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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구 사월마을 주민들 뿔났다. ”쇳가루마을” 오명 벗어나야

[인천=아시아뉴스통신] 조은애기자 송고시간 2020-03-26 12:03

전국 최초 주거 부적합판정, 매립지 수송로 이전 투쟁 선언
25일 오전 11시 인천시청앞 계단에서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오른쪽)과 장선자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태일 기자

인천 서구 사월마을은 일명 쇳가루마을로 불리며 환경부에 의해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주거환경이 부적합하다는 판정이 난 곳이다.
 
25일 오전 11시 인천시청앞 계단에서 김선홍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 및 장선자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장, 이보영 인천환경운동연합 서구지회장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태일 기자

이곳 마을 주민 및 인천환경운동연합 서구지회 등 시민단체는 25일 오전 11시 인천시청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들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심각한 환경오염문제로 사월마을(일명 쇳가루마을)이 병들어 가고 있다"며 "코로나19보다 더 무섭고 참을 수없는 환경재앙에서 벗어나게 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2016년 6월부터 사월마을의 심각한 환경오염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 2017년 환경부 청원, 2018년부터의 2년간 환경영향평가조사로 2019년 11월 19일 전국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공식적인 주거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주민들은 사월마을 인근에 수도권매립지가 조성된 이후 폐기물 및 순환골재 처리공장, 각종 유해물질 배출업체들이 들어서 환경재앙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년간 투쟁 끝에 환경부로부터 공식적인 주거부적합 판정을 받아냈다.
 
이에 주민들은 "이주를 위한 작은 희망을 품고 기다렸으나 사월마을 환경재앙의 원흉인 수도권매립지공사의 무책임한 행정과 나 몰라라하는 오리발 행보로 인해 그 희망이  무참히 짓밟힌 채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호소 했다
 
이들은 "인천시가 사월마을 이주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시행을 위해 인천광역시, 서구청,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 사월마을 주민들과 4자협의체를 구성하고 지난 12일 오후2시 박인서 균형발전정무부시장과 사월마을 이주대책  수립용역 관련 협약식을 개최한다는 언론 보도자료까지 배포했지만 수도권매립지공사의 불참 통보로 결국 무산됐다"고 비난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장선자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월마을 환경 재앙 원흉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는 그들에게 책임이 없다는 오리발로 협의체에 불참해 이주용역을 위한 협의체 구성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에서 주민들은 이대로 힘없이 죽음을 기다리고 있기 보다는 죽음을 각오하고 '수도권 매립지 수송로 이전을 위한 투쟁'을 전개해 나가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오정한 법무법인 원장은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괸리공사에게 강력히 요구해 인천시, 서구청, 수도권매립지괸리공사, 사월마을 주민 등 4자가 참여하는 사월마을 이주대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 시행 협약서를 늦어도 3월 안에 체결되도록 할 것과 이주 연구용역을 진행함에 있어서 주민들의 고통을 한시라도 줄이기 위해 이주지 및 이주비용 문제를 병행 조사해 그 기간을 1년 이내로 최소화할 것"을 촉구했다.
 
김선홍 환경단체 글로벌에코넷 상임회장은 "이주 용역 진행 기간 동안 주민들의 최소한의 주거환경 확보를 위해 소음, 진동, 악취, 대기 등 환경개선에 최대한 노력할 것과 사월마을과 불과 1Km도 안되는 곳에 아파트를 분양한다고 홍보하고 있다"며 "인천시와 서구청은 이번 사월마을 환경재앙을 반면교사로 삼아 제2. 제3 사월마을 환경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보영 인천환경운동연합 서구지회장은 "지난 2016년 종료예정인 수도권매립지를 2015년 6월 28일 한번 연장했기에 더 이상 연장은 없다"며 "2025년 까지만 사용하고 종료 할 것과 서울, 경기, 인천시도 대체 매립지를 조성하고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는 반드시 매립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300여년 내려온 평화롭고 행복한 전형적인 시골마을은 1992년 2월 사월마을과 1km정도 떨어진 인근에 세계 최대규모 수도권쓰레기매립지가 조성되면서 매립지수송로에 하루 약 1만3000대 쯤의 대형 쓰레기 운반차량들에서 쏟아내는 질소산화물을 비롯한 각종 분진 및 소음이 야기됐고 운송도중 발생하는 침출수에 의한 악취와 각종 환경오염으로 인해 주민들은 각종 질병에 시달리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매립지주변과 마을주변으로 대규모 순환골재공장, 건설, 폐기물처리업체 20여개 업체들과 각종 수백여개 소규모 공장들이 들어서 난립하고 인근 순환골재공장들은 제대로 선별되지 않은 폐기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소각·분쇄해 각종 유해물질, 미세먼지와 소음 그리고 악취를 발생 시키고 있다.

사월마을 바로 앞에는 건설폐기물 1500만톤이 산처럼 쌓여 십수년간 방치돼 바람만 불면 건설폐기물부터 각종 유해 미세먼지가 마을로 유입된 상태에서 20여년이 넘는 세월을 환경오염물질에 무방비 상태에서 주민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호흡하고 과일·채소를 키워 수확해서 식재료로 사용해 살아왔다.
 
환경오염 조사결과,대기 중 미세먼지, 중금속 등이 인천의 다른 주거지역보다 사월마을이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으며 마을 내 토양 및 주택 침적먼지에서도 기준치 이상의 중금속이 검출됐다.

대기 중 중금속의 주요 성분인 납(49.4ng/㎥), 망간(106.8ng/㎥), 니켈(13.9ng/㎥), 철(2,055.4ng/㎥) 농도는 인근지역(구월동, 연희동) 보다 2~5배 높았다.

주민들은 "이로인한 피해로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주민 122명 중 총 15명에게 폐암, 유방암 등이 발생해 8명이 사망했지만 발생된 암의 종류가 다양하다는 이유로 환경오염과 특정암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환경부는 사월마을의 미세먼지 속 중금속 함유량이 타지역에 비해 현저히 높고 주위의 수많은 공장들로부터의 주·야간 소음으로 인해 주민들이 우울증과 불안증에 시달리고 있는 점,기준치를 훨씬 초과하는 악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사월마을이 사람이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을 갖추지 못했다는 ‘주거부적합’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사월마을 환경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장선자), 글로벌에코넷(상임회장 김선홍), 법무법인 인본(원장 오정한), 인천 환경운동연합 서구지회(지회장 이보영)와 사월마을 주민 등이 참석했다.
[아시아뉴스통신=조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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