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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결백’ 홍경, 순백의 도화지 같은 배우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위수정기자 송고시간 2020-07-04 13:22

홍경.(제공=키다리이엔티, 제이와이드 컴퍼니)


[아시아뉴스통신=위수정 기자] 영화 ‘결백’은 평범한 시골 농가의 장례식장에서 농약을 탄 막걸리를 마신 마을 주민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으로 시작된다. 살인사건 용의자로 급성 치매에 빠진 ‘화자’(배종옥 분)이 현장에서 체포되면서 대형로펌의 변호사인 ‘정인’(신혜선 분)이 엄마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무죄 입증 추적극으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끌어간다.
 
영화 ‘결백’에 첫 상업 영화 도전은 신혜선 뿐만 아니라 홍경도 있다. 그는 스물여섯 살의 청년이지만 열 살 아이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자폐성 장애를 가진 인물로 연기했으며, 영화 ‘결백’을 본 사람이라면 홍경이 누구인지 한 번쯤은 검색해봤을 거라고 자부할 만큼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줬다.
 
홍경.(제공=키다리이엔티, 제이와이드 컴퍼니)

홍경은 오디션을 통해 영화 ‘결백’에 함께 하게 됐다. 학교 정문을 통과하던 중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은 홍경은 현기증이 들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리고 합격의 기쁨보다는 첫 상업 영화에 대한 부담감이 함께 들었다고 무거운 마음도 함께 전했다.
 
“캐스팅이 막바지에 돼서 한 달도 안 되어 대본 리딩과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자폐 성향을 가진 아이를 연기해야 해서 복지관과 특수학교를 찾아가서 공부했죠. 짧은 시간이었지만 연기에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진심으로 알아가려고 했어요”
 
홍경은 자폐아들을 관찰하면서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더라. 오히려 그들은 더 섬세하고 순수했다”며 “그들의 흐름을 읽어서 한순간 한순간을 연기해야 했기에 한 신이라고 쉬운 장면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홍경.(제공=키다리이엔티)

 
영화 ‘결백’은 무죄 입증 추적극으로 누가 막걸리에 농약을 탄 범인인지 밝히는 극으로 영화를 보다 보면 여러 인물들을 의심하게 된다. 그중에 화자의 아들로 나오는 정수가 의심을 받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저를 의심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큰 드라마의 줄기를 따라가면서 보시는 분들도 계시고, 범인이 누굴까 계속 추리하고 의심하면서 보는 분들도 계셔서 재미있는 거 같아요”라고 스포일러를 차단하는 대답을 전했다.

홍경은 배종옥, 신혜선 등의 선배와의 연기에서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다. 법정에서의 장면은 홍경이 주가 되는 부분이 아니지만 카메라 앵글에 있는 정수를 위해 어떤 행동을 연기할지 의견을 내 반영이 되었다.
 
선배 배우들의 조언이 있었냐는 질문에 오히려 신인인 홍경이 긴장할까 봐 직접적인 조언을 해주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배종옥 선배님은 저의 어머니로 나오셨고, 늘 열린 자세로 리허설을 맞춰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촬영이 끝나고 배우로서 해주신 말씀은 꾸준하게 작품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하시더라고요. 꾸준히 하면서 작은 습관을 만들어나가는 게 좋다고 하시니 앞으로 꾸준히 작품을 하고 싶어요”라며 소망을 드러냈다.
 
홍경.(제공=키다리이엔티, 제이와이드 컴퍼니)

 
영화 ‘결백’속에 정수는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주변을 찍고 다닌다. 정수의 카메라가 결정적인 증거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보는 재미도 있는 터, 정수는 왜 카메라를 찍게 되었을까.

“정수가 카메라에 빠져있는 거 같아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니까 장례식장에서 추시장이랑 아저씨들이 들어올 때도 카메라로 그들을 담고 싶어 하죠. 영화적인 소모품이나 증거물로 보일 수 있지만 평소에 엄마와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아이인 거 같아요. 정수가 사는 곳은 시골이라 마땅히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것도 없고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니 카메라가 정수의 친구인 거죠”
 
홍경은 ‘결백’을 찾아주는 관객들에게 감사와 당부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어려운 시국에 그동안 답답하셨을 텐데 영화관에서 방역도 잘하고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니까. 앞으로 오게 되실 관객들도 마스크 잘 착용하시고 재미있게 영화 보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사회가 재가동을 하려고 하는데, 아직 조심해야 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지만, 우리 모두 조심하면서 한 분 한 분 일상으로 돌아가게 된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홍경.(제공=키다리이엔티, 제이와이드 컴퍼니)

홍경은 인터뷰 내내 단어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본인의 생각을 담아 전달하며, 혹시나 자폐아를 연기하고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에게 상처가 되는 발언을 하지 않을까 조심했다. 연기로 끝나는 것이 아닌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했던 홍경의 마음이 전달된 순간이었다.
 
‘도화지 같은 배우’라는 단어를 종종 쓰지만 ‘순백의 도화지 같은 배우’를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순간이었다. 이런 배우를 상업영화 첫 데뷔작에 만나서 영광이었다. 앞으로 홍경의 차기작을 유심히 보고 싶어지는 마음을 가지고 인터뷰를 마쳤다.
 
영화 ‘결백’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절찬 상영 중이다.
 

entpr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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