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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대고 잇고 꿰맨 천이 재구하는 삶의 결....한희영 개인전

[대구경북=아시아뉴스통신] 남효선기자 송고시간 2019-09-29 15:22

세 번째 개인전 '기억을 잇다'...안동민속박물관특별전시실 10월1~6일
서성록 교수 "내밀한 사연 현대적 어법으로 접목시키는 탁월한 조형화"
작가 한희영의 세번째 개인전 '기억을 잇다' 포스터./아시아뉴스통신=남효선 기자

버려진 옷가지나 헝겊 등 평범한 천에 깃든 삶의 결을 천착해 온 작가 한희영이 세 번째 '천 드로잉'의 세계를 펼친다.

오는 10월1일부터 6일까지 안동민속박물관 별관 전시실에서 갖는 개인전 '기억을 잇다'가 그 것.

지난 2014년 안동문화예술의전당에서 첫 개인전을 통해 '천 드로잉'의 새 장르를 선 보인 작가는 2017년 서울 인사동 '갤러리 올'에서 가진 두 번째 개인전에 이어 이번 세 번째 개인전을 통해 할머니의 삼베저고리, 아버지의 모시적삼, 큰 아이의 낡은 교복, 남편의 낡은 셔츠와  헤진 양말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투리 천을 꿰매고 자르고 엇대고 덧붙이고 여기에 물들이고 채색해 삶의 시공(時空)을 재구성한다.

작가에게 자투리 천과 조각보는 역사를 바라보는 창(窓)이자 역사의 바닥에서 역사를 쌓고 가꿔 온 장삼이사(張三李四)들 삶 자체이다.

작가는 천과 조각보를 통해 역사를 재구하고 자아를 찾는다.

"나의 작업은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고 지금의 나를 다시 찾게 만든다. 어릴 때 살았던 집이나 마을, 이미 오래된 신기한 골동집기, 시골 할머니집 대청마루에 누워 바라 본 밤하늘, 그리고 삶의 흔적이 보이는 것에서 정서적인 안정감과 미적 감성을 발견하였다"<작가노트 중에서>
 
작품 '기억..속삭임'.(사진출처=기억을 잇다)

작가의 오브제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할머니의 손때가 온전히 남아있는 보자기 천이다.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아랫목에 베개 하나 베고 누워 할머니가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들곤 했다" 고 유년의 기억을 말한다.

서성록 교수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차지하는 수많은 사각형 부호들은 할머니집이라는 공간적 환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한다.

서 교수는 또 "한희영의 조각보 작업은 자아를 찾아가는 통로"라고 단정하고 "작가의 작품세계는 한국의 문화유산에 잇대어 있으면서도 내밀한 사연을 현대적 어법으로 접목시켜 탁월한 조형화에 성공하고 있다"고 평하고 작가의 세계를 "따뜻하고 푸근하다"고 정의한다.
 
작품 '기억..아라비아-1'.(사진출처=기억을 잇다)

◆ "간난과 궁핍의 시간을 보듬고 어루만지는 치유의 손짓"

작가가 눈길에서 멀어진 조각천을 맞대고 엇대고 한 땀 한 땀 꿰매고 잇대어 재구하는 역사는 한 때 우리 주변에 머물다 버려지거나 삭아지는 삼베적삼이나 바지저고리, 셔츠와 양말 조각들이 품고 있는 삶의 기억들이다.

기억도 봄날 꽃처럼 화사하고 새 생명으로 순을 피우는 발랄함이 아니라 간난과 궁핍의 시간을 헤치며 소중하게 보듬어 온 상처와 이를 어루만지는 치유의 손짓이다.

몇 해 전 인사동에서 가진 작가의 두 번 째 개인전을 두고 안상학 시인은  "꼴라쥬와 조각보의 결합이라는 기법적 차원을 넘어 조각보가 품고 있는 삶의 '상처'와 이를 어루만지는 '치유', 마침내 치유를 넘어 또 다른 '생명의 탄생'까지 끌어들여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는 점"이 한희영의 탁월성이라고 평했다.

한희영이 이번에 세상에 내놓은 세계도 여전히 '상처를 어루만지고 새 생명을 잉태하는 치유의 세계'로 이어진다.

치유의 세계는 끝이 없다. 할머니가 그래왔듯 작가는 일상의 상처를 온전히 어루만져 새 생명으로 탄생시킨다.

한희영의 세계는 '치유'이다. 때문에 숭고하고 아름답다.

이번 세 번째 개인전에는 작가의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는 작품 24점이 모였다.

모두 작가의 야무진 바느질을 거쳐 다시 탄생한 것들이다.
 
작가 한희영.(사진제공=한희영)

작가는 "생채기를 기억하는 것은 희망의 삶을 더듬어 가는 것이자 삶의 궤적을 추적하는 작업"이라면서 "늘 질서 지어진 삶을 요청받지만 언제나 자유로운 꼴라쥬이자 치유작업"이라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조심스레 말한다.

작가는 또 "빛바랜 보자기나 천을 꿰매고 잇고, 붙이고 채색하여 캔버스를 채울 때 가장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작가 한희영은 안동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배우고 한국미협 안동지부와 안동공예협회, 빛빛내로, 심현회 등에서 활동하며 유교문화미술대전, 광주비엔날레, 2017 천년의 숨결 프랑스전 등 39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또 지난 2012년 국제유교문화미술대전 입상을 비롯 경기미술대전, 한국회회대전 등에서 입상하고 2019 경북미술대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에 열사(熱沙)의 나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공예박람회에도 출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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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윤진한 ( : 2019-09-29)
    한국은 유교나라임. 불교는 한국 전통의 조계종 천민 승려와 주권없는 일본 불교로 나뉘어짐.


    http://blog.daum.net/macmaca/2746



    세계사로 볼때,한나라때 동아시아지역(중국.한국.베트남.몽고)은 이미 세계종교 유교가 자리잡았음. 위만조선.한사군때 유교가 한국에 들어왔다고 하는데, 고려.조선시대는 기자조선도 인정했었음. 한자, 한문성씨사용,고인돌, 고대 부여 영고,고구려동맹, 예의 무천,삼한의 상달제등 제천의식이나 전통 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