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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여야, 탐천지공(貪天之功) 지양해야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김일환기자 송고시간 2015-11-30 18:23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 치적 다툼에 시민 공분
 김일환 정치부 차장./아시아뉴스통신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다음의 이야기가 나온다.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 문공(文公)은 오랜 유랑 끝에 의형인 진(秦)나라 목공(穆公)의 주선으로 귀국해 즉위하게 됐다.

 그는 즉위한 후 많은 현신을 등용하고, 망명을 함께 한 자나 자금을 제공한 자에서부터 귀국을 환영한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공평하게 논공행상을 펼쳤다. 그래도 행여 빠진 사람이 있을까 염려해 해당자는 신고하라는 포고문을 내렸다. 

 하지만 문공과 함께 망명한 충신 개자추(介子推)는 명단에 빠져, 그 이웃 사람이 포고를 보고 개자추에게 알렸다.

 개자추는 문공이 귀국한 후, 자신들의 공을 자랑하는 사람들을 불쾌히 여겨 벼슬에 대한 뜻을 접고 낙향해 어머니와 함께 청빈하게 살았다. 그의 가난하고 곤궁한 생활을 안타깝게 여긴 이웃이 당국에 신고할 것을 권유했으나 그는 웃으며 아예 상대조차 하지 않았다. 

 이에 개자추의 어머니가 “망명 생활 중 굶주린 문공에게 허벅지 살을 베어 바칠 만큼 큰 공로가 있었는데 왜 공을 말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개자추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자기 뜻과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헌공(獻公)의 9공자 중 문공이 가장 현명한 분이시니 오늘의 즉위는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도 그것을 모두 자신의 공로인 양 말하고 있다. 군주에 대해 탐천지공(貪天之功)을 다투는 것은 도둑질하는 것보다도 더 수치스러운 행위이다. 차라리 짚신을 삼는 편이 훨씬 즐겁다”

 개자추의 마음을 읽은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면산(綿山) 깊숙이 들어가 은둔생활을 하며 세상에 다시는 나오지 않았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문공은 개자추를 밖으로 나오게 하려고 면산에 불을 질렀으나 그는 끝내 나오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불에 타 죽었다.

 최근 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을 둘러싼 정치권의 ‘치적 다툼’이 시민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이에따른 여야 공방전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쟁도구로 전락될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와관련해 30일 새누리당 대전시당은 성명서를 통해  “새정치민주연합과 대전시가 정부와 여당을 철저히 배제한 채 일부 방송등 매체에 출연해 자신들의 치적인냥 자랑하고 있다”면서 “이 사업(충청권 광역철도망 사업)은 지난 2007년 당시에 대덕구소외론 속에서 정용기 대덕구청장이 최초 제안해 박성효, 염홍철 전 시장이 사업화를 추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안에서 확정까지 정부·여당이 현실적·정치적인 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새정련 소속 의원들의 공치사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새정치연합도 반박논평을 통해 “소인배적 언동은 지역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충청권 광역철도망은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일궈낸 성과로 새누리는 이를 왜곡해 정쟁구도를 형성하려 한다”고 맞불을 놨다.

 그러면서 “동 사업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였다”며 “대전시와 박병석 의원이 지난 4월부터 수정건의를 통해 사업 추진이 가시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여야 대립은 언론을 이용한 보도자료 배포, 방송 출연, 성명서 발표 등을 통해 한층 치열해 지고 있다. 공적(功績)다툼에 한치의 양보도 없어, 보다 못한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리고 있는 실정이다. 

 충청권 광역철도망에 대한 치적 다툼이 내년 총선을 위한 정쟁 도구로 이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랜만에 지역민들에게 희망을 건내 준  충청권 광역철도망 예타통과가 정치적 다툼을 넘어 서로에 대한 공을 인정하는등 지역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사실 충청권 광역철도망은 충청인의 열망을 토대로 충청권 4개 시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합심해 이룩한 성과이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1단계 예타 통과는 본 사업을 위한 시작단계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여야가 합심해 사업예산을 조속히 확보하고 차질 없이 추진해야 한다. 중앙정부와 여야간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여야간 치적 다툼에 지역민들은 실소를 넘어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탐천지공(貪天之功)을 다투는 것은 도둑질하는 것보다도 더 수치스러운 행위’라는 개자추(介子推)의 기개와 정신을 되새겨 볼만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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