 싶은 도시, 함께 만드는 인천’을 향해 더욱 속도를 내겠습니다.

부족했던 것은 혁신으로 이어가고,
칭찬받은 일은 더 새롭게 살려가겠습니다.
그것이 선현들께서 꿈꾸던
자랑스러운 인천의 미래라고 저는 믿습니다.

존경하는 인천시민 여러분.
지금 시청 전면에는
인천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이었던
죽산 조봉암 선생 서거 60주기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우리가 독립운동을 할 때 돈이 준비되어서 한 것도 아니고,
가능성이 있어서 한 것도 아니다.
옳은 일이기에, 또 아니하고서는 안 될 일이기에
목숨을 걸고 싸웠지 아니하냐.”라는 선생의 말씀은
오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아직 이루지 못한 진정한 독립을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것만 같습니다.

인천시는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와 함께
선생의 말씀과 연설을 모은 자료집을 발간할 계획입니다.
새얼문화재단을 중심으로 선생의 석상 건립 등
선생의 삶을 기리고 정신을 이어받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와 국가유공자를 기리고
그 후손을 예우하는 일은 몇 번을 강조해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인천시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보훈과를 신설했습니다.
유가족 여러분께 더욱 섬세하고 정중하게 예를 갖추겠습니다.

다시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께 추모의 마음을 올립니다. 
하늘에 계신 선열들께서 밝혀 주실 그 길을
시민 여러분과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외 기고는 본사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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