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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건설업계 멀티플레이어 추진 ‘점입가경’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임준혁기자 송고시간 2019-12-04 17:01

석유화학 디벨로퍼 도약 위해 美 크레이튼 인수
대림C&S, 공사용 말뚝 제작 외에 PC 공법 추가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위치한 대림산업 본사 사옥. (사진제공=대림산업)

[아시아뉴스통신=임준혁 기자] 건설업이 불황을 겪고 있어 과거 단순 수주·시공만으로는 미래 먹거리 창출에 험로가 예상된다. 이러한 여건하에 건설사들의 사업다각화 추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국내 1호 건설사인 대림산업의 사업다각화가 최근 들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그룹의 사업 분야는 건설, 석유화학, 제조·상사, IT, 레저, 교육· 문화, 에너지로 구분할 수 있다.
 
건설 부문에는 대림산업(주) 건설사업부와 삼호(주), 고려개발(주)이 있고, 석유화학 부문은 대림산업(주) 석유화학사업부와 여천NCC(주), 폴리미래(주)가 있다.
 
제조·상사 부문은 (주)대림코퍼레이션 상사부문과 대림C&S(주), 대림자동차공업(주), IT 부문은 (주)대림코퍼레이션 IT컨버전스 등을 영위하고 있다. 레저 부문은 글래드호텔앤리조트(주), 교육·문화 부문은 대림미술관과 디뮤지엄, 학교법인 대림학원이 있다. 에너지 부문은 대림에너지(주)가 맡고 있다.
 
대림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대림산업과 대림코퍼레이션이다. 계열사 매출액 비중은 대림산업(주), (주)대림코퍼레이션, (주)삼호, 고려개발(주), 대림자동차공업(주), 대림씨엔에스(주) 순이다. 이 중 대림산업, 고려개발, 삼호, 대림씨엔에스는 상장사이고, 삼호, 대림자동차공업, 대림씨엔에스 등은 대림산업의 자회사다.
 
건설사업 부문 외에 사업다변화는 최근 들어 더욱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미 회사 내에 석유화학사업부를 두고 사업 다각화를 활발히 추진중인 대림산업은 석유화학사업 확대 및 석유화학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위해 미국 굴지의 해당 산업 회사를 인수했다.
 
대림은 지난 10월 30일 이사회를 열고 합성고무 수술용 장갑업체인 미국 크레이튼(Kraton)社의 카리플렉스(Cariflex) 사업부 인수를 의결했다. 총 인수금액은 5억3000만(약 6200억원)달러다. 이르면 내년 1분기 인수작업이 최종 완료되면 대림산업은 크레이튼사의 브라질 공장과 원천기술, 판매 인력 및 영업권을 확보하게 된다.
 
이번 인수는 올해 80주년을 맞이한 대림의 첫 번째 해외 경영권 인수 사례다. 대림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사업 확대 및 석유화학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이에 따른 사업 확장에 주력해 왔으며 카리플렉스 사업 인수를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게 됐다. 대림은 미국, 사우디 등 해외 석유화학 디벨로퍼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김상우 대림산업 부회장은 “우리가 자체 개발한 메탈로센 촉매 및 폴리부텐 생산 기술과 크레이튼사가 개발한 세계 유일의 음이온 촉매 기반의 합성고무 제조 기술, 라텍스 제조 기술이 더해져 상당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의료용 소재는 물론 고기능 라텍스, 접착제 원료, 코팅 등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개발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림산업과 삼호, 고려개발 등 건설 3사와 함께 대림그룹의 계열사 중 하나인 대림씨엔에스도PC(Precast Concrete)사업을 사업 영역에 추가시켰다.
 
