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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달라진 결혼 풍속도

[대전세종충남=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기자 기사입력 : 2019년 10월 18일 09시 07분

아시아뉴스통신 이종선 국장

깊어가는 가을 선남선녀들이 짝짜꿍 만나 알콩달콩 새 보금자리를 꾸려나갈 사랑의 계절이 왔다.

요즈음 신세대 커플은 개성이 뻔쩍이는 즐겁고 재미있는 광경을 연출하며 독특한 결혼풍속을 만들어 가고 있다.

과거 예물로 귀한 대접을 받았던 황금은 IMF이후 자취를 감추고 핸드폰에 밀려 시계는 이미 찬밥신세 된지 오래지만 더욱 달라진 그들만의 톡톡 튀는 결혼방식은 흥미를 자아낸다.

당연시 된 주말이 이제는 평일로 옮겨 석양이 물드는 저녁 무렵 결혼식도 생겨나 낮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고 여유롭게 치를 수 있어 인기다.

식이 시작되면 신랑이 먼저 식장에 나타나 신부를 맞이했지만 요즘은 신랑.신부가 팔짱을 끼고 나란히 들어서든가 아니면 신랑이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등장하기도 한다.
신랑.신부 어머니는 식장단상에 화촉을 밝히고, 신부 아버지는 신부를 데리고 들어오는데 특별히 할일 없는 신랑아버지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부부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입장으로 새로운 가정을 꾸려 나갈 동반자 관계임을 과시하는 것이다.

서로 작성한 결혼 서약문도 함께 낭독한다.
라이브 축가는 기본이고 자신들만의 소중한 추억을 담고 싶어 하는 발랄한 착상과 신선한 아이템으로 축하객들에게 밝은 웃음과 흐뭇함을 선사한다.

남성의 전유물로만 인식되던 틀을 깨고 여성주례가 생긴 반면 형식적으로 진행돼 귀담아 듣는 사람도 없는 축사를 없애고, 대신 양가 부모들이 덕담을 들려주고 선배들이 시를 낭송하거나 축하의 말을 전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식장의 엄숙한 분위기는 옛말, 신부가 먼저 축가를 부르고 신랑이 답가한 뒤 함께 춤도 춘다.
신랑.신부 친구들은 웃고 즐기는 감동 이벤트로 한바탕 축제의 장을 만들어 낸다.

축가도 조용한 성악이나 사랑을 표현한 잔잔한 발라드에서 신세대 스타일의 장르로 변화하고 하객들과 축하 디너쇼 형식으로 치른다.

결혼기념 사진도 한동안 지속됐던 야외촬영이 실내로 옮겨지며 단조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하고 화려한 배경과 원하는 스타일로 꾸며 당일 전시하는 추억을 만든다.

하지만 식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기가 그리 쉽지 않다. 축의금 내고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과 식사하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냥 돌아오기 일쑤다.

주례사가 시작되면 식사시간이라 할만치 축하는 뒷전이고 밥만 먹고 오는 꼴이 된다. 더욱이 식장이 먼 곳일 경우 피로연 날짜를 별도로 잡아 신랑.신부 축하보다 답례가 우선된다.

옛날 온 동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소매가 넓은 활옷에 큰 족두리를 쓴 신부 옆에 사모관대를 한 신랑이 마주서 전통혼례를 치를 때와는 너무도 다르다.

70~80년대에는 식이 끝날 때까지 지켜본 뒤 가족사진 촬영에 들어갈 때 비로서 식사를 했는데 지금은 한쪽에선 예식이, 다른 쪽에서는 축하연이 따로따로 행해진다.

또한 이처럼 결혼이 성사되기까지의 과정도 변한 게 많다.
남.여 연애의 연령이 크게 낮아져 심지어는 초등생들까지 이성 친구를 두는 게 보편화되고 있다.
이는 인터넷 채팅문화가 확산되면서 이성간의 만남이 손쉬워졌고, 서구화돼 가는 사회분위기가 연애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이다.

사귀다 싫으면 부담 없이 헤어지는 신세대 연애관은 친구와 애인을 다른 관점으로 보지만 과거에는 어림없던 일로 한번 사귀면 헤어지기 그리 쉽지 않았다.


60~70년대까지는 궁합.사주를 따지며 장남은 싫고 딸만 있는 집만 아니라면 중매결혼에 응했고, 80년대 이후로 연애결혼이 성행하면서 이제는 컴퓨터 중매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친인척이나 친구의 소개로 만나는 경우와는 다르게 컴퓨터 중매의 장점은 상대방의 신상을 정확히 알고 결혼해 이혼율이 낮다는 점이다.
70년대 대학가에서 미팅은 필수과목이 되고, 여학생 96%는 혼전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배우자 연령차는 2~5살이 제일 적당하다고 선호했지 연하남과 연상여의 결혼은 꿈도 꾸지 못했다.

2000년대 들어 전반적으로 결혼 연령이 높아지고, 연하남.연상여 커플 결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연하의 여성들은 많이 챙겨줘야 좋아하지만, 연상의 여자는 이해심도 많고 남자를 배려해줘 편하다는 게 연하남이 꼽는 연상여의 매력이다.

또 과거에 꺼려했던 외국인과 결혼(2018년 2만2700건)도 증가 추세고, 재혼녀.총각 커플도 부쩍 늘었다.

그런 반면 이혼율을 보면 80년도 결혼 17쌍 중 1쌍이 갈라서고, 95년 결혼 6쌍에 1쌍이더니 이제는 성격차이.경제적인 이유로 지난해 10만8700건의 이혼신고가 접수되고 신혼기 이혼에다 일본에서 시작된 60~70대 황혼이혼도 생겨났다.

게다가 2004년 일본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졸혼을 권함’이라는 책을 내면서 생겨난 卒婚, 즉 부부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별거해 따로따로 자신의 삶을 즐기는 방식이다.

어쨌든 부모세대 하객으로 갔다가 식장을 나설 때, 한번쯤 뒤 돌아보고 당시 약속대로 지금껏 변치 않고 살아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면 더욱 풍요로운 가을이 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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