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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58열전 30’, 과거의 이야기와 현재의 삶이 만나는 곳 ‘진해구 중앙동’

[경남=아시아뉴스통신] 최근내기자 송고시간 2019-11-07 15:13

원도심 가득한 근대문화역사 흔적들, 해군진해기지사령부와 도시의 공생
진해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중앙동 일대 전경.(사진제공=창원시청)

경남 창원시 진해구 중앙동은 이야기가 넘치는 곳이다.

1910∼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로 만들어진 중앙동은 중원로터리, 북원로터리를 중심으로 방사형 도로가 뻗어 있고 그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겪은 삶의 애환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곳이다.

지금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 근대문화의 중심지로 여겨진다.
 
1912년 지어진 진해우체국.(사진제공=창원시청)

진해의 파노라마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제황산, 러시아풍의 진해 우체국, 수양회관∙원해루∙군항마을역사관∙흑백다방 등이 있는 진해 근대사 거리는 중앙동의 명소다.

특히 군항제 기간에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다녀가는 탓에 외지인들에겐 아름답고 활기 넘치는 곳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벚꽃 철이 지나고 나면 중앙동에는 다시 조용한 일상이 흐른다.

진해의 관공서와 신축 아파트단지들이 동부로 집중되면서 현재의 중앙동은 상권이 쇠락한 상황이다. 정주인구도 줄었는데, 그 중에서도 60%가량은 해군과 그 가족들이다.

이 때문에 창원시와 중앙동은 진해의 원도심을 다시 북적이도록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동이 품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주는 이 없는 공허한 외침이 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북원로터리에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충무공 이순신 동상.(사진제공=창원시청)

창원시는 중앙동 곳곳에 산재한 근대문화유산들을 엮어 투어 프로그램으로 개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순신 동상(창원시 근대건조물 제1호)을 볼 수 있는 북원로터리부터 1910년대에 지어진 적산가옥, 장옥거리 등이다.

제황산의 365계단을 올라가면 진해탑이 있는데, 일본의 러일전쟁 승전기념탑을 허물고 군함을 상징하는 탑을 건립한 것이다. 탑 2층에는 진해시립박물관이 있어 바다를 제압하는 도시 진해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진해근대문화투어의 또 다른 코스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군부대 영내탐방이 가능한 군항문화탐방길이다.

안중근의사 유묵 비와 해군의 아버지 손원일 제독 동상, 옛 일본해군 진해요항부 청사, 병원청사,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 거북선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활을 든 이순신 동상 등을 볼 수 있다.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사진제공=창원시청)

해군진해기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는 보안상의 문제로 평소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하지만, 군항문화탐방과 군항제를 비롯한 창원시의 주요 행사 기간에는 일시적으로 개방한다.

지역민들과 공생하려는 해군의 노력 덕분이다. 우리나라 해군 창설 74주년을 앞두고 11월9일 ‘해군과 함께 달리는 제12회 진해마라톤대회’도 열린다.

해군 영내 코스를 달리며 가을 바다의 정취를 즐길 수 있어 매년 수천 명의 달림이들이 참가한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진해구 충무지구가 선정돼 충무동, 중앙동, 여좌동 일원에 5년간 2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이를 통해 군항문화와 생활문화 거점공간인 ‘진해문화플랫폼 1926’을 조성하며, 중원광장을 중심으로 ‘근대건축문화 진흥구역’ 사업, 청년창업플랫폼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마산의 오동동과 창동 일대가 도시재생사업으로 활기를 되찾았듯, 진해 충무지구도 옛 영광이 재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 이승만 전 대통령 별장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제공=창원시청)

최근에는 태평동, 충무동, 중앙동 통합 논의도 이뤄지고 있는데 동 통합으로 인구와 동세가 늘어나면 주민 삶의 질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통합추진위원회가 통합동 이름으로 충무동을 건의해, 이르면 내년부터 중앙동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게 된다.

아쉬움이 크지만, 과거의 숱한 이야기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의 삶, 도시의 미래를 가꾸려는 것이다.

벚꽃이 진 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북적이는 중앙동, 삶의 이야기가 계속 만들어지는 활기찬 중앙동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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