대림씨엔에스는 지난 11일 이사회를 열고 PC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을 결의했다. 대림씨엔에스는 기존의 콘크리트 파일(공사용 말뚝) 사업과 스틸사업에 PC사업을 새롭게 추가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대림산업이 지난 10월 30일 세계적인 석유화학 제품 제조사인 미국 크레이튼사의 경영권을 인수해 석유화학 사업부문 강화를 천명했다. 사진은 크레이튼사의 브라질 공장. <사진제공=대림산업>

대림씨엔에스는 기존 강교 구조물 공장으로 사용됐던 부여 공장에 130억원을 투자해 최신 PC생산설비를 구축, 2020년 하반기 상업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PC공법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기둥, 보, 슬라브 등 콘크리트 부재를 현장에서 설치하는 공법이다. 일반적으로 현장에서 직접 제작하는 공법에 비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균일한 품질, 높은 내구성 등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이슈인 ▲건설현장 근로시간 단축 ▲고령화 ▲안전/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유리한 공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림씨엔에스는 57년 역사의 국내 1위 콘크리트 파일 전문회사로서 PC사업 진출에 필요한 콘크리트 제품 배합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대림그룹의 일원으로 대림산업, 삼호, 고려개발 등 건설 3사와 공동 기술개발 등 시너지도 예상된다.
 
2018년 기준 국내 건축 PC시장 규모는 약 8000억원이며, 올해는 약 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기 단축과 공사비 절감을 위해 PC공법을 적용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의 PC공법 적용률이 10~20%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PC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성 위주 사업다각화→재무구조 개선 및 관계사 워크아웃 졸업
배동호 대림씨엔에스 대표는 “콘크리트 사업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자동화 설비 도입 경험을 바탕으로 PC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며 “향후 국내 PC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는 선두업체로 발돋움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러한 수익성 위주의 사업다각화는 대림산업의 재무구조 개선 및 관계사 워크아웃 졸업이란 결과물로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대림산업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8.52% 증가한 223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림산업은 3분기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기준 매출액 2조1635억원과 영업이익 2230억원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2조4638억원)은 12.19% 감소했지만, 건설사업 부문의 원가율 개선과 연결 종속회사들의 이익 개선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은 8.52%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10.3%로, 건설업종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림산업의 3분기 연결 부채비율은 97.6%이며 순차입금은 1060억원으로, 건설업종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과 당기순이익 등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대림산업은 국내 건설사 중 최고 수준인 ‘AA-’급의 국내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며 “무디스(Moody’s)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을 올해 획득한 유일한 건설사”라고 자평했다.
 
계열 회사의 워크아웃 졸업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다.
 
고려개발이 8년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지난달 14일 주채권은행인 NH농협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고려개발에 대한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 절차 종료를 결의하고 회사측에 통지했다.
 
고려개발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택 PF 사업 지연으로 인한 유동성 압박으로 2011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부실정리 및 사업구조조정의 노력으로 2016년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냈으며 지속적인 실적개선을 이뤘다. 2018년 매출은 5540억원, 영업이익은 4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은 4484억원, 영업이익 403억원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려개발의 워크아웃 졸업은 채권단, 대주주, 회사의 공동 노력으로 채권단 관리절차를 벗어난 모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채권단은 차입금 이자율 조정 및 상환 유예, PF보증채무 해소 지원, 출자전환 800억원을 통해 고려개발의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했다.
 
특히 주채권은행인 NH농협은행이 10개의 금융사를 직접 방문해 중재와 설득을 통해 채권단 결의를 이끌어냈다. 또한 채권단은 워크아웃 졸업 후 고려개발이 상환해야 할 채무 1934억원에 대해 800억원은 2029년 이후로 유예하고, 나머지 1134억여원은 졸업 후 4년차부터 6년간 분할상환하는 채무재조정을 결의해 향후 고려개발의 경영안정화 및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고려개발은 워크아웃 기간 동안 기존의 강점 분야인 토목사업과 더불어 사업다각화를 위해 도시정비사업에 신규 진출했다. 특히 신탁형 정비사업을 국내 최초로 수행하면서 관련 정비사업을 연달아 수주한 바 있다. 신탁형 정비사업은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도시정비사업을 시행하는 방식이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사업 진행이 빠르고 공사비 회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고려개발의 현재 수주 잔고는 2조6900억원으로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4년이 넘는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도 지속적으로 다변화함으로써 회사의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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