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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화폭에 바친 인생…고향을 그리다”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다솜기자 송고시간 2015-09-12 16:19

향토미술인 김두영 고압선미술학원장, 인재 양성 27년 '공주의 산증인'
 2015 대한민국 미술교육 컨퍼런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김두영 고압선미술학원장. 김 원장은 이날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공로패를 수상했다./아시아뉴스통신=이다솜 기자

 올해 대한민국 미술교육 컨퍼런스에서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공로패를 수상하는 등 국내외적인 업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향토 미술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김두영 고압선미술학원장. 

 김 원장은 지역의 미술인으로 한국미술협회 공주지부 사무국장, 한일미술교류회 사무국장 등을 두루 역임하는 등 지역미술발전의 ‘산증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김 원장의 평소 미술에 대한 지론과 가치관을 들어본다.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그림을 시작한 것은 아버지 덕분이었다.
 아버지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셨는데, 제가 초등학교 2학년일 때 돌아가셨다. 하필이면 그날은 제가 하찮은 일로 말썽을 부리고 가출한 날이었다. 아버지를 예술가로서 동경하게 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그 영향으로 그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학원 이름이 고압선이다. 무슨 뜻인가?

 고정관념을 깬 창의적인 미술관이다. 또 사람들에게 어필하기위해 강한 "선" 자를 썼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에게 쉽게 기억되고 있다. 내심 고압선의 뜻을 물어보면 더 잘 기억되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요즘 학원들은 장사가 잘 되면 프랜차이즈를 낸다. 그러나 나는 내 철학대로 이름을 지키면서 소소하게 학원을 운영할 계획이다. 지금 다니는 학생부터 꼼꼼히 가르치면서 소신을 다하는 게 내 몫이다. 일이 바빠서 학생들에게 소홀할거라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학원이 우선이고, 나머지는 틈을 내 짬짬이 하고 있다.

 학원 수업도 회화, 디자인을 다 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편성돼있다. 특히 실기 교육은 누구보다도 자신 있다.

 새 작품 완성을 앞둔 김두영 고압선미술학원장이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이승주 기자

▸오랜 시간 후배양성에 애써왔는데..

 학생들을 지도한 건 지난 1988년 부터였다. 27년째다. 처음 강단에 선 건 서울의 미술학원에서였다. 이후 천안, 대전, 충남예고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고향인 공주로 내려와 고압선미술학원을 운영한지는 17년 됐다. 내 평생 그림을 그려왔고 그만큼 후배 양성에 책임감이 크다.

 특히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그림을 중도 포기하려는 학생들을 돕기도 한다. 한 번은 생활비와 장학금을 대주면서 대입까지 시킨 적이 있다. 준 돈을 다시 받지는 않았다. 나중에 잘 되면 그때 좋은 일 많이 하라고 다독였다.

▸고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느낌이 남다를 텐데.

 서울에서 공주로 다시 내려온 건 1999년이다. 대학에 입학하면서 공주를 떠나 서울에 터를 잡았었다. 그러나 결국 다시 고향을 찾게 되었다.

 공주에서 처음 학원을 차릴 때 나름대로 고생을 많이 했다. 마땅한 건물을 찾던 중 지은 지 100년 된 폐허를 선택했는데 읍사무소 건물이었다. 직접 건물 벽을 다시 세우고 리모델링을 거쳐 고압선미술학원을 차렸다. 학원이 입소문을 타고 잘 돼서 고향에 내려온 지 10년이 되는 2008년에 지금의 신시가지로 터를 옮겼다. 이곳 공주에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에 자부심과 긍지를 느낀다.

▸고압선미술학원생들이 각종 유명대회를 석권한 것으로 안다. 그 비결은?

