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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언약장로교회 유승원 목사 "우리 조금만 더 참읍시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6-06 00:00

시카고 언약장로교회 담임 유승원 목사.(사진제공=언약장로교회)


<약 1:1-27>

지금 같은 때 여차하면 자꾸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백인우월주의에도 피해자라고 하면서 더 약한 사람들에게는 무자비하게 고압적인 모순적인 사람들 모습에도.

이런 와중에 닳고 닳은 논리로 관념적 잔소리를 오히려 호소할 곳 없게끔 인종 편견 서열의 더 아래 놓여있는 한인들에게 표출하며 자신의 정의로움을 내세우는데 급급한 어떤 현학자들에게도. 

이 혼란 속에서 심적으로 안정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도.

그런 가운데 오늘 말씀에서 저에게 부각되어 들려오는 개념이 있습니다. 

"인내"

“2내 형제들아 너희가 여러 가지 시험을 당하거든 온전히 기쁘게 여기라. 3이는 너희 믿음의 시련이 인내를 만들어 내는 줄 너희가 앎이라. 4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2-4). “시험을 참는 자는 복이 있나니 이는 시련을 견디어 낸 자가 주께서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에게 약속하신 생명의 면류관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라”(약 1:12). 

“19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너희가 알지니 사람마다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며 성내기도 더디 하라.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함이라”(약 1:19-20). 

“누구든지 스스로 경건하다 생각하며 자기 혀를 재갈 물리지 아니하고 자기 마음을 속이면 이 사람의 경건은 헛것이라”(약 1:26). 

인내와 오래 참음이 필요함을 새삼 마음에 새깁니다.

교단 책임을 맡고 있을 때 총회 방문 차 갔던 일본을 떠나오면서 재일교포 3세 한인 목사님 몇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어가 주 언어이고 한국어는 이런 저런 방법으로 익혀서 그런대로 잘 하지만 이해와 표현이 어려울 때가 많았습니다. 

미국 같으면 태어나면서 시민권자가 되기 때문에 3세라면 당연히 미국 시민의 권리를 누립니다. 그러나 일본의 배타적인 재일 외국인 정책 때문에 이들은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를 선택하는 절차를 밟지 않는 한 3대가 그곳에서 살았으나 여전히 외국인입니다. 

그렇다고 3대째 남의 나라에서 ‘교포’로 분류되어 있는 이들을 한국이 자국민 취급을 하여 제대로 신경 써 보호해 주지도 않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당시 40대의 재일 3세 목사들인 이분들은 전부 의도적으로 귀화를 하지 않고 불안한 ‘외국인’ 신분으로 목회를 하고 있었습니다. 

불이익을 당하면서 살고 있는 재일교포들을 염두에 두면서 소명의 길을 선택한 재일 차세대 한인 목회자들에게 일종의 전통과 같은 자발적 고난의 자존심이었습니다. 

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분들이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고맙고 대견하지만, 괜히 미안하며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이들 중 한 분이 저와 함께 나고야 고성(古城)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전국시대 말의 3대 영웅으로 불리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세 장군의 사진을 한데 전시한 곳에서, 자기가 어렸을 때부터 배워 불렀던 동요 가사를 말해주었습니다. 

이 세 장군이 울지 않는 예쁜 새를 놓고 반응한 방법입니다. 노부나가는 울지 않아 필요 없다고 단칼에 죽여버렸습니다. 히데요시는 강제로 울게 만들었습니다.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고 합니다. 

물론 전국시대를 종식, 일본을 통일하고 그후 260년간 이어지는 왕국을 연 것은 도쿠가와 이에야스였습니다. 우리에게는 늘 기분 좋지 않은 이 사람들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포인트 하나를 배웁니다.

오늘, 이 이야기를 해주던 그 3세 목사님의 인고(忍苦)의 소망을 추억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결실을 위해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인내입니다. 

인내는 사랑입니다(고전 13:4-7). 
인내는 믿음과 소망입니다(히 6:12-15). 

그래서 인내는 최선의 정책입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루매 거두리라”(갈 6:9). 

인내는 좋은 정책일 뿐 아니라 없어서는 안 되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 조금만 더 참읍시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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