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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생명교회 조태성 목사 '성령님과 자기관리, 칼과 칼집'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5-26 00:00

영목신학원 조태성 교수.(사진제공=새생명교회)


1. 25일, 둘째 딸 은별이가 병원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있다. 간단한 검사들이다. 코로나 검사도 하는데 지난 번에 아팠다고 코로나 검사가 제일 싫단다.

오늘 여러 가지 검사받는 이유가 있다. 이번 주 수요일에 중심정맥관 제거 수술을 받아야 해서다. 중심정맥관은 독한 항암약을 주입하는 케모 포트를 말한다. 어깨 쇄골 아래에 심장에서 나오는 튼튼한 혈관에 연결한 것이 중심정맥관-케모 포트다. 팔이나 손등 혈관으로는 독한 항암약물을 견딜 수 없다. 혈관이 타들어가고 부작용들이 나타날 수 있어서 전신마취 후 수술해서 심었던 거다. 

2. 은별이는 3년 가까이 백혈병 항암치료로 고생했는데 치료과정 중 재발하지 않았다. 치료 일정도 잘 지켰다. 포트 제거 수술 한 이후 10~20%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서 잘 지켜보면 된다. 5년을 지켜보고 이상 없으면 완치 판정을 받는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도 부모님들도 3년 치료과정을 마치면 암묵적으로 완치되었다고 보는 듯 하다. 

아무튼 환자 보호자로서 병원 올 때는 조금 더 은혜가 필요하다. 온통 아픈분들 어려움 가운데 있는 보호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서다. 아픈 게 잘못이 아니건만 더욱 긴장감있는 병원생활이 현실이다. 그런 환자들과 보호자들을 섬겨주시는 의료진들은 그래서 함께 긴장한다. 공감해주시고 먼저 잘 챙겨주시려고 애쓰신다. 말 한 마디도 행동 하나도 긴장감 속에 있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아픔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주의한다. 위로가 되어주고자 애쓰신다. 

3. 그러나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든다고 했던가. 사명감은 투철하나 공감 능력은 덜 떨어진 의사 하나가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힘 들게 하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 하필 은별이 검사받으러 온 오늘 그 꼴을 봤다. 얼굴은 악의가 전혀 없다. 투철한 사명감 가지고 <원칙대로!>를 외친다. 

보호자가 지금 어떤 심정으로 이 병원에 와 있는지는 관심 없는 어설픈 인턴, 레지던트다. 누가 원칙을 모를까. 그걸 설명해주는 의사가 말투와 톤에 따뜻함과 배려가 묻어나지 않음이 안타깝다. 같은 말이라도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하지 않는가. 아직 어려저 저러겠거니 생각하고 웃고 스쳐지나갔지만 씁쓸한 마음이다. 

4.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그 의사의 꼴이 자꾸 내 마음에 남는다. 다른 때보다 불편함이 좀 더 길어진다. 불편함도 때로는 성령님의 감동일 수도 있음을 이젠 안다. 조용히 성령님께 마음으로 여쭤보고 주시는 감동에 귀를 기울여 보니... 맞다. 그 꼴, 그 모습이 영혼의 의사라는 내게서 아직도 나타나고 있다. 불편한 이유가 내 모습이었던 거다. 

"어"라고 말해도 "아"라고 해석하시고 자신을 돌아보시는 성숙한 분들도 있다. 험한 세상, 치열한 영적전투로 인하여 상처가 심한 영혼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아"라고 말해도 "어"라고 해석하고 분노한다. 영혼이 아파서다. 내면에 여유가 없어서다. 

5. 그래서 영혼의 의사들에게는 말과 말투, 말의 톤도 훈련이 필요하다. 말과 함께 세트로 드러나는 손짓, 몸짓 하나도 아픈 영혼을 대하는 의사로서의 훈련이 필요하다. 

때로는 말과 글에서, 행동과 태도로 교묘하게 감춘듯 하다. 하지만 중심을 보시는 성령님께서 직면하게 하시는 시간이 꼭 온다. 그래서 평소 나를 돌아보는 삶을 부단히 살아내야 한다. 처음 책 [성령님의 임재를 연습하라]에서 일부 나누기도 했었다. 신학교에서 목회자의 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였다. 성령님께서는 내게 목회자로서 주의하라시며 여러 번 당부의 감동을 주셨었다.

6. "사랑하는 태성아.
너는 길을 갈 때에 뒷짐 지고 다니지 말아라. 그리고 의자에 앉을 때 다리 꼬고 앉지 말거라. 나는 나의 종이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교만하다는 말을 듣고 싶지가 않구나.

너는 사람들 앞에서 짝다리 짚고 있지 말거라.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 다니지 말거라. 나는 나의 종이 버릇없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단다. 

너는 항상 몸가짐을 단정히 하거라. 나는 너를 보는 사람들이 네가 예의바른 사람으로 보여지기를 원한다.

그리고 너는 항상 몸가짐을 깨끗하게 하여라. 몸을 청결하게 하여 다른 사람들이 너를 가까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는 네가 게으름으로 인하여 나의 성전인 너의 몸이 지저분하거나 더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7. 물론 이런 내용은 율법이 아니다. 모두에게 원하시는 모습이라는 의미도 아니다. 또한 다리가 아프거나 허리가 아픈 분들은 짝다리, 뒷짐 질 수도 있지 않은가. 다만 내게는 목사로서 모범이 되기 원하시는 사랑의 권면이시다. 

나 역시 억지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그러나 성령님을 인격적으로 친밀하게 동행하는 삶을 살면서 성령님을 사랑하게 되니 그렇게 살고 싶어진다. 지금도 잘 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다만 감동으로 주신 말씀들에 순종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8. 험한 세상 가운데 내게 맡겨주기 원하시는 영혼들을 만났을 때 예수님의 사랑이 느껴지는 사람이고 싶다. 마음 중심도 성령님의 충만하심과 십자가 사랑으로 따뜻하고, 말과 태도, 자세라는 그릇도 따뜻한 사람이고 싶다. 

진리의 칼이 따뜻함을 품으면 생명의 검이 된다. 진리의 칼이 차가우면 죽이는 칼이 된다. 망나니 춤 추는 칼이 된다. 

오늘 은별이 검사하러 왔는데, 내가 검사 받은 느낌적인 느낌이다. 불편했지만 지금은 감사함으로 승화시켜주셔서 감사하다. 영혼의 의사로서 진리의 칼을 잘 갈고 닦아야겠다. 무엇보다 크신 예수님 십자가 사랑의 따뜻함이라는 칼집을 잊지 말고 들고다녀야겠다. 

오늘도 성령님과 함께 샬롬입니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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