 전국 대학 실기대회에서 최우수상, 삼성생명 비추미 실기대회 회화부문에서 대상과 은상을 받았다. 수상내역은 무수히 많다. 또 미국 디즈니월드, 삼성 디자인 인턴으로 뽑힌 제자들도 있다. ‘한국의 청소년 피카소’라는 평을 듣는 학생도 빼놓을 수 없다. 그 친구는 대학졸업 후 현재 작가생활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림은 입시가 아니고 생활 속 문화다. 그렇기 때문에 입시 성과만큼 학생의 인성을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 또한 지난해 12월 인성교사자격증을 취득했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학원의 정서를 올바르게 재정립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림을 지도 중이다.

 고압선미술학원 입구에서 원생들을 기다리는 김 원장./아시아뉴스통신=이승주 기자

▸졸업한 제자들과 함께 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는데?

 제자들 중에는 작가도 있고 사회활동을 하는 친구도 있는데 함께 뭉쳐서 전시회를 기획하고 싶다. 빠르면 1년 후를 기약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이만한 인재가 배출됐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난해는 본인이 ‘서울미술대상전’에서 서울미술대상을 수상했다. 당선작 "산성시장"은?

 산성시장의 배경은 공주의 전통시장이다. 당시 선거기간이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유세를 하기 위해 공주에 왔는데, 북새통인 거리를 걷는 와중에 뒤에서 어느 할머니가 조용히 걸어가더라. 그 모습이 가슴에 와 닿았다. 전통시장의 풍미와 잘 어울리고 짠한 마음도 있었다.

 혼합색의 컬러를 이용해 실제인물과 당시 감정을 표현하는 기법을 주로 써서 그렸다.

▸공주 한·일 미술교류를 최초로 성사시킨 장본인이다.

 2003년 당시 공주의 백제 미술을 배우고자 일본에서 먼저 제의가 들어왔다. 이에 공주대 조형대학 김명태 교수와 함께 일본미술협회, 공주미술협회 간 미술교류를 성사시켰다. 작품교류로 전시회를 열거나 인적교류도 하고 있다. 특히 일본미술협회는 일본정부에 저항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공주미술발전의 당면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공주지역은 미술에 대한 문화수준이 높은 편은 아니다. 반면 훌륭한 작가들이 많이 활동하는 지역도 공주다. 그 작가들이 무관심 속에 홀대받고 있다. 따라서 작가 개개인에 대한 복지와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특히 공주에는 마땅한 전시회 장소가 두 곳 뿐이다. ‘고마아트센터’는 비용이 많이 들고 ‘공주문화원’은 너무 협소하다. 작가들이 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또 어렵게 그림 그리는 작가가 많ㄷ. 이들에 대해서 문화혜택이 갈 수 있고 활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정책이나 예산 부분에서 더 나아지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한국미술협회 이사를 맡고 전국행사를 뛰면서 노하우를 축척 중이다. 나중에 좋은 기회가 와서 그런 역할을 하게 되면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 온 힘을 쏟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술학원 강의실의 잘 정돈된 붓이 꽂혀있다./아시아뉴스통신=이승주 기자

▸일부 정치인들과 계획.

 정치성향은 누구나 다 있다. 굳이 정치얘기를 한다면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최근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이 생겼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심 없이 정치했다. 그래서 존경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서민과 나라생각하며 마음을 비우고 한 분 중에는 잘 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현재 살아있는 사람 중 공주에서는 단연 박수현 의원이다. 정치를 하는 게 투명하게 공개되고, 정치가 시민 한 사람 한사람에게 전달되고 있다.

 또 안희정 도지사의 연설을 듣고 생각과 철학을 많이 접했는데, 훌륭한 지도자가 될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술가로서 현재의 입시 제도를 평가한다면.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입시미술제도 자체가 예술가 육성을 위해 기초과정을 가르치는 건데, 형평성은 있으나 도식화 돼가는 부분이 아쉽다. 시간을 두고 평가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하지 않나.

▸미술학도 후배들에게 조언.

 나는 어릴 적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교에 도시락 싸가기도 힘들었다. 그러나 꿈에 소신을 갖고 밀어붙이니 이렇게 아직도 그림을 하고 있다. 그림을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다. 무슨 일을 하던지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강한 의지로 그 시기를 극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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