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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숨갤러리 황용운 대표

[서울=아시아뉴스통신] 특별취재팀 송고시간 2014-12-18 23:17

세계최초 한지포토갤러리 지숨(zisu:m)
김태연 기자가 만난사람
 황용운 대표 모습.(사진제공=이코노미뷰)

 전주 한옥마을에는 꼭 가봐야 할 갤러리가 있다. 한지로 사진을 담아 주는 한지포토문화공간 지숨이다.


 종이가 숨 쉰다는 뜻의 '지숨'. 지숨 갤러리는 황용운 대표가 운영하는 벤처기업으로 전통한지에 어떠한 첨가물도 섞지 않고 사진을 인화하는 기술을 3년간의 연구 끝에 세계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가는 종이, 우리의 전통 한지에 사진이 입혀지고 나니 고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살아 숨 쉬는 듯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기를 반복하는 동안 한 가지에서 웃음을 머금은 꽃이 피듯이 황용운 대표의 거듭된 노력 끝에 한지를 재탄생 시킨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 종이 한지를 쓰지 않아요" 한지를 써 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 사실 한지를 찾는 사람은 이제 보기 힘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지숨갤러리 황용운 대표는 한지로 돈을 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국가 지원이나 보조금으로 겨우 그 명맥을 이어 가고는 있으나 우리 국민들이 한지의 생활화에 무감각하기 때문에 지금 한국시장에서 한지 산업은 죽었다고 까지 말한다. 소비가 되지 않으니 적게 만들고, 수요 공급에 의해 가격은 계속 오르다 보니 수입 한지가 80% 정도라고 분석했다.


 반면 천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한지의 특징을 높이 평가한 유럽은 중요한 문서를 기록할 때 한지를 사용해 보존을 한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는가?


 작품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한지위의 사진, 한지의 세계화를 꿈꾸다


 황용운 대표는 신학교를 졸업한 후 30년간 목회를 해왔고 지금도 목회자의 삶을 산다.


 "목회자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입니다. 설교를 통해 진리를 선포하고 위로와 평안을 나누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이지요. 그런데 사진도 설교와 같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습니다. 사진도 설교처럼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가 작업하는 한지에 사진을 입히는 기술은 예상보다 더 완벽했다. 일반 인화지에서 표현할 수 없는 독특한 질감, 부드러움과 우아함 그 이상의 퀄리티, 특히 그림처럼 나오는 회화성은 어떤 인쇄물도 따라할 수 없는 따뜻한 감성까지 선사해준다.


 작년 '제 2회 대한민국 사진축전'에 초대를 받아 한지 사진을 전시한 이후 1년 동안 해외 전시회 및 초대전을 다니며 한지의 세계화에 큰 공을 세웠다.


 최근 전주에서 열린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전북지역 6개 우수 기업의 하나로 초청받아 차린 전시 부스에서 황용운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3년 전 대통령 후보 시절 어느 행사장에서 찍힌 모습이 담겨 있는 한지 포토를 직접 선물했다.


 매끄럽지 않은 사진을 만져보던 박 대통령은 "질감이 독특하다. 참 감사하다"고 놀랍다는 표정으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황용운 대표에게 사진이 어떻게 한지에 인쇄가 가능한지, 시장 가능성이 있는지 관심 있게 물어보았고 이에 황 대표는 "한지에 물이나 잉크가 닿으면 번지지만 최첨단 디지털 방식을 도입해 인쇄에 성공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사진을 직접 만져보며 "세계시장에 나가 한지문화를 꽃피워주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 일로 신문에 보도돼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았고,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 됐다.


 한지와 사진의 만남./아시아뉴스통신DB

 ◆행복한 꿈, 한지와 사진의 만남


 일반적인 카메라 앵글에 잡히지 않는 소외되고 소소한 것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는 황용운 대표. "목회자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삶의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목회자는 말이든 글이든 사진이든 복음을 전파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사진이라는 도구로 풀어내고 있을 뿐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아름답고 행복한 장면을 부지런히 포착해서 일반화 시키고 공유하고 싶다는 황용운 대표의 말 속에서 신앙인으로서의 깊은 성찰이 느껴졌다. 지숨갤러리는 한지사진을 전시 하는 갤러리지만 일반 관광객들이 핸드폰 사진이나 사진 파일을 가져오면 일정 비용으로 그들만의 사진도 전통한지에 인화해 주고 있다.


 일반인들도 한지에 사진을 인쇄하는 행위를 하게 됨으로써 한지의 우수성을 재인식하는 기회와 그 활용성의 극대화로 인해 한지 산업의 재 부흥을 꿈꿀 뿐 아니라 한지를 종이로 썼던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느끼게 해준다.


 한편 먹거리 중심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안타까운 전주한옥마을 분위기에서 "지숨 같이 한옥마을에 잘 어울리고 또한 특별하고 의미 있는 공간이 존재하는 곳이 있어 다행이다." 찾아주는 손님들도 진심으로 '지숨'을 아껴 주시고 있어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음을 전했다.


 한용운 대표와 작품의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지숨갤러리 안에서 시작된 황용운 대표의 꿈


 요즘 우리는 '창조경제'라는 말을 많이 한다. 창조경제의 궁극적 목표라면 일자리를 창출시켜 국가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발전에 힘쓰고 문화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 대를 잇는 장인이 늘어나고 그 장인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는 것이 시급하다.


 황용운 대표는 한지는 물론 모든 전통문화는 국가적 정책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 문화를 개인적인 사업으로 진행시키다 보면 경제적인 문제가 너무 많아 지켜나가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전통 한지에 사진을 인화하는 작업은 예상보다 더 큰 성과물이다. 예술성과 상업성 면에서 한지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듯 한지 문화가 단단한 기업으로 성장하고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전체 사진 인화시장 점유율 30%, 나아가 세계 사진 인화시장 10% 점유율을 꿈꾼다는 황 대표.


 "점유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한지의 세계화, 나아가 한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중요한 일입니다. 좋은 재질의 종이 수급이 원활하게 발생하고 현대인에게 익숙한 사진을 한지에 인쇄한다는 특성을 살려 지금처럼 사랑받아 나아간다면 한지 문화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한지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적 신호를 제시한 황용운 대표.


 "한지 사진을 경험한 이들이 한국인의 자존심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자신의 삶에 새로운 힘과 꿈과 위로를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며 포근하고 따스한 웃음을 한지처럼 보였다.


 [김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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