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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실수로 버린 기초수급비 500만원 되찾아준 부산경찰

  • [서울=아시아뉴스통신] 박광석 기자
  • 송고시간 2018-07-2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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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소나기처럼 60대 아주머니 억울함 풀어준 당감지구대 정민기, 백혜진 순경
아끼고 아껴서 5년간 모은 전 재산 쓰레기로 착각해 버린 60대 여성
 
부산진경찰서 담감지구대 소속 백혜진, 정민기 순경이 실수로 버린 60대 여성의 기초수급비 500만원 신속히 현장에 출동해 되찾아줘 부산경찰의 귀감이 됐다.(사진제공=부산경찰청)

(아시아뉴스통신=박광석 기자) ‘초복 날 소나기는 한 고방의 구슬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다.
 

초복의 소나기는 광 속에 가득 차 있는 구슬보다도 나을 만큼 농부의 근심과 걱정을 한순간에 씻어 준다는 뜻이다.
 
한창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초복 날인 지난 17일 오후 7시 40분께 불편한 모습의 한 60대 아주머니가 급하게 부산진경찰서 당감지구대의 문을 열고 들어왔다.
 
다짜고짜 “기초수급비를 아껴 5년간 모은 전 재산인 5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서 버렸어요. 그 돈 못 찾으면 저는 죽습니다”라며 울부짖는다.
 
근무 중이던 당감지구대 정민기, 백혜진 순경은 우선 흥분한 아주머니를 안정시킨 후 차근차근 사정을 물어봤다.

 
평소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어 거동이 불편하다는 아주머니.
 
“일을 할 수도 없어 오직 기초수급비로 생활을 하고 있는데 혹시 몰라 지급받은 기초수급비를 아끼고 아껴서 5년 동안 500만원을 모았는데 쓰레기로 착각해 돈을 버렸다”며 울먹였다.
 
쓰레기봉투조차 구입할 돈이 없어 쓰레기를 들고 골목골목 돌아다니며 쓰레기더미 중에 여유가 있는 봉투에 쓰레기를 조금씩 버렸는데 가방 안 검은 봉투에 넣어 뒀던 500만원을 쓰레기로 착각해서 어디에 버렸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순간, 조금 있으면 쓰레기 회수차가 쓰레기더미를 가져가면 더 이상 찾을 방법이 없을 거라고 판단한 두 순경은 곧바로 현장으로 내달렸다.
 
무작정 아주머니 집 근처 쓰레기더미부터 맨손으로 하나둘씩 뒤지기 시작했다.
 
저녁 무렵이지만 30도를 휠 씬 넘는 날씨에 근무복은 땀으로 적셔지고 마스크도 없이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쓰레기더미의 악취가 코를 찌르지만 그래도 아주머니의 돈을 찾아 줘야겠다는 두 순경의 노력은 계속됐다.
 
골목길 10여 곳의 쓰레기더미를 뒤지던 중 당감시장 부근 골목길 교회 앞에 있는 쓰레기 더미에서 드디어 500만원이 들어있는 검정봉투를 발견했다.
 
돈뭉치를 건네받은 아주머니는 연신 감사의 인사를 하면서 자기의 목숨을 살렸다고 했다.
 
부산진경찰서 담감지구대 소속 백혜진, 정민기 순경이 거동이 불편한 아주머니를 달래며 안전하게 집까지 바래다주고 있다.(사진제공=부산경찰청)

물론, 두 순경은 거동이 불편한 아주머니를 달래며 안전하게 집까지 바래다주는 수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초복. 비록 삼계탕은 먹지 못하고 근무복은 땀으로 흠뻑했지만, 한순간에 농부의 근심을 씻어 버리는 초복의 소나기처럼 당감지구대 두 순경의 기분은 얼마만큼 상큼했을까.
 
더한 기분은, 정민기 순경은 불과 임용 6개월에 지나지 않는 새내기 경찰관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