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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언약장로교회 유승원 목사 '예수님보다 더 큰일하기?'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오준섭기자 송고시간 2020-06-05 00:18

시카고 언약장로교회 담임 유승원 목사.(사진제공=언약장로교회)


<요 14:8-14>

요한복음의 전달과 표현 분위기가 원래 공관복음서들과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정말 황당한 예수님 말씀이 오늘 본문에 있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내가 하는 일을 그도 할 것이요. 또한 그보다 큰 일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라”(요 14:12).

황당하지 않나요?
황당함 1 - 믿는 자가 예수님의 일을 할 뿐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을 할 것이라구요?
황당함 2 - 예수님이 하나님께로 가시기 때문에 그렇게 더 큰 일을 하게 되는 것이라구요?

사실 ‘황당 1’에 대한 답이 ‘황당 2’입니다. 두 말씀이 개별적으로는 황당해 보이지만 ‘황당 2’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나면 ‘황당 1’의 황당이 전혀 황당하지 않게 풀립니다.

세상에 지금까지 살던 신앙의 위인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예수님보다 더 큰 일을 했던 경우가 있었나요?
당연히 없었습니다. 그러면 ‘황당 1’의 예수님 말씀은 “진실로 진실로”를 강조했으나 전혀 현실성 없는 기대 또는 실현되지 않은 거짓이었나요?

그럴 리 없지요. 답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여기서 단수로 지칭 된 ‘믿는 자’는 개인이 아니고 집합적으로 모든 제자들, 즉 교회입니다.

어떤 신자도 개인으로 예수님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 머리가 그리스도인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써 당연히 그리스도가 하는 일을 할 뿐더러(12a절) 이 땅에 있는 동안 3년 공생애의 사역을 한정된 장소와 시간 속에서 감당할 수밖에 없었던 그리스도 혼자 하시던 일보다 더 많고 더 큰 일을 계속 하게 됩니다.

물론 이 일은 ‘황당 2’의 사건, 즉 그리스도께서 하나님께로 가신 뒤 보내 주시기로 약속한 ‘파라클레토스’(보혜사)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충만하게 임하심으로써 가능하게 된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 뒤 바로 이어 14-16장에서 길게 반복하여 ‘파라클레토스’(성령)에 대해 가르쳐 주십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을 개인적으로 받아 자신이 예수보다 더 큰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큰 일 낼 분입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그리스도의 몸이 그리스도보다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하려면 나 혼자서는 절대로 안 되고 다 같이 자신들의 일을 할 수 있게끔 해 주어야 합니다. 나는 그저 내 시간과 공간에서 내게 주어진 은사와 능력으로 내 수준의 일을 하면서, 성령님께서 사용하시는 다른 수많은 동료들의 사역과 능력과 열매의 업적을 기쁨으로 협력하면서 바라보고 위해서 기도해주고 그 결과를 즐거워하여 하나님께 진심으로 올려드리는 것이 예수님보다 더 큰 일을 ‘개인적으로’ 그러나 ‘집합적으로’ 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됩니다.

이 말씀을 이해하고 나면 시야가 넓어집니다. 마음이 커집니다.

나는 지금 지극히 작은 내 영역의 일을 미력으로 감당하면서 그리스도보다 더 큰 일을 하는 것이 사역의 성격인 종이구나, 그러니까,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능력과 열정을 부여받은 주 안에서의 동료들이 하는 일을 놓고 쓸데없이 시기하지 말고, 그 일을 내가 못하는 것을 괜스레 분해하지 말고, 나랑 의견 다르고 다른 길 간다고 노여워하며 적으로 삼지 말고, 특히 노선 다르다고 해서 끄집어 내리려 하지 말고, 그는 그 쪽 일을 맡아서 하는 것이고 나는 그쪽 일을 못하기 때문에 이쪽 일을 하면서 같이 주님보다 더 큰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제발, 다른 제자들이 자기와 다르다고 약점과 결점 집어내서 욕하는 것을 사역이라고 생각하지 말도록 하십시다.

내 마음에 안 드는 노선의 일이라도 그것이 주님의 일이라면 잘 되기를 바라고 박수를 쳐 주며 그와는 내가 정적(政敵)으로 위치 지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시대 이 땅에서의 역사 실존의 한계라 하더라도 주님의 일을 위해서는 그를 오히려 주님께 올려드리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세워주는 것, 이것이 진짜 제자의 길입니다.

이것이 진정 그리스도보다 더 큰 일을 하는 대인(大人)의 길입니다. 이것이 주님보다 더 큰 일을 하는 비결입니다.

내가, 나와 다르고 나와 다른 노선을 가진 그를 그리스도의 제자이기 때문에 세워줄 때, 설사 그는 나에게 욕을 하더라도 나는 그를 인정하고 세워줌으로써 예수님보다 더 큰 일을 하는 거대한 사역에 동참하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혼란스러울 때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귀중한 말씀입니다. 우리, 예수님보다 더 큰일을 하도록 하십시다.


jso848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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