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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AI ⑫] KISTI, “양자 컴퓨터, 디지털 컴퓨터 병행 전략 필요”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기종기자 송고시간 2019-10-08 10:28

- 양자 컴퓨터, 투자 대비 실효성 확보와 틈새 전략 필요
- 해양·해저 자원 개발, 생명과학 시뮬레이션 분석 중심 개발
양자컴퓨터 연구개발과 관련해 국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연구실 연구팀(이상민 책임연구원, 이준 책임연구원, 박성욱 선임연구원, 정도범 선임연구원, 문희진 박사)./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현재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동굴 속에 살고 있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서 보듯이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이 단지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에 불과한지를 지금부터 통찰하고 ‘옥석(玉石)’을 구분해야 한다.

본지는 2019년 ‘양자·AI’ 연재를 통해 미래 산업혁명의 양축인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관련한 주도적인 활동을 소개해 꿈과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려보려고 한다.

최근 해외 언론에서는 구글 양자 컴퓨터가 현존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인 아이비엠(IBM) ‘서밋(Summit)’이 1만 년 걸릴 계산을 3분 만에 해결했다는 소식을 전해 양자 컴퓨터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양자 컴퓨터 연구개발과 관련해 국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했고 이와 관련해 정책연구실 이준 박사 등과 만나 양자 컴퓨터 개념, 국내외 최신의 정책과 기술동향, 향후 발전 방향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양자컴퓨터 관련 연구배경은?

▷ 세계 주요 선진국은 양자컴퓨터의 엄청난 기능과 영향력을 인식하고 해당 분야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막대한 연구개발 예산을 투자하는 국가적 차원의 양자컴퓨팅 연구개발 육성 정책을 수립하여 관련 R&D를 촉진하고 있다.

꿈의 컴퓨터라 불리는 양자컴퓨터는 양자원리로 구동되며 현행 컴퓨터가 안고 있는 제반 문제들을 손쉽게 해결할 수 있어 과학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양자역학 현상(중첩과 얽힘)을 이용하여 방대한 양의 정보를 동시 병렬 처리하며 연산소자의 증가에 따른 기하급수적 속도의 향상도 가능하게 된다.
 
이를 통해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가 풀 수 없던 문제들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우리 연구진은 양자컴퓨터 개발을 둘러싼 국내·외 동향을 살펴보고 양자컴퓨팅 시대의 도래에 대응하는 정부 및 출연연구기관의 역할과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 양자컴퓨터의 출현과정은?

▷ 오늘날 경제사회 구조가 복잡해지고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해결이 매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고,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의 한계로 인해 풀 수 없는 문제의 등장으로 새로운 해결의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 도래했다.

양자컴퓨터 시작의 역사를 보면 양자역학에 기반을 둔 논리연산법을 컴퓨터에 도입함으로써 기존 디지털 컴퓨터와는 구동 개념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이를 좀 더 살펴보면 1982년 미국 이론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Feynman 1982)은 양자 규모에서의 물리현상에 대한 이해를 위해 양자컴퓨터 개념을 최초로 제안했다.

또 1985년 영국 데이비드 도이치(Deutsch 1985)는 양자 알고리즘으로 양자 컴퓨터 구동 가능성을 증명하는 이론적 모델을 제시했다.

이후 1994년 미국 벨연구소 피터 쇼(Shor 1994)는 양자 컴퓨터를 이용한 암호해독 알고리즘 발표로 양자전산이 폭발적인 관심을 끌게 됐고 1997년 미국 아이비엠(IBM) 아이작 추앙은 2큐비트 양자컴퓨터를 처음 제작됐다.

이를 토대로 등장한 최초의 상용 양자컴퓨터는 2011년 캐나다 D-Wave Systems에서 출시한 128큐비트의 양자컴퓨터 D-Wave 1(아날로그 양자 어닐링 방식)이다.

그러나 일부 산학연에서는 어닐링 방식이 양자컴퓨터 개발 이전에도 존재하던 기술이고 이를 통해 구현된 양자컴퓨터의 사용 범위가 지극히 제한적이어서 범용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아날로그 양자 방식의 D-Wave를 양자컴퓨터로 인정하지 않고 디지털 게이트 방식의 구글(Google)을 양자컴퓨터로 인정하기도 한다.

