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3월 29일 금요일
뉴스홈 산업/경제/기업
[단독] CJ ENM·롯데제과·KT 등 기업들의 재택근무 '보여주기 식' 논란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윤자희기자 송고시간 2020-04-01 08:12

CJ ENM·롯데제과·KT 등 기업들의 재택근무 '보여주기 식' 논란./아시아뉴스통신=윤자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상당수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구설수가 나오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재택근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이른바 '보여주기식' 시늉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CJ ENM 블라인드 글./아시아뉴스통신 DB

◆ CJ ENM 직원 코로나19 확진 속, "회사서 출근 강요한다" 주장 나와

지난달 27일 미국을 다녀온 CJ ENM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서울 상암동 사옥이 임시 폐쇄됐다.

이에 CJ ENM은 임·직원들에게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택근무하여 주시기 바라며 3/31부터 기존 일정에 따라 재택근무 또는 사무실 출근하여 업무를 진행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이는 '보여주기 식'일 뿐 회사 측에서 출근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CJ ENM 직원 A 씨(익명 요구)는 "회사에서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택근무를 하라고 했다"라며 "그러나 지금 방송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는 PD들은 모두 불가피한 상황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또 "이는 보여주기식이다. 다들 불안해도 어쩔 수 없이 출근을 하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 지금도 현장에 출근해 일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직장인 전용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Blind)에서도 회사 측이 출근을 강요했다는 글이 게재되고 있다. 블라인드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인증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블라인드 아이디 'dXXXXX9'는 "진짜 인사팀 문자보고 내 눈을 의심했다. 아예 못 나오게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적어도 잠복기간 동안이라도. 심지어 팀장 월욜 출근하라 함"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 외에 "재택근무하고 출근 강요 한 명 추가요", "내일 출근입니다^^ 코로나 파티", "심지어 주말에 나가야 합니다", "몇 개 층만 방역하는 경우도 있고 주말은 좀 심했네"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CJ ENM 관계자는 "직원 출근 강요와 블라인드 내용 관련해서는 저희가(회사 측) 확인을을 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롯데제과 블라인드 글./아시아뉴스통신 DB

◆ 롯데제과, 재택근무에 "연차 써라", "재택근무 등록, 출근하라 협박"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제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에 돌입했지만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사실상 출근을 강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지난달 3일 블라인드에는 '롯데제과 재택근무 실상'이란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2월 28일부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일념으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3개 조로 나뉘어 1주일씩 돌아가며 진행하며 개인 연차를 쓰라고 종용하고 재택근무로 등록해두고 출근하라 협박하며 일자별로 업무계획을 제출하라고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택근무 시행 2일차 만에 집에서 노는 것 같은 직원들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마케팅 본부의 경우 롯데중앙연구소로 집합시켜서 재택근무자들끼리 업무를 진행하라고 합니다"라고 했다.

또 "재택근무한다고 보여지고 싶으나 실상은 재택근무의 의미가 무색할 만큼 직원들을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시키고 있습니다"라며 글을 올렸다.

이에 롯데제과 관계자는 "현재 5주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갑자기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까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았다. 직원들의 불만은 바로 철회했다. 해프닝이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KT 블라인드 글./아시아뉴스통신 DB

◆ KT, 국민기업 강조하더니…재택근무 '보여주기 식' 비난

KT도 내부 직원들로부터 재택근무는 '보여주기식'이라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2부제 재택근무'에 돌입한다고 밝혔지만 실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달 2일 블라인드에는 '대구도 100% 안 해요 다른 지역은 기대도 하지 마세요', '[이런 X같은] 재택근무는 보직자 등 소수만'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글이 올라왔다.

이들은 "보도자료에 당당히 100% 전원 재택근무 자랑한 대구!!! 겨우 50% 정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또 "오전에는 재택근무를 전발씩 돌아가면서 한다고 하더니, 오후엔 갑자기 재택근무 없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여 근무 하라네요"라며 글을 작성했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 사태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재택근무나 자가격리 시 개인 연차를 소진하라는 압박을 받은 직장인들의 사례도 많아지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아시아뉴스통신.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제보전화 : 1644-3331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의견쓰기

댓글 작성을 위해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회원가입 시 주민번호를 요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