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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허술한 은행 대출관행의 폐해

[=아시아뉴스통신] 양금덕기자 송고시간 2010-03-09 14:11

 "장애인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저지른 이번 사건은 은행의 허술한 대출관행이 불러온 폐해였습니다."

 정신지체 장애인을 유인해 감금하고 부정한 수법으로 대출을 받은 일당을 수사해온 부산 남부경찰서 형사 6팀 고군석경위(49)는 사건 경위를 설명하면서 많이 허탈해 했다.

 고경위가 설명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도주한 C씨(특수강도등 6범)는 경북 모 교도소에서 만난 K씨(23. 특수강도3범등 9범)가 출소한 지난해 10월 중순경 범행을 모의했다.   

 먼저 구속된 공범 K씨는 자신이 하체가 불편한 장애인임을 내세워 정신지체 장애인 Y씨(23.지체장애 3급)에게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한다며 접근했다.

 한때 대출업에 종사해 대출 과정에 밝은 C씨는 PC방에서 속칭 K씨가 찍어온 피해자 Y씨의 명의로 대출이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했다.

 여기에 주범 C씨와 중학교 동창인 공범 B씨(23. 특수강도1범등 5범)가 대포차를 동원해 Y씨를 부산 남구 대연동 한 모텔로 유인 감금했다.

 이들은 Y씨를 사흘간 감금해 놓고 2차례에 걸쳐 부산 사상구와 서울 강남구 모금융에서 모두 45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챘다.

 이렇게 쉽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인감과 등본 등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팩스로 보내기만 하면 별다른 확인없이 대출되는 은행도 문제였다.

 이를 위해 K씨등은 Y씨를 협박해 금융권에 전화를 걸게 만들고 Y씨와 동행해 부산 영도구 모 주민센터에 전입신고를 하고 등본 등 대출에 필요한 서류를 발급받아 은행에 팩스를 보내는  수법을 이용했다. 

 경찰은 장애인과 노숙자를 상대로 한 조직적인 대출사기 사건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을 주도한 C씨의 행방을 계속 쫓고 있다.

 은행의 허술한 대출 관행을 이용해 장애를 가진 사람이 장애를 가진 사람을 협박해 대출금을 가로챈 이번 사건은 척박해진 세상의 인심을 다시한번 확인하게하는 씀쓸함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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