- 양자컴퓨터 출현의 영향은?

▷ 양자컴퓨터의 출현은 기존 디지털 컴퓨터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한계인 반도체 집적회로 성능과 관련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무어의 법칙)에 따른 반도체 집적률 향상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이를 극복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으며 양자컴퓨터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또 양자컴퓨터는 획기적인 처리속도로 인하여 디지털 컴퓨터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인식되는 문제(암호해석, 분자계산화학 등)를 풀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난 1997년 Bennet 등에 의해 고전컴퓨터가 풀 수 없는 모든 문제를 양자 컴퓨터로 해결할 수 없음이 밝혀졌다.
 
이런 문제 인식에 따라 양자컴퓨터 보다 디지털 컴퓨터 활용이 더 효과적일 수가 있기 때문에 현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는 서로 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 국내외 양자컴퓨터 개발 동향은?

▷ 세계 주요 선진국은 양자컴퓨터의 엄청난 기능과 영향력을 의식하고 해당 분야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막대한 연구개발 예산을 투자하고 국가적 차원의 양자컴퓨팅 연구개발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IBM, Google 등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 유럽, 중국의 주요 기업들도 경쟁에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지난 2018년 양자 이니셔티브 법을 만들고 양자컴퓨팅 분야 연구개발(R&D) 전략투자에 대한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또 영국, 중국, 일본 등은 양자컴퓨터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정책을 추진하여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및 사업화 지원 등을 국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양자컴퓨터가 미래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양자컴퓨터 분야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양자컴퓨팅 핵심원천기술 확보 및 국내 연구 생태계 조성 추진을 선언하고 2023년까지 5년간 총 445억원(2019년 6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회 차원의 양자정보 특별법 제정,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학계 중심으로 양자컴퓨터 기술개발에 대한 활동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연구실 이준 책임연구원은 양자컴퓨터 연구개발과 관련해 국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 연구보고서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가능성은?

▷양자컴퓨터와 관련해 상용화 가능성은 현재 국외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개발 상황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아이비엠(IBM)은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서 가장 앞선 기업으로 지난 1997년 아이작 추앙이 2비트 양자컴퓨터를 최초로 개발한 이래 양자컴퓨터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세계 12개 기관과 양자컴퓨터 개발에 대한 공동연구 계획을 발표한 이후 양자컴퓨터 개발 이니셔티브를 ‘IBM Q’라 명명하고 연구 대학들 내부에 기술 개발 허브를 설립할 예정이다.

또 2019년 CES(Consumers Electronics Shows)에서 상용 양자컴퓨터 IBM Q System One(20 큐비트)을 출시했다.

구글(Google)은 지난 2009년 D-Wave 시스템 도입으로 양자컴퓨터 연구를 시작한 이래 지난 2014년부터 차별화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양자컴퓨터 분야의 후발주자에서 탈피해 여러 경쟁자를 따라잡고 있으며 지난 2018년 IBM의 50 큐비트를 넘어서고 양자 게이트 방식(디지털 방식) 중 지금까지 발표된 최고 큐비트의 양자 프로세서임 72 큐비트의 양자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이 프로세서는 아날로그 방식의 단점을 디지털 기술로 보완하고 범용 양자컴퓨터로 활용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양자컴퓨터(디지털-단열 양자컴퓨터, Digital-Adiabatic QC)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양자컴퓨터를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해 제공할 계획이며, 이는 동일한 방식으로 양자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IBM 전략과 유사하다.

또 캐나다의 양자컴퓨터 벤처기업인 ‘디웨이브 시스템즈(D-Wave Systems)’는 지난 1999년 캐나다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양자컴퓨팅 개발을 표방한 최초의 기업이자 최초의 양자컴퓨터 상용화 기업이다.

특히 지난 2007년 양자컴퓨터 시연에 이어 2011년 세계 최초로 128 큐비트의 상용 양자컴퓨터 ‘D-Wave 1’을 개발하고 양산을 시작해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D-Wave 1’ 출시 당시에 진정한 의미의 양자컴퓨터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나 Google과 NASA의 실험으로 특정 문제에 대해 약 1억배 이상의 처리속도 향상을 확인했다.

또 지난 2013년에는 512 큐비트의 ‘D-Wave 2’를 개발했고 2015년에 1000+ 큐비트의 ‘D-Wave 2X’시스템을, 2017년에 2000+ 큐비트의 ‘D-Wave 2000 Q’를 개발했다.

현재 핵심 파트너인 록히드 마틴(Lockheed Martin)을 비롯해 연구소, 기업, 대학 등에서 D-Wave Systems의 양자컴퓨터를 사용해 다양한 활용성을 연구하고 있다.

- 양자컴퓨터의 기대와 전망은?

▷ 양자컴퓨터는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를 뛰어넘는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현대 사회의 다양한 난제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양자컴퓨터는 과거 컴퓨터의 발명이 과학기술에 불러온 변화 보다 더욱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인공지능(AI), 양자정보기술(quantum information technology), 양자소재계측 등 21세기 첨단 과학기술에 힘입어 더욱 가속화될 것이며 앞으로 10년 내에 실현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선 인공지능 분야는 양자컴퓨터 기술을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적용하여 계산 오차를 줄이고 기존 컴퓨터에서 보다 더욱 빠르게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응용연구 분야가 출범했다.

또 신산업 분야인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의 급증으로 인해 기존 컴퓨터에 비해 월등한 연산속도를 갖춘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려는 기업 수요(금융, 위기관리 등), 운송(최적 물류 관리), 교통(최적화), 정보통신(인공지능 등) 분야가 증가 추세이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들을 기반으로 한 양자연산법을 컴퓨터에 도입해 처리 능력에서 큰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적정시간 내에 계산할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한 해결 대안으로 기대되며 현대사회의 다양한 난제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해결이 가능하다.

또 양자컴퓨터는 특정 문제에 대해 미래의 슈퍼컴퓨터들 중 가장 성능이 뛰어난 것조차도 능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향후 연구과제는?

▷ 양자컴퓨터 개발은 아직 태동기로 볼 수 있다.

특히 연산 능력 확장을 위한 큐비트 수 확대 및 오류 보정, 연산 중에 양자(큐비트)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주변 환경을 제어(극저온 상태 유지 포함)하는 문제, 양자통신과 융합을 통한 양자컴퓨팅 네트워크 구현 문제 등 문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양자컴퓨터 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원을 들여 어렵게 양자컴퓨터를 완성해도 응용분야를 발굴·확장하고 유용성을 밝혀내지 않으면 활용가능성이 없어서 사장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 양자정보기술, 양자소자·계측 등 21세기 첨단 과학기술에 힘입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으며 향후 10년 이내에 상용화가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자컴퓨터가 불러올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세계 주요국은 양자컴퓨터 개발에 대한 육성 정책 수립과 전략적 R&D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가 양자컴퓨터의 연구개발 육성은 국가적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는 실효성 높은 양자컴퓨터 커뮤니티를 조성하여 장기 투자계획에 따른 연구개발 및 상품화 전략 수립하는 등의 포괄적 양자컴퓨터 사업 육성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영국의 사례와 같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의 발굴과 기술 지원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며 범용형보다 특수 목적형 연구개발에 전력투구를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양자컴퓨터 연구개발과 관련해 국가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연구보고서를 발간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책연구실 이상민·이준 책임연구원./아시아뉴스통신=이기종 기자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 양자 컴퓨터 연구개발은 몇 년 전부터 촉발되고 있고 이와 관련해 현재는 빠르고 늦고 차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가 분석하고 있는 과제 중에서 해양·해저 분야의 자원을 분석하는 것과 생명과학 분야에서 단백질의 분자 시뮬레이션을 분석하는 것 등 양자 컴퓨터가 필요한 분야가 있을 것이다.

또한 양자 컴퓨터가 상용화가 되더라도 현재 쓰고 있는 슈퍼 컴퓨터(디지털 컴퓨터)의 활용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연구개발 분야의 특성에 따라 슈퍼 컴퓨터와 양자 컴퓨터를 적절히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을 다하려는 정책보다는 투자 대비 실효성을 가져올 수 있고 해외 주요 선도적 기업이 아직 주목하지 않는 틈새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 보다 유효할 것으로 예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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