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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말씀] 몬트리올한인감리교회 남기솔 전도사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3-11 16:25

몬트리올한인감리교회 남기솔 전도사.(사진제공=몬트리올한인감리교회)

< 교회는 항상 개혁되야 한다 >

 대전 외곽, 좁은 시골길을 따라 얼마 정도 가다 보면 옛 시골교회를 리모델링한 카페가 있습니다. 이곳은 교회의 외관은 그대로 둔 체(심지어 십자가도) 그들의 생각을 집어넣었습니다. 물론 내부는 교회와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모태신앙으로 시골 교회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다. 주일날 특유의 아침 공기를 느끼며 일어나면 겨드랑이 사이로 두꺼운 성경책과 찬송가를 끼고 걸어오는 성도님들이 금세 보입니다. 작은 교회 입구 양옆으로 신발장이 있고 문을 저치고 들어가면 음습한 나무 냄새가 예배당을 가득 채웁니다.

 교회 구석구석 숨어있는 틈새 사이로 은근한 냉기가 들어오지만 붙잡은 어머니의 손은 따뜻했고,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낡은 피아노의 무거운 소리에 성도들의 우렁찬 합창이 더해지는 찬양 소리를 듣다 보면 어쩐지 주일이 온 것만 같았습니다.

 카페가 돼버린 시골교회의 문을 젖히면서 보이는 카페의 내부가 그다지 어색하지 않은 까닭은 교회의 모습이 바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교회의 예배당을 상징했던 중앙의 커다란 십자가는 옆으로, 큰 강대상은 작은 스탠드로, 촛대가 밝혔던 성경책은 선명한 조명이 비춥니다.

 소비적인 건축을 지양하는 교회들은 강당을 대여하고 있고, 해외 유명 찬양팀은 대형 공연장을 빌려서 예배드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영국 런던 힐송예배에서 일반공연하고 있는 무대 세팅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과부하 상태이긴 하지만 여전히 카페가 선망되는 시기에 젊은 세대가 느끼는 교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카페교회가 생겨나면서 전통적으로 거룩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인식으로서의 교회는 점점 흐릿해지는 듯 합니다.

 교회의 모습(form)이 바뀌고 있습니다. 세대는 교회가 개혁(reform)돼야 한다고 합니다. 건물로서의 교회의 모습부터 예배의 구성까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모든 것을 적대시하고 새로운 것을 따라가다 보면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개혁도 온고지신의 자세가 요구될것이라 생각합니다.

 어거스틴은 ’교회는 항상 개혁되야 한다.’ 말합니다.

 분명 교회는 끊임없이 개혁되어야 할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믿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놓치지 않고, 전통을 배경으로 하나님의 심장으로 건강한 문화와 시대를 꿰뚫는 감각적인 눈과 함께 문화의 렌즈를 끼어야 할것입니다.

 또한 과거의 무조건적인 재현이 아니라 현재의 미학적 감정에 대한 이해와 기독교적 방향성이 있어야할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직은 질문 속에 살고 있지만 간절히 구하는 것은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가 건강하게 개혁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교회의 거룩함이 건물을 너머 성도들의 삶으로 스며들어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세상을 품고 사랑할 수 있는, 인간적인 성도 공동체가 되길 빕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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