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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전 대통령 '멕시코망명' 혼란·충돌, 최소 20명 부상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전우용기자 송고시간 2019-11-12 16:58

6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되자 모랄레스 지지자들이 사진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모랄레스는 이날 치뤄진 투표에서 66%의 득표율을 얻으면서 재선을 확정지었다.(사진제공=신화통신)

부정선거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사임 하루만에 멕시코 망명길에 올랐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0일 사임한 모랄레스 대통령이 멕시코 망명길에 올랐다고 11일 보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에 “멕시코로 출발했다”며 “그러나 더욱 강해지고 에너지를 얻어서 돌아오겠다”고 적었다.

앞서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몇 분 전 모랄레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며 “전화 통화로 모랄레스 대통령이 정치적 망명을 공식 요청했다”고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인도주의적인 이유와 위험에 처한 볼리비아의 현재 상황을 고려해 정치적 망명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모랄레스가 떠난 볼리비아에는 혼란이 이어졌다. 대통령 자리를 승계해야할 부통령, 상원의장, 하원의장은 10일 모랄레스가 사임하자 줄이어 사표를 던졌다. 

제닌 아녜스 상원 부의장은 11일 연설에서 임시 대통령 자리를 맡겠다며 12일 총회를 열어 모랄레스의 사직서를 공식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AP는 그러나 수도 라 파즈 일대가 모랄레스 지지자와 야당 지지자의 충돌로 혼란에 빠졌다며 총회가 열리지 못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모랄레스 지지자들은 공항으로 가는 길을 봉쇄하고 바리케이드에 불을 붙였으며 야당 지지자들은 라 파즈 시내에서 중앙 광장으로 가는 길을 막았다. 

같은날 모랄레스 지지자들은 광장까지 길을 뚫으면서 야당 측과 충돌했고 경찰은 군과 협력해 진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최소 20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볼리비아에서는 지난달 20일 치러진 대선 투표 직후 개표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선거관리당국이 선거 당일 중간개표 현황 공개를 돌연 중단한 후 24시간 만에 재개한 것이 문제가 됐다. 반정부 시위가 격화하면서 볼리비아에서는 지난 3주 새 수백 명이 다치고 3명이 사망했다.

한편 볼리비아 역사상 최초의 아이마라족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당선된 모랄레스는 볼리비아의 빈농에서 태어나 목동, 공장 잡부 등으로 일했다.

좌파 사회주의운동(MAS) 소속으로 1997년 의회에 입성한 후 2002년 대통령 선거에 도전, 결선까지 진출한 바 있다.

곤살로 산체스 데로사다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反)정부 시위를 주도해 정치적 입지를 다진 이후 2005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무리한 장기 집권욕 때문에 그는 결국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이미 한 차례 헌법의 연임 금지 규정을 바꿔 3선 대통령이 된 그는 올해 대선을 앞두고 다시 4연임을 위한 개헌을 시도했다.

그러나 국민투표에서 부결되자, 헌법소원을 통해 대통령 연임 제한 규정을 위헌으로 만들며 기어이 4선에 도전했다.

부정선거 논란 속 퇴진 압박이 거세지자 그는 사퇴 의사를 밝혔고, 3주 만에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났다. 현재는 안드리아나 살바티에라 상원의장이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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