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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이 뚫렸다. 군(軍) 경계태세 믿어도 되나?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광희기자 송고시간 2020-05-25 17:02

아시아뉴스통신 대전세종충남본사 대표이사
[아시아뉴스통신=이광희 기자] “전투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있어도 경계에 실패한 군인은 용서할 수 없다.”

군인이라고 모든 전투에서 승리할 수는 없다. 전투에서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그랬다. 이 또한 교훈이다. 그러기에 전투에 실패해도 용서될 수 있는 거다.

하지만 경계에 실패하면 용서가 안 된다. 그것은 게으름이다. 지휘관의 무능 탓이기에 그렇다. 옛날 전장에서 이런 일이 있다면 당장 목이 날아갔다.

다른 병사들의 경계심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지휘관의 게으름과 무능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도 그랬다. 역사적으로 이렇게 해서 목이 날아간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경계는 적의 침투를 막는 일이다. 적진에 들어가는 게 아니다. 내 땅을 지키는 거다. 두 눈을 부릅뜨고 밤을 새워 경계선을 지키는 것이다. 

군 생활을 할 때 최전방 백골부대 DMZ 내에서 경계를 선적이 있다. 한잠도 자지 않고 날밤을 새웠다. 눈알이 발갛도록 어둠을 뚫고 적정을 살폈다.

최전방에서 이런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55마일 휴전선을 지키는 초병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365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전 국민이 편히 잠을 자는 것도 그들의 노고 탓이다. 

군이 지키는 경계선은 휴전선만 있는 게 아니다. 3면을 둘러싼 바다도 경계지점이다. 적의 침투는 바다라고 예외일 수 없다. 그래서 해안선을 지키는 군이 있다. 지역마다 방위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서해안이 뚫렸다. 그 지점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일포리 해변이다. 그곳에서 소형보트가 발견됐다. 23일 오전 11시쯤이다. 군이 발견한 것이 아니다. 마을 주민이 발견해서 군에 신고했다. 현장을 조사한 해경은 누군가가 밀입국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이 밀입국으로 판단하는 것은 다른 게 아니다. 원거리 항해에 필요한 항해·통신장비가 없다는 점이다. 또 중국어가 적힌 옷가지와 낚시도구, 음료수, 빵 등이 발견됐다는 점도 근거로 삼았다.

길이 4m, 폭 1.5m, 1.5t급 레저용 모터보트라는 점도 판단의 근거가 됐다. 6개의 좌석이 있어 6명이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이 확보한  CCTV 영상 5월21일 자에는 보트 주변에 6명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했다. 인근 마을도로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촬영됐다.

게다가 이 보트는 국내에서 판매된 게 아님이 확인됐다. 또 선체 일련번호가 없었다. 보트 동력으로 사용 중인 일본산 엔진도 국내에 유통된 제품이 아니다.

이런 여러 가지로 미루어 침투에 사용된 장비로 보지 않고 있다. 그 곳에 탄 이들이 밀 입국자 일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정말 이들이 해경의 분석처럼 단순한 밀입국자 들일까. 중국어가 적힌 옷가지가 있다고 중국인이 보트에 탔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낚시도구나 음료수, 빵 등이 중국제라고 중국 밀입국자일까. 레저용 모터보트를 적이 타고 들어오면 안 된다는 보장이 있는가. 

게다가 주민들은 이 보트가 지난 20일부터 그곳에 있었다고 진술한다. 도대체 언제 보트가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 군의 경계가 잘 됐다고 볼 수 있을까.

아직 보트에 탔던 이들의 신분이 노출되지 않고 있다. 평화로운 시점에 무장 괴한일 것이라고 는 믿지 않는다. 적의 침투가 이루어졌다고는 더더욱 믿고 싶지 않다.

하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적은 항상 허점을 노린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서해안 보트 발견은 위중한 일이다.

만약 밀 입국자들이 적이라면 심각하다. 사회적 혼란이 크게 우려된다. 더 많은 걸 노릴 수도 있다.
 
물론 합동참모본부는 소형 보트의 “대공 용의점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했다. 군과 해경이 충분히 들여다볼게다. 

하지만 어찌 믿음이 가지 않는다. 21세기 최첨단 장비를 장착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최일선이 이렇게 뚫렸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

해안 레이더기지에서 모터보트가 적발되지 않았다는 것도 의문이다. 길이 4m의 보트가 들어왔는데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았다는 건가. 추정컨대 이는 게으름의 소치다. 지휘관의 무능도 한 몫 했을 게다. 느슨한 안보의식도 요인일 게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이런 사태에 대한 정부의 태도다. 관심조차 없어 보인다. 이미 그들이 중국의 밀 입국자들 이라고 단정 짓는 분위기다.

어떤 흔적도 없는데 그렇게 믿고 있는 눈치다. 호들갑을 떨 필요야 없다. 그래도 위중하게 살펴봐야 할 일 아닌가. 정말 모를 일이다.
 
우리 군은 전체 예산의 10%를 사용하고 있다. 무려 50조원에 달한다. 이렇게 많은 돈을 국방예산에 투입하고 있다.

그런데도 서해안을 통해 의문의 요트가 들어왔다. 그들이 적인지 밀입국자인지도 모르고 있다. 누가 들어왔는지 나갔는지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걱정할 일이 아닌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말이 있다. 고대 로마의 전략가 베게티우스의 말이다. 이 말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평화로울수록 전쟁을 대비해야 한다. 평화를 지키려면 전쟁에 버금하는 준비를 해야 한다. 맑은 날에 비 오는 날을 대비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둑은 큰비에만 무너지는 게 아니다. 바늘구멍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철통같은 방어체제의 구축은 평화시기일수록 더욱 철저해야 하지 않겠는가? 
2kwang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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