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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요정’ 오색딱다구리, 희망을 키우다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 송고시간 2015-05-24 14:34

아시아뉴스통신취재팀, 충북 괴산서 ‘육추장면’ 카메라에 담아

  ‘숲속의 요정’ 오색딱다구리가 충북 괴산의 한 소나무 숲에서 새끼를 키우는 장면이 아시아뉴스통신 카메라에 포착됐다. 수컷 오색딱다구리가 방금 전 새끼에게 먹이를 먹이고 난 뒤 둥지에서 날아가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오색(五色)의 영롱한 빛을 띠고 있다 해서 ‘숲속의 요정’이라 불리는 오색딱다구리가 ‘생명의 달’ 5월을 맞아 충북 괴산의 한 소나무 숲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고 있는 모습이 아시아뉴스통신 카메라에 포착됐다.


 아시아뉴스통신취재팀은 23일과 24일 이틀간 괴산군 청천면 후영리 한 소나무 숲에서 노송 줄기에 구멍을 파 둥지를 틀고 열심히 새끼를 키우는 오색딱다구리 가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딱따구리과의 이 새는 예전에 비해 개체수가 많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보기 드문 새에 속한다.


 더구나 알을 낳아 부화한 다음 먹이를 잡아다 먹이는 이른바 육추(새끼기르기) 장면을 가까이서 관찰하기는 전문가들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숲속의 요정’ 오색딱다구리가 희망을 키우고 있는 충북 괴산군 청천면 한 소나무 숲의 둥지 구멍./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이들 오색딱다구리 가족은 높이 7미터 가량의 소나무 줄기에 어른 손이 들어갈 정도의 제법 큰 구멍을 뚫어 둥지를 틀었다.


 새끼들이 내는 소리로 보아 4~5마리 정도로 추정되며 알에서 깨어난 지는 5일 가량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먹이를 구하러 갔던 어미 한 마리가 이제 막 둥지에 도착했다. 이 어미는 머리에 붉은 반점이 없는 암컷이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새끼의 머리 부위에 아직 털이 생겨나지 않은 상태이며 어미들은 작은 곤충 애벌레를 물어다 먹이고 있었다.


 먹이를 잡을 때는 딱다구리 특유의 동작, 즉 단단하고 뾰족한 부리로 나무줄기를 두드려 구멍을 내고 긴 혀를 이용해 그 속에 있는 곤충 애벌레를 잡는다.


 이때 나는 소리가 마치 드럼을 치는 것과 비슷하다 해서 조류학에서는 ‘부리로 나무를 쪼는 동작’을 드러밍(Drumming)이라 부른다.


 둥지에 도착한 암컷 어미의 부리에 새끼에게 줄 먹이가 물려 있다. 오색딱다구리 어미들은 부리로 나무줄기를 두드려 구멍을 낸 다음 긴 혀를 이용해 그 안에 있는 곤충 애벌레를 잡는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딱따구리 무리를 ‘숲속의 드러머(drummer)’로 부르기도 한다. 딱따구리류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현재 가장 큰 새인 까막딱다구리의 드러밍 소리는 사람이 마치 커다란 쇠망치를 가지고 나무줄기를 두드리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딱따구리류의 드러밍 소리는 까막딱다구리-청딱다구리-큰오색딱다구리-오색딱다구리-쇠딱다구리 순으로 소리가 작아지고 음길이도 짧아진다.


 물어온 먹이를 새끼의 입에 넣어주고 있는 암컷 어미. 물어온 먹이를 한꺼번에 다 주지 않고 조금씩 나눠 먹이는 정성을 들인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오색딱다구리는 이름에 ‘오색’이 붙어있듯이 매우 아름다운 게 특징이다. 암컷보다는 수컷이 더 아름다우며 수컷은 머리 뒷부분에 빨간 반점이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유사종으로 큰오색딱다구리가 있는데 큰오색딱다구리는 가슴과 옆구리에 검은색의 세로줄무늬가 있고 등 부위에도 가로줄무늬가 있는 게 다르다.


 오색딱다구리는 등과 어깨 부위에 ‘V’자형의 흰색 무늬가 선명하게 나 있는 반면 가로줄무늬는 없으며 배와 옆구리에도 세로줄무늬가 없다.

 
 먹이를 물어온 수컷 어미. 머리 뒤에 붉은 반점이 선명하게 나 있는 등 암컷보다 아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수컷 어미가 새끼들에게 좀 더 가까이서 먹이를 주기 위해 둥지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크기는 큰오색딱다구리가 더 커 몸길이가 28cm 가량이며 오색딱다구리는 이보다 4cm 정도 작은 24cm 가량이다.


 평상시의 울음소리는 두 종 모두 ‘키욧, 키욧’하고 높은 음으로 우는 특징이 있다. 위기를 느끼거나 놀랐을 때는 ‘끼끼끼끼’ 하며 날카롭고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


 오색딱다구리와 관련한 한택수 시인의 재미있는 표현이 있다. 그는 ‘북촌일기 10’이란 시에서 ‘오색(五色)으로 우짖는 딱따구리처럼/ 시를 빚을 수 있다면/ 삼청동 숲 속 고요함의 외침처럼/ 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다면/ 새의 지저귐과/ 시와 내가 하나의 풍경으로/ 서 있을 수 있다면/ 한 모금의 샘물에/ 새 아침이 느리게 흔들린다’고 표현했다.
 
 둥지 안으로 들어간 수컷 어미가 바깥을 살피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바깥 동정을 살피던 수컷 어미가 다시 둥지 밖으로 나오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물어온 먹이를 새끼들에게 다 먹인 수컷 어미가 다시 먹이를 구하러 가기 위해 둥지를 빠져 나가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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