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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기칼럼] 세계은행의 세계 경제전망 관련 세 가지 시나리오

[서울=아시아뉴스통신] 이승주기자 송고시간 2020-06-10 08:50

민경기 경제학 박사 / (사)외국인직접투자연구센터 정책분석실장
민경기 경제학 박사./아시아뉴스통신 DB

[아시아뉴스통신=이승주 기자] `20년 6월 8일, 세계은행(World Bank)은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세계은행은 `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의 전망치인 2.5%에서 7.7%p 감소한 △5.2%로 수정 발표하였다. 보고서를 통해 세계은행은 `20년 세계 경제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으로 전망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7.0%, EU △9.1%, 일본 △6.1% 등 주요 경제권의 경제성장률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중국 또한 +1.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세 가지 세계 경제 시나리오(WB’s Scenarios of possible global growth outcomes)
세계은행 보고서는 비정상적인 불확실성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고 있는 `20년 세계 경제전망을 위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활용하고 있는데, 이 글에서는 세계은행의 세계 경제전망과 관련한 ‘세 가지 시나리오’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세계은행은 향후 세계 경제가 ‘팬데믹의 확산’과 이의 저지를 위한 ‘각국 봉쇄조치의 범위와 기간’, ‘각국 정책 대응의 규모와 효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며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로 구분하고 있다. 즉, 기본 시나리오(Baseline scenario)와 더욱 심한 경기침체 가능성을 탐색하는 하강 시나리오(Downside scenario), 신속한 경기회복을 전망하는 상승 시나리오(Upside scenario)로 구분하였다.
 
첫 번째, 기본 시나리오(Baseline scenario)
기본 시나리오는 세계은행이 본 보고서에서 활용한 내용이다. 기본 시나리오에서도 세계 경제는 심각하게 침체 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20년 경제성장률은 △5.2% 수준으로 전망되었는데, 이는 `09년 글로벌 금융위기時 감소율의 약 3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세계 무역은 GVC(글로벌가치사슬)의 광범위한 붕괴로 약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주로 선진국(Advanced economies)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되지만, 관광이나 GVC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수출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신흥개도국(EMDE, Emerging Market and Developing Economies)을 중심으로 경기침체가 심각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경제권으로는 EU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경기침체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의 영향을 직면하는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지역의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일단 `20년 하반기가 되어야 각종 폐쇄 및 기타 제한조치들이 점차 해제되며 경제 회복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대규모 재정 및 통화 정책 지원에도 불구하고, 경제 회복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이 회복되더라도 각 가계는 필요한 경우에만 소비를 서서히 증가시킬 것이며, 기업들 또한 본격적인 경기 반등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까지 투자를 보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각국의 여행 제한으로 인한 세계여행도 더디게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20년 말까지 통제 조치 등이 해제된다면, `21년에는 세계 경제가 다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경기의 회복수준은 여전히 `20년 1월 예측치보다는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이토록 더딘 경기회복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대해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데 첫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소비와 노동형태에 현저한 변화를 일으켜 총 수요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즉, 코로나19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습관이 지속될 것이며, 이른바 UNTACT 기조 속에 소비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둘째는 가계와 기업 모두 `20년의 급격한 소득·매출 감소를 겪은 학습효과로 긴축재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실업에 대한 우려와 불안정한 재정 상황으로 소비가 감소하고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지연시키며 인력을 절약할 수 있는 기술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번째, 하강 시나리오(Downside scenario)
두 번째 하강 시나리오(Downside scenario)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통제되기 前, 추가 3개월의 엄격한 봉쇄조치 등이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하였다.

하강 시나리오(Downside scenario)에서, `20년의 세계 경제성장률은 기본 시나리오의 △5.2%보다 감소 폭이 큰 △8.0%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강 시나리오에서는 추가적인 정책적 재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실기업은 퇴출당하고, 가계 또한 소비를 급격히 줄이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GVC의 붕괴로 세계 무역의 1/4이 감소할 것이며 이러한 혼란은 국경을 넘어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되어 생산량을 급격히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지속적이며 심각한 금융 시장 혼란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파산을 급증시키고 일부 신흥개도국이 심각한 금융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아울러 지속되는 저유가 기조는 중동지역 산유국의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며 EU와 라틴아메리카發 수출감소도 해당 지역의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강 시나리오에서 세계은행은 `21년에도 세계 경제가 거의 회복되지 않고 1.3%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의 세계 경제전망 관련 세 가지 시나리오]
구분 기본 시나리오 하강 시나리오 상승 시나리오
`20년 세계 GDP △5.2% (감소) △8.0% (감소) △4.0% (감소)
`20년 세계 무역 13% 감소 25% 감소 10% 감소
`21년 세계 GDP 4.2% 성장 1.3% 성장 5% 성장
* 자료출처 : WB, Global Economic Prospects의 내용을 재구성
 
세 번째, 상승 시나리오(Upside scenario)
세 번째 시나리오는 `20년 3분기부터 세계 경제가 다시 활력을 띄게 된다는 가정이다. 물론 상승 시나리오에서도 봉쇄 기간 대부분의 소비는 감소하고 해외여행도 제한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재개되고 무역 및 여행 등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면서 급격한 경제 반등이 시작된다는 가정이다.

그러나 세계은행은 상승 시나리오에서도 `20년 경제성장률이 `09년 글로벌 금융위기時 감소율의 약 2배에 해당하는 규모인 △4.0%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신흥개도국의 경제성장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무역은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반면에 `21년에는 봉쇄조치가 완전히 해제되면서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5% 이상 증가하며 크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어느 시나리오를 따르더라도 `20년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 또한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의 특성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 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팬데믹의 확산’과 이의 저지를 위한 ‘각국 봉쇄조치의 범위와 기간’ 그리고 ‘각국 정책 대응의 규모와 효과’에 따라 실현되는 시나리오가 달라질 수 있다. 경제와 재정이 신속하게 정상화되고 잠재수요를 창출 할 수 있도록 재정·통화 정책이 효율적으로 집행되어야 할 때이다. 전문성과 창의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아시아뉴스통신=이승주 기자] lsj9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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