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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진과 북핵, 요동치는 한반도 그리고 충북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 송고시간 2016-09-17 07:41

이번 추석 연휴의 밥상머리 화두는?
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 충북본부장./아시아뉴스통신DB

올해 추석 화두는 단연 경주 지진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이틀 전인 지난 12일 발생해 아직도 여진이 계속되는 진행형이기에 이번 추석 밥상머리에서 가장 많은 얘기가 오갔을 것이다.

기상청에 의하면 지진 발생 이후 나흘째인 16일까지 무려 330여 차례의 여진이 일어났다. 여진은 본진의 규모가 클수록 오랫동안 이어진단다. 따라서 규모 5.8의 강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규모 9.0이었던 동일본 대지진(2011년 3월)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국사기에 통일신라 때인 779년 3월 경주 인근에서 대지진(진도 8~9. 리히터 규모 6.5~7.0 정도로 추정)이 발생해 100여명이 사망했다는 기록이 전해지지만 이번에 발생한 지진은 국내서 실제 측정된 지진 중 가장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그 여파가 심각하다.

한반도에 강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가능성 있는 현실적인 불안감’으로 바뀌는 계기가 됐음은 물론 실제 강진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끼게 한 대사건이다.

거기에다 여진이 4일 이상 끊이지 않으면서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조그만 진동에도 소스라치게 놀라고 눕기만 하면 방바닥이 뒤집히는 것 같아 심장이 마구 떨린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무슨 소리만 나면 다리가 후들거려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겠다는 이도 있다.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약국에서 청심환이 평소보다 4~5배 더 많이 팔리고 신경안정제나 수면제를 찾는 이들도 크게 늘고 있단다. SNS에도 지진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반도를 뒤흔든 지진이 사람 정신까지도 뒤흔들어 놔 많은 후유증을 남기고 있다.

또 이번 추석 밥상머리에서 많이 회자된 게 북한 핵실험과 사드 배치 문제였을 것이다. 한 지인은 가족, 친지와 함께 한 자리에서 “북한 핵실험 강도가 갈수록 세지니까 공교롭게도 남한에서의 지진 강도도 더욱 강해지는 격이다”며 “두 사안 모두 국민의 안위와 직접 연관된 것이기에 국가차원의 대책 마련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또 한 지인은 이번 경주 지진 당시 첫 번째 지진으로 인해 땅이 울렸을 때 퍼뜩 북한 핵이 머릿속에 떠올라 소름이 끼치더란 얘기를 했단다. 그는 얼마나 북한 핵이 불안해 보였으면 자신도 모르게 그런 생각이 들었겠냐며 혀를 찼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에서는 핵실험이 강행되고 남한에서는 강진이 발생해 한반도 전역이 요동치며 몸살을 앓는 형국이라고 우려의 말을 했단다.

해마다 명절 때면 단골 화두인 정치권 얘기도 이번 추석 화두에서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북한 핵과 경주 강진 등 잇단 악재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이 영 편치 않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국민을 어루만져 주기는커녕 되레 당리당략적인 언행을 서슴지 않아 빈축을 사는 그런 정치인들의 뒷모습이 화제로 오르내렸으리라. 아울러 국가적 비상상황을 마치 자신의 정치적 기회인 양 이용하는 그런 정치인도 당연히 입방아의 대상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물가와 민생 얘기가 이번 추석의 가장 심각한 이야깃거리였을 것으로 보인다. 민초들의 주머니 사정, 먹고 사는 문제와 연관된 이슈이기 때문이다. 주먹 만한 배추 세 포기를 2만원 주고 샀다니까 그렇게 싸게 샀냐고 놀라고 또 시금치 두 단에 1만원 주고 샀다니까 믿지 않는 그런 황당한 고물가 속에서 이번 추석은 명절이 아니라 고충절(苦衷節)로 느껴진다는 푸념이 추석 전에 흘러나왔으니 하는 말이다.

아울러 그런 황당한 고물가를 가져온 올해의 여름날씨가 참으로 위력적이었다는 말도 핀잔처럼 화두로 오르내렸을 것이다. 모두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었던 유례없던 폭염과 가뭄은 결국 채소농사의 흉년을 가져와 채소값을 있는 대로 올려놨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란 말이 참으로 무색한 그런 추석명절을 보내고 귀경길에 오른 이 땅의 아들 딸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안고 고향을 뒤로 했을까 궁금하다. 더욱이 5일 간의 연휴에도 불구하고 먹고 사는 일 때문에 차례와 성묘를 마치자마자 서둘러 고향집을 나서야 했던 사람들이 적지 않기에 풍요로움 보다는 서글픔과 서운함이 더한 한가위가 아니었던가 싶다.

충북에서는 ‘타이어 노예’가 가장 많은 화제가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적장애인을 10여년 동안 몽둥이 등으로 상습 폭행하고 기초생활비를 빼돌린 혐의로 청주의 모 타이어 가게 주인 부부가 경찰에 입건돼 조사 받고 있는 사실이 추석연휴 직전에 알려져 명절 밑을 어둡게 했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지적장애인이 19년간 청주의 한 축사에서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강제로 노역하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아왔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줬던 ‘축사 노예’, 일명 ‘만득이 사건’의 사회적 분노가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발생한 사건이라서 더욱 분노의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청주공항 항공정비(MRO)단지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수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막 내린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마저 당초 목표치에 크게 못 미쳐 체면을 구긴 이시종 충북도지사와 불신임안이 제출돼 이목이 쏠려 있는 김양희 충북도의장도 이번 추석연휴 동안 적잖이 도민들의 입에 오르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교육계 현안으로는 최근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있는 ‘청주시 평준화고교 성적군별 배정방식’에 관해 가장 많은 얘기가 오갔을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이 사안은 김병우 충북도교육감이 직접 나서 설명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는 사안이어서 앞으로의 시행과정에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태다. 아울러 제2의 사태가 우려되는 청주대학교 얘기도 많이들 오갔으리라.

갈수록 강해지는 지진과 북핵, 시도 때도 없이 편가르기와 당략에만 집착하는 정치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 허덕이는 민생, 그리고 바람 잘 날 없는 충북 사회 모두가 이번 추석을 더욱 허망하게 했다는 점에